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리눈

by 이정석

싸리가 있었어요

빗자루에 쓰이던

그 흔하디 흔한

나무였지요


싸리눈이 있어요

쌀알이 부서진 것처럼

잘게 쪼개진 눈

우리가 보는 그

단단한 조각, 혹은 알갱이


당신은 싸리를

기억하나요? 아니죠?

그래서 우리는

싸락을 싸리라 부르며

오래된 기억을 새겨요


모든 잊힌 것들을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기억해요

사실과 다른

빗댐을 빌려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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