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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반짝 Jul 06. 2024

애정의 이유


나는 내가 특별한 호의와 애정을 가지고 잘 지내고 싶었던 사람들에게 정말 어이없게도 심한 모욕과 증오를 받는 일들이 자꾸만 일어났다. 내 얘기를 들은 사람들은 내가 왜 그들에게 굳이 그렇게까지 잘해주었는지, 내가 가스라이팅을 당한 것은 아닌지 의아해하였다.


어제 상담을 받으면서 그 부분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내게는 그 사람들에게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돕고 싶은 마음이 동하게 되는 이유가 있었다.


그 사람이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져서, 사람에 대한 순수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 느껴져서, 하나님을 위해서 음악 연주를 하고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하나님을 위한 열정이 있는 사람이므로, 하나님의 성품을 닮은 사람이므로, 의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이므로, 내적으로 하나님을 절실히 찾고 있는 사람이므로, 하나님의 도우심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이므로 등등.. 결론적으로는 그 사람은 하나님이 아끼고 사랑하시는 사랑스러운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졌을 때 내 마음에도 그 사람을 응원하고 돕고 싶은 강렬한 열망이 생겨났다.


그러나 그 사람들이 다들 처음에는 나를 매우 좋아하고 고마워하였지만 시간이 지나면 극단적인 두 가지 형태로 나뉘었다. 어떤 사람들은 계속해서 나와 소통하며 서로 의지하고 편안하고 서로 믿는 애틋한 관계로 나아가고, 어떤 사람들은 나를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려고 시도하거나 또는 나의 호의에 엄청난 증오와 모욕감을 가지고 나를 대하는 행동을 하였다.


나는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이 사람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 깊은 상처를 입었다. 이제는 그들은 내가 본인들에게 왜 호의를 베푸는지 그 이유를 잘 깨닫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고, 내가 무슨 사심이 있거나 수상한 의도가 있다고 의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나의 애정을 인간적인 약점에 의한 집착으로 오인하거나 본인들의 자격으로 인한 당연히 받아야 하는 애정으로 생각해 내가 본인들을 떠날 수 없을 거라고 착각을 하고 내가 마치 본인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어야 하는 사람인 것처럼 꼴값을 떨었다.


나의 분노는 이 사람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분명히 받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무시하는 데에서 유발되었다. 스스로가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것을 거부하고 사랑받지 못한 깊은 상처를 내게 되돌려 퍼부으며 나를 할퀴고 찢어발기려는 이 사람들을 나는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나는 당연히 스스로가 하나님께 사랑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들에게는 그것이 아직 믿을 수 없는 사랑의 상처로 남아있다는 것을 잘 몰랐다. 그렇다고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안타까운 이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주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들이 바로 하나님의 사랑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나를 좀 더 보호하면서 조심스럽게 사랑하는 연습도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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