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의 비밀

공사 안 합니다. 컨설팅만 합니다. 무료로! 못 믿으시겠죠?

by 성동명

사람을 믿지 못함으로써 드는 사회적 비용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큽니다. 불신은 사회 경제 전반에 깔려있고 우리는 그 안에서 생활하면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 불신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두를 믿을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입니다.

이제는 사라져 가는 용팔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아시는 것처럼 특정 물건을 파는 사람들을 지칭하죠. 용팔이라는 단어 안에는 무시와 경멸의 의미가 들어있는 듯합니다. 그럼 자동차를 판매하는 사람은 어떨까요? 삼성의 TV를 판매하는 매니저는? 애플스토어에 지니어스 바 매니저는 어떤가요? 느낌이 다른가요?


그럼 건설은 어떨까요? 동네에 있는 인테리어 매장 사장님과 대단지 아파트를 짓는 래*안의 회장님은? 느낌이 다르죠. 왜일까요? 반값 아파트나 분양가 상한제 등 아파트 가격에 대한 정책은 많습니다. 그만큼 아파트 가격에 문제가 많다는 반증이겠죠? 하지만 아파트를 건설하고 판매하는 건설사에는 사기꾼 같은 표현을 쓰지 않습니다. 반면에 인테리어를 하는 작은 매장의 사장님은 만나기 전부터 사기당하지 않을까 걱정합니다. 이런 불신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저도 그 문제를 처음부터 알아보기는 힘든 일입니다. 오랜 세월 동안 쌓아온 불신들이 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렇게 생각하게 만들었겠죠. 문제를 파악하며 이런 게 문제다 저런 게 문제가 말하는 일은 쉽습니다. 하지만 해결하기는 어렵죠. 누구도 쉽게 해결책을 내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인테리어를 한다고 14년간 열심히 해왔지만 오늘도 내일도 만나는 고객들은 불신의 눈초리로 우리를 봅니다. 이런 불신의 시선에 지쳐갔습니다. 업체와 고객 간에 눈치싸움, 서로 더 많은 것을 얻어내고자 하는 욕심으로 관계는 살얼음 판이죠. 우리가 잘하는 걸 하고 싶은데 그걸 하기 위해서는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해야만 하는 겁니다. 디자인을 잘하고 만들어내는 일은 자신 있는데 수려한 언변으로 고객을 구슬리고 많은 이익을 취하는 일은 우리의 적성에는 맞지 않더라고요.


그렇다면 잘하는 일만 해볼까? 디자인을 하고 어떻게 만들어갈지 컨설팅을 하고 공사는 하지 않는 회사. 고객은 사기당할까 걱정하지 않고 만날 수 있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어떨까요? 인테리어를 하고자 하는 고객은 눈치 보며 여기저기 업체를 돌고 귀동냥으로 들은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점검하며 더 좋은 조건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지 않아도 되고 디자이너는 고객과 계약을 전제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갖고 있는 지식을 마음껏 보여주고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과 견적을 설명해줌으로써 고객이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과정.

고객은 앞으로 어떻게 인테리어를 진행할지 방향을 정하고 디테일하게 진행할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사기당할 걱정 없이. 어떠세요? 이런 서비스.


저번 주 첫 고객과의 미팅이 있었습니다. 처음엔 [인테리어의 비밀] 프로젝트를 모르시고 카카오 채널을 통해 상담을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서비스를 설명드렸고 무척 반가워하는 고객님과 미팅을 잡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 첫 미팅이니 만큼 긴장감도 있었지만 기대감이 컸습니다. 미리 SNS를 통해 받아놓은 도면을 정리하고 고객을 맞았습니다. 1시간 정도의 미팅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마치고 난 후 만족스러운 고객님의 표정은 저에게도 상당한 만족을 주었습니다. 이전과 다른 뭔가 편안한 분위기의 미팅이었죠. 그전에 경우 미팅이 끝나고 나면 녹초가 되곤 했습니다. 목은 갈라지고 바로 다른 일을 처리할 수 없을 정도로 멘탈은 지쳐있었죠.


가볍고 기분 좋은 시작이었습니다.

우리는 이익을 내야 하는 회사입니다. 이런 이익집단에서 이익이 없는 프로젝트. 진행비와 인건비를 생각하면 마이너스인 이번 프로젝트는 당연히 많은 부담을 줍니다. 하지만 방법은 찾아낼 것입니다. 불신이 만연하고 실제 사기꾼들도 많은 인테리어 시장을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보고 싶었습니다. 얼마 전 매체를 통해 본 “오늘의 집” 사옥에 써져있던 문구가 저를 생각하게 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예쁜 집에서 살 수 있는 그날까지” 정도로 생각납니다. 정확한 워딩은 아닙니다. 제가 그런 의미로 받아들였죠. 정확히 우리의 생각과 일치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바오미다”가 실력이 좋아지고 잡지나 TV 매체를 통해 소개되면서 시공하는 공간의 크기는 점점 커져가고 견적은 더 비싸지고 있었습니다. 인테리어는 상위 10%만의 사치품이 되는 거 같았습니다. 그렇게 될수록 회사의 이익은 늘어갔지만 창업 당시 생각과는 너무나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온 지 14년이 되었네요. 최근 부동산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일은 자연스레 줄었고 다행히 우리는 이런저런 생각을 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기도 하고 가까운 미래를 예측해 보기도 하면서 “바오미다”의 첫 생각을 떠올리게 되었고 방법을 찾게 되었습니다. 처음 해보는 새로운 시도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겠습니다. 불확실성은 우리를 불안하게 합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몇 배 큰 기대감이 있습니다. 이전보다 많은 고객을 만나볼 것이고 폭넓은 고객층을 경험할 것입니다. “바오미다”의 첫 생각이 한 단계 한 단계 발전해 갈 겁니다.


ps. 진행과정의 에피소드와 저의 생각을 이곳에 적어보려고 합니다. 다음 글은 첫 고객을 만난 후 준비하고 보완 한 내용들에 대해서 공유하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 angrymid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