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꽃-
따사로운 봄볕이
보드라운 빰 위로
보송보송 솜털을
간지럽힌다.
슬그머니 넘어온
청량한 바람 하나
파르르 몸을 털어
고르게 빗질하니
가지런히 놓여있던
눈썹 한 개 툭
우리 엄마 얼굴에
눈썹꽃이 피었다.
작가의 말
봄볕이 따사롭던 하루
나들이 가던 차 안에서
갓 두 돌 된 딸아이가
물끄러미 제 얼굴을
쳐다보더군요.
그러더니 한다는 말이
"눈썹꽃이 피었다"
벌써 10여 년 전의 일인데
그 당시 메모해 두었던
'눈썹꽃'을 시로 써 봤습니다.
두 살 아이의 눈에는
엄마눈에서 떨어진 눈썹도
꽃처럼 고와 보였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