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상담 4회기: 카밍 시그널

엄마 보호자 교육

by 바람꽃


엄마 보호자 상담 및 교육


좋은 강아지를 돈으로 살 수는 있지만
꼬리 치는 강아지를 구입하지는 못 합니다.
-Josh Billings-


상담기록


상담일자: 2023년 5월 X일

엄마 보호자: 바람꽃

반려견: 미니어처 푸들

연령: 8세+ (중년)



근황 이야기


상담사: 어떻게 지내셨어요? 요즘 롱롱이 기분은 좀 어떤가요?

엄마 보호자: 좋아요. 잘 지내고 있어요. 살이 부쩍 쪄서 걱정인데 산책을 하루 세 번으로 늘려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 중이에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상담사: 좋죠~ 엄마 보호자만 시간이 허락한다면 롱롱이는 한 번에 긴 산책보다 많은 산책을 원할 거예요.

엄마 보호자: 그렇군요. 점심때 시간 나면 한 번 더 나가야겠어요. 그런데 최근 재밌는 현상을 발견했어요.

상담사: 뭘까요?

엄마 보호자: 롱롱이가 아빠 보호자와 단 둘이 산책하는걸 좀 많이 싫어하는 것 같아요. 제가 요즘 바빠서 저녁때는 아빠 보호자가 혼자 산책을 시키는데요. 거의 숨바꼭질 수준이에요. 한참을 불러야 나오고 꼬리가 축 쳐져서는 끌려가듯 불려 가죠. 특히 눈에 띄는 건 아련한 눈으로 자꾸 뒤를 돌아본다는 거예요. 강아지는 원래 무조건 산책을 사랑하는 게 아닌가요? 산책 가는 것도 주인을 가려서 가려하나요?

상담사: 아 그렇군요. (잠시 생각하다) 일단 어머님께서 시간이 되실 땐 함께 가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런데 롱롱이가 아빠 보호자에게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는 아무래도 다음 회기 때 이야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네요. 오늘은 엄마 보호자 교육이 있는 날이거든요. 복잡한 건 아니고 제가 몇 가지 질문을 드릴 텐데 편안하게 답해주시면 됩니다.

엄마 보호자: 네, 알겠습니다.


40kg의 강아지가
당신 눈물을 핥기 위해
무릎에 앉으려는 것을 보면
슬픈 마음이 사라집니다.
-Kristan Higgins-


친구와 평행걷기


상담사: 롱롱이 친구관계는 어떤가요?

엄마 보호자: 롱롱이는 사람에게는 친절한데 유독 이웃 강아지에게는 경계심이 강해요. 특히 옆 단지에 입마개를 한 프렌치 불독 친구는 만날 때마다 서로 으르렁거리는데요. 그 친구도 성깔이 보통이 아니에요. 비록 입마개를 하고 있지만 할아버지 보호자가 힘이 없으셔서 볼 때마다 놓칠까 봐 아슬아슬해요. 한 번은 일촉즉발로 정말 가까이까지 다가갔는데 입마개가 아니었다면 물렸을지도 몰라요.

상담사: 롱롱이는 그 친구를 만나면 어떤 반응을 보이죠? 롱롱이가 먼저 으르렁대나요?

엄마 보호자: 아뇨 아뇨, 늘. 그 친구가 먼저 으르렁대면 롱롱이도 으르렁대요. 금세 달려들 것 같죠. 그런데 롱롱이 남자친구 '후추'를 만날 때는 그렇지 않거든요. 후추를 만나면 갑자기 요조숙녀가 되더니 몸을 베베 꼬면서 다가가는데 어쩔 땐 고개를 돌려 모른 체하며 밀땅을 하기도 해요. 나 참 웃겨서 (호호호)

상담사: 아 그렇군요. 롱롱이가 후추를 만나 지그재그로 걷는 건 일종의 시그널이에요. 싸우고 싶지 않다는 시그널이죠. 대부분의 반려견들은 다른 친구들에게 다가갈 때 직선으로 다가가지 않는답니다. 강아지들 세계에선 좀 예의에 어긋난 행동이거든요. 고개를 돌리는 행동 역시 그들의 시그널이에요. 나는 너에게 위협이 되지 않으니 안심하라는 일종의 에티켓이죠. 롱롱이가 후추를 만나면 예의 바른 강아지가 되나 봐요. (하하하)

엄마 보호자: (입 가리고 웃음) 어쩐지... 고 녀석 참... 참, 그런데 그 프렌치 불독과는 어떻게 지내는 게 좋을까요? 마주칠 때마다 끈을 너무 잡아당겨서 불안해서요.

상담사: 일단 끈은 너무 길게 잡지 마시고요. 큰소리를 지르지 않도록 해야 해요. 그런 다음에 브렌치 블독과 롱롱이 사이에 끼어들기를 하세요. 어머님이 끼어들면 롱롱이는 불안감이 덜해질 거예요. 그리고 가급적이면 거리를 두고 평행산책을 하시고요. 몇 번 그렇게 하다 보면 조금씩 경계심이 줄어들 수 있어요. 물론 상대 견주에게도 말씀해 주시면 좋고요.


