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이주 : 유기동물
요즘 공원을 걸을 때면, 5분에 한 번씩은 강아지와 마주친다. 영역 표시를 하는 포메라니안, 풀 냄새를 맡는 푸들. 그리고 가끔은 기다란 털을 찰랑거리며 걷는 리트리버까지. 확실히 예전보다 강아지가 많아졌다는 것을 느낀다. 실제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 비율은 26.4%로, 무려 591만 가구에서 598만 마리의 강아지와 258만 마리의 고양이를 기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익히 알고 있듯, 이렇게 많은 반려 동물들이 모두 좋은 환경에서 자라고 있지는 않다. 가족의 울타리에 들어와 사랑을 받기도 하지만, 가족 여행에 따라가 여행지에서 버림받는 일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들개와 길고양이가 되는 강아지와 고양이가 너무도 많다.
반려동물을 길러본 적 없는 비 반려인인 내게도 유기동물 문제는 언제나 안타깝다. 한 번은 백화점 주차장에서 바퀴에 깔린 고양이 사체를 본 적이 있다. 묘사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해서 속이 좋지 않았고, 고양이를 주차장까지 내몬 그 상황이 안타깝고 메스꺼웠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고,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가족처럼 아낀다면서 거리에 유기하는 이들이나, 집이라는 감옥에서 무책임하게 방치하는 사람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본인의 가족을 길거리로 내몰고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과 유기동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내게는 이것을 타개할만한 그럴듯한 해결책이 없다. 그저 유기동물의 상황에 안타까움을 가질 뿐이다. 다만, 비 반려인 중 반려인이 될 계획이 있는 이라면 여러 번 곱씹으며 고민했으면 좋겠다. 한 마리의 목숨보다는 하나의 생명으로 그들을 존중하고, 가족의 일원으로 끝까지 책임질 수 있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입양을 결정했으면 한다.
글쓰기 모임 <이주>
이 주에 한 편씩 생각을 글로 옮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