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매니저-떨리는 시간을 운영할 당신에게

by 바람꽃 우동준

커뮤니티 팁 운영편


시도할 커뮤니티를 기획했다면 이제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야 한다. 커뮤니티는 지향하는 내용만큼 운영의 방식에서도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하는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에서 이미 서로를 대하는 태도와 철학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그럼 보다 편안한 커뮤니티를 운영하기 위해 체크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이야기해보자.

○ 가장 먼저 선택해야 하는 건 ‘필요하지 않은 정보’


아마도 참여자에게 인식되는 커뮤니티의 가장 첫 모습은 참가 신청서일 것이다. 대개의 경우 참가 신청서는 아래와 같은 6개의 질문으로 시작한다.


이름/전화번호/성별/나이/주소/메일주소



언제나 어려운 건 내게 무엇이 필요하지 않은지 아는 일이다. 필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데엔 확신과 어느 정도의 용기, 그리고 커뮤니티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필요하다. 프로그램의 방향을 명확히 이해하는 사람만이 필요한 정보와 필요하지 않은 정보를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용을 장악하지 못할수록 많은 것을 물어보게 되는 법이다.


참가자는 프로그램의 참가 신청서만 보아도 이번 프로그램이 무엇을 쫓고, 기획자가 어떤 고민을 해왔는지 알 수 있다. 무엇을 묻고 무엇을 묻지 않을지 선택하자. 질문의 개수를 줄여 컴팩트한 신청서를 만들수록 방향은 명확해질 것이다.


○ 언제나 감수성이 필요하다


프로그램의 진행을 위해 필요한 정보가 정리되면 다음으로 질문의 형태를 매만져야 한다. 만약 특정 세대를 대상으로 한 커뮤니티라면 ‘당신이 몇 살인지 기입하시오’와 같은 투박한 방식의 질문이 아니라 조금은 완곡하게 20~25세와 같이 연령대의 구간을 선택하게 하거나 10년 단위로 끊어 세대를 기입하게 하는 것이다. 인터뷰처럼 참여자 개인의 정보가 정확하게 알아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완곡한 표현으로도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신청서를 문학작품처럼 아름답게 써야할 필요는 없지만, 참가자가 질문을 앞에 두고 외로움을 느끼지 않도록 앞서 짐작하는 섬세한 고민이 필요하다. 참가신청서가 단순한 질문의 형태를 띄고 있어도 나를 설명해내야 하는 모든 순간의 경험이 다시 나를 정의하기 때문이다.


특히 참가신청서는 설정된 보기를 선택하지 않으면 다음으로 넘어갈 수 없는 일방적인 구조이기에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질문을 던지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 어떤 단어와 어떤 온도로 물어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중요하다. 누군가에겐 아무렇지 않은 질문이 누군가에겐 존재를 뒤흔드는 아픈 질문일 수 있다. 커뮤니티 기획자는 참여자의 마음을 가장 먼저 배려해야 한다.


* 프로그램의 참가신청서는 구글 설문지나 네이버 폼을 통해 쉽게 만들 수 있다. 만들어진 참가신청서를 공유할 땐 bit.ly와 같은 url 단축 사이트를 통해 쉬운 언어로 축약해 전송한다면 보다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 안내문자는 신속하게


참가 신청을 받았다면 관심에 대한 감사 인사와 함께 되도록 확정 여부를 서둘러 전달하는 것이 좋다. 프로그램의 확정 여부를 서둘러 전달해야만 참가자도 여유를 두고 개인 일정을 체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커뮤니티는 참가 신청을 할 때부터 시작된다. 상대방의 일정을 고려하는 사소한 차이로 커뮤니티에 대한 기대를 빨리 심을 수 있다.


참가 확인에 대한 문자만큼 중요한 것이 ‘땡큐 문자’다. 평일 저녁 늦은 시간에 마치는 커뮤니티. 소중한 시간을 내어준 참여자에게 감사의 마음과 간단한 후기가 담긴 문자를 보낸다. 귀가길 버스 안에서 받는 마음의 문자가 참여했던 커뮤니티의 여운을 이어간다. 커뮤니티는 우리가 만나기 전에 이미 시작되고, 모두가 안전히 집에 귀가한 이후에야 종료된다. 만남 이전과 이후, 어떤 메시지를 건네느냐에 따라 우리가 연결된 관계의 강도는 달라질 것이다.




* 부산 광안리 해변 곁에 있는 인문공간 '생각하는 바다'에서 커뮤니티 매니저로 지내고 있습니다.

커뮤니티에 담긴 이야기와 작은 고민을 엮어 한 권을 책을 펴냈습니다.


http://aladin.kr/p/1y6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