강아지는 합리화하지 않으며
사람에게 아무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인간 외부에 있지만
인간의 내면을 읽을 수 있습니다.
-Cesar Millan, dog trainer-


카밍 시그널: 가슴 내리기


엄마 보호자: 참, 재밌는 현상이 하나 또 있는데요. 제가 요가를 할 때면 롱롱이가 항상 다가와서 저를 핥아요. 그건 왜 그러죠? 특히 고양이 자세를 할 때면 어김없이 다가와서 심지어 같은 자세를 취해요? 혹시 요가를 좋아하는 걸까요? (두 눈을 껌벅껌벅)

상담사: 사실은 반려견이 앞가슴을 내리는 건 카밍 시그널일 가능성이 크답니다. 긴장을 풀면서 함께 놀고 싶다고 말하는 거예요. 정말 재밌네요. (신나 하며) 롱롱이에게는 엄마 보호자가 놀자고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아닐까요?


천국에 강아지가 없다면
나는 죽어서 그들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습니다.
-Will Rogers-


카밍 시그널: 하품하기와 코 핥기


상담사: 엄마 아빠 보호자는 사이가 좀 어떠세요?

엄마 보호자: 아.....(망설이다) 안 그래도 얼마 전 크게 다퉜어요. 사춘기 딸아이가 아빠에게 대들었는데 아빠가 말을 좀 거칠게 하는 바람에 저도 못 참고 큰 소리가 났죠. (고개 푹)

상담사: 아 그랬군요. 마음이 안 좋으셨겠어요.

엄마 보호자: 속상해서 좀 울었는데 롱롱이가 다가와서 제 곁에 바짝 앉더라고요. 요 작은 게 얼마나 따뜻한 온기를 나눠주는지...(울컥)

상담사: 혹시 두 분이 다툴 때 롱롱이는 어땠나요?

엄마 보호자: 아,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전 무서워할 줄 알았는데 자기 방에서 졸린지 그냥 하품만 몇 번 하더라고요. 그래서 따로 위로는 안 해줬네요. 괜찮았겠죠?

상담사: 그러셨군요. 엄마 보호자도 속상하셨을 텐데요. 롱롱이가 하품을 하는 건 사실 일종의 스트레스를 표현하는 거랍니다. 반려견들은 불편하거나 공포를 느낄 때 하품을 하면서 흥분을 가라앉히는 경향이 있거든요. 사실 사람도 그런데요. 뇌는 하품을 통해 혈액을 공급받으려 하는데 긴장된 상태에서는 오히려 부교감 신경이 자극돼 하품이 계속 나오기도 한답니다. 일종의 자기 보호 역할을 하는 거예요.

엄마 보호자: (놀라며) 아...... 그랬군요.. 몰랐어요. 아휴. 전 그냥 롱롱이가 졸린 줄만.. 그러고 보니.. 제가 롱롱이가 너무 귀여워서 못 참겠을 때 꼭 껴안는 버릇이 있거든요. (멋쩍은 표정) 그런데 녀석이 그럴 때마다 하품을 해서 왜 그런가 했는데...(하하하....) 미안해서 어쩌죠. 아...

상담사: (미소) 너무 걱정하진 마시고요. 이제 아셨으니 앞으로 롱롱이의 시그널을 잘 캐치하시면 됩니다. 만약 혓바닥으로 코를 핥았다면 더 확실한 시그널일 테니 관찰해 보세요.

엄마 보호자: 아~ 그러고 보니 하품도 하고 코도 핥고..(ㅋㅋㅋ) 얼마나 싫었으면 (멋쩍음)


오늘의 과제


상담사: 마지막으로 오늘은 숙제를 남길게요. 롱롱이의 카밍 시그널을 기록하는 거예요. 자, 제가 이 표를 드릴 테니 작성하셔서 다음 시간에 제출해 주세요. 생각보다 많은 시그널을 발견하실 거예요. (웃음)

엄마 보호자: 네 그럴게요~~ 재밌을 것 같아요. 열심히 작성해 볼게요. (웃음)

상담사: 참, 그리고 카밍 시그널 자료 드릴 테니 꼭 챙겨가세요. 도움이 되실 거예요.

반려견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10가지 상황


1. 사람이나 다른 반려견이 화를 내거나 폭력을 휘두르는 건 직접적인 위협을 느끼게 합니다.

2. 리드줄을 너무 세게 잡아당기거나 몸을 억지로 누르지 마세요.

3. 훈련을 할 때나 일상생활에서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지 마세요.

4. 어린 반려견에게 가해지는 과한 운동량은 피해 주세요.

5. 배고픔, 목마름, 운동 부족이 생기지 않도록 챙겨주세요.

6. 너무 높거나 낮은 온도를 피해 주세요.

7. 심한 소음을 두려워할 수 있어요.

8. 갑자기 닥치는 무서운 상황은 피해 주세요.

9. 혼자 있는 걸 싫어해요.

10. 어디 아픈 데가 없는지 늘 세심하게 살펴주세요.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카밍 시그널 20개


1. 긁기

2. 자기 몸 물기

3. 가구 신발 등 물건을 물거나 씹기

4. 짖기, 울기, 낑낑대기

5. 설사

6. 몸이나 입에서 나는 악취

7. 긴장된 근육

8. 갑작스레 생긴 심한 비듬이나 각질

9. 몸 떨기

10. 눈동자 색 변화

11. 자기 몸 핥기

12. 자기 꼬리 쫓기

13. 털이 지나치게 뻣뻣해지거나 털끝이 서는 현상

14. 가쁘게 쉬는 숨

15. 오래 집중 못하고 산만해지는 모습

16. 추운 듯 벌벌 떨기

17. 식욕 저하

18. 평소보다 잦은 용변 행위

19. 알레르기 발생

20. 특정한 것에 강한 집착


참고서적: 투리드 루가스의 책 <카밍 시그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반려견의 몸짓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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