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가 소화불량에 걸리다

특권을 잃어버리다

by 한봄일춘


자아비판의 허용치를 넘어 무던히 주워 먹은 자아세계 自我世界

아스피린 한 알에 냉철했다 믿었던 의식이 소멸한다.


애꿎은 의식과 생 生의 부조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조금, 아주 조금 쉬고 싶어 눕는다는 자구책을 세운다.


아스피린과 위액의 전쟁.

거센 토론 끝에 화합하지 못하고, 기분 나쁘게 흐느적거리는 폐부 肺腑


더 이상 깍 일 수 없는 자존심과

일말의 허점도 허용치 않는 현실의 괴리 속에서

잠 못 이루는 눈동자가 밉다.


자아를 손상시키고, 뺑소니쳐버린 시계 視界

허무와 허무가 난립 亂立하는 엄지손가락


바늘 끝에 검은 피가 고인다.




용기의 크기에 따라 인생이 때로는 줄어들었고 때로는 늘어났다. 궁금한 걸 들여다볼 수 있는 용기가, 무모할 수 있지만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적절한 시기에 융통성을 발휘할 줄 아는 용기가, "잘 될 거야!" 외칠 수 있는 용기가 소화불량에 걸렸다. 젊고, 아름다운 시절의 특권을 잃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