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견적

평당 얼마에 할 수 있나요?

by 성동명

"그럼 얼마가 들죠?" 고객이 묻습니다. 그순간 전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하죠. '그건 고객님 마음속에 있습니다.'


얼마에 하는게 적당할까?


10,000,000원 어떠세요 큰돈으로 느껴지시나요? 주머니에 10만 원도 없을 때 많습니다. 천만 원은 어마어마한 돈이죠. 뉴스에서 아파트값이 내린다고 얘기합니다. "강남 아파트가 0.2% 내렸습니다. 7년 만에 처음입니다." 0.2%는 너무 적은 거 가인가 생각하다 계산을 해보았죠. 아파트가 10억이면 200만 원이네요.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한 달을 열심히 일해야 벌수 있는 돈입니다. 어때요 천만 원 많이 큰돈입니다.

그렇다면 천만 원으로 인테리어를 한다면 어떨까요? 인테리어를 하고자 자료조사를 조금이라도 해보신 분이라면 천만 원으로는 아주 조금? 밖에 할 수 없다는 걸 아실 겁니다. "그럼 얼마가 들죠?" 고객이 묻습니다. 그 순간 전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하죠. '그건 고객님 마음속에 있습니다.'





평당단가의 비 합리성


평당 단가는 어떨까요? 서로 간편하게 의사소통하는 방법으로는 좋은 편입니다.

고객에게 전화가 걸려옵니다.

나: 바오미다 입니다.

고객 : 인테리어 하려고 하는데 얼마나 들까요?

위치와 평형대 주택의 형태 등을 묻습니다.

나 : 견적은 고객님이 하시고자 하는 예산에 맞추는 것입니다.

고객 : 그래도 대략 얼마인지는 알아야 예산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나 : 평당 200만 원 이상도 300만 원 이상도 될 수 있습니다.

고객 : (놀라는 효과음) 어떻게 하면 평당 200이죠? 전 그렇게 비싼 자재를 쓰지는 않을 거라..

나 : 네.. 예상치를 말씀드리는 겁니다.

고객 : 그럼 가구는 포함인가요?

나 : 네? 어떤 가구.. 아직 어떻게 할지 얘기도 안 해보고 제가 알 수가..

고객 : 마루는 강마루인가요?

나 : 아직 아무것도 정하지 .. 그러니 예산에 맞추는 거라고..

고객: 그래도 ..


간편하게 의사소통하는데도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니네요.

보통의 문의를 받을 때 대화의 흐름입니다.

우리는 뭘 알고 싶은 걸까요? 결국 내가 생각한 예산에 맞는 대답을 듣고 싶은 거겠죠?

이런 생각도 최근에야 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엔 저도 고객을 이해 못 하고 고객도 저를 이해 못 하는 상황의 연속이었죠.

요즘 인테리어의 비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고객님들이 보통 생각하는 견적을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평당 100이 조금 넘는 정도 생각하는 경우가 8~90%이더군요. 30평대의 아파트를 전체 시공하는데 4000만 원에서 5000만 원의 예산. 금액만을 보면 너무나 큰돈입니다. 누군가에겐 1년 치 연봉이고 누군가에겐 그보다 오래 일해도 벌어보기 힘든 돈이기도 하죠.

하지만 인테리어를 하기 위한 돈으로 보면 왠지 적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누구나 다 좋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누구나 다 수백 수천만 원을 쓸 수는 없습니다.



주변 지인이 평당 100만 원으로 인테리어를 잘 하고 새집에 들어갔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가구는 포함인가요?'

'마루는 어떤 마루를 쓰셨는지?'

'샷시는 포함인가요?'

'확장은 하셨나요?'

'몰딩은 어떤 제품을..'

'도배인가요?'

'욕실 타일은?'

...

..

.


떠오르는 100가지 질문 대신 '잘 되었네요. 업체를 잘 만나셨나 보네요.' 정도로 정리합니다.

이렇게 아무런 세부정보 없이 떠도는 견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 정보들이 구전되어 떠돕니다. 요즘은 유튜브라는 날개를 달았습니다. 더 이상 누가 '그랬다더라'라는 구전동화의 이야기가 아니며 얼굴을 내놓고 자신 있게 이야기하는 전문가들과 경험자들 고객들의 입을 통해 '그랬습니다'로 바뀌어 퍼져나갑니다. '그랬습니다'의 세부정보는 없습니다. 세부정보가 없는 정보는 받아들이는 사람의 추측이나 희망을 내포하기 시작하고 또 다른 정보가 됩니다. 저는 이런 가공된 정보를 고객을 통해 접하게 됩니다.

그래서 예전에 고객 미팅을 하고 나면 체력이 바닥을 들어냈었나 봅니다.

인테리어의 비밀 프로젝트를 통해 고객을 만나면 그전의 피곤함이 없습니다. 2~3시간을 이어서 고객과 만남을 갖고 손으로는 열심히 3D 모델링을 하면 입으로 열심히 설명을 하는 시간이 계속되어도 예전에 느낀 피곤함은 없었습니다. 기분 좋은 성취감과 야간의 피곤함은 있지만 심리적으로는 오히려 힘이 나는 상황은 저 스스로도 특별한 경험입니다. 즐거운 피곤함.




기준이 필요합니까?



기준이 있으면 좋아할까요? 돈을 지불하는 소비자는, 수익을 내야 하는 업체는 좋아할까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적당한 가격을 알고 싶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것 같지만 알고 싶어요. 솔직히 저도 알고 싶어요. 15년째 하고 있지만 그래도 미친 듯이 알고 싶습니다.
2~30년 전 우리는 대리운전은 일반인들은 알지도 못하는 서비스였습니다. 1577 이 나타나기 전까지 강남의 일부 지역에서만 이루어지고 가격은 말도 못 하게 비쌌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1577의 탄생은 대리운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었죠. 하지만 이것도 잠시 결국 자본의 힘으로 모든 대리운전은 플랫폼에 의해 정리되었습니다. 소비자는 폰의 클릭 몇 번으로 집까지 가는 금액을 알 수 있고 대리운전기사님과 통화해서 위치를 알려주고 기다리는 불편함은 없어졌죠. 대리운전 콜을 받는 기사님들의 경쟁은 이번 글에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그것까지 생각하면 너무 복잡합니다. 소비자의 입장만을 생각하죠.


이렇게 인테리어 업계도 플랫폼 도입의 역사는 깊었습니다. 나름 좋은 서비스들을 선보이고 있고 사용자도 많습니다. 하지만 아직 시장을 정리하기에는 부족해 보입니다.

그 부분이 견적일까요? 견적의 기준을 제시하면 시장을 정리할 수 있을까요?

소비자들은 좀 더 편하게 업체를 찾고 디자이너를 고용하고 직접 시공을 하며 인테리어를 즐길 수 있을까요?

우리 가족이 생활하는 공간을 만드는 일이 즐거워야 합니다. 부자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야 합니다. 혼자 사는 사람도 내 공간을 윤택하고 만들고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인테리어의프렌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 답을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찾으면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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