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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반짝 May 07. 2024

안아주세요

피곤하고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하루종일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쉬었다. 약하게 몸살이 올랑말랑 하는 것인데 이럴 때는 움직이기도 힘들뿐더러 무리하면 큰일이 난다.


최근 계속해서 아팠고, 여러 가지 스트레스받는 일도 있었고, 밀려 있는 대학원 과제가 부담되었고, 맞닥뜨린 일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어 마음은 쓸쓸하고 씁쓸했다.


밤에 잠깐 과제를 건드려보다 무리하지 말고 일찍 자고 내일 아침에 하기로 했다. 오늘 하루 종일 쉰 것이 그나마 충전이 되었을 것이다. 만약 휴식이 부족했다면 내일도 일어나기가 힘들 것이고 어쩔 수 없이 할 일을 다 못 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다. 원래 나는 완벽주의자였지만 여태껏 살아오면서 이미 내 힘으로는 도저히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진실을 깨달았다.


나는 이런 나 자신을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것도 못 해도 어쩔 수 없이 약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예전처럼 나를 미워하지 않을 것이다. 집이 엉망이고 과제도 제대로 하지 못해도 홀로 약한 몸과 마음을 이끌고 살아가려고 애쓰는 나 자신을 안쓰럽게 여길 것이다.


이미 완전히 병들어 죽을 위기까지 처해 보았는데 지금 내가 완전하지 못하다고 나를 비난해야 할 이유가 없다. 그 때든 지금이든 내가 그냥 무너져버렸으면 나는 병원에 입원해 국가 복지의 혜택을 받으며 사람들의 동정심을 얻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끝까지 버티고 다시 일어났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르는 것뿐이다. 나 스스로 힘들다는 것,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데 왜 내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가지고 나를 판단하리?


이런 날에는 누군가 나를 안아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푹신한 침대에서 포근한 이불로 몸을 감싸고 내가 내 자신을 안아주었다. 눈물이 핑 돈다. 하나님, 저의 도움은 하나님뿐이랍니다. 저를 좀 도와주세요. 안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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