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생애 첫 칼럼을 마치고

국제신문 옴부즈맨칼럼

by 바람꽃 우동준

0. 함께 활동하는 단체에 계신 분이 추천해주신덕에 지역신문에서 칼럼을 쓰게 되었다. 2월 1일, 내 생애 첫 칼럼이 실린 날이다. 소감은 이렇다. 민망함+부끄러움+아쉬움+다시 민망함+다시 부끄러움. 설 연휴 동안 퇴고를 어마어마하게 했음에도 너무 군더더기가 많은 글이다. 이건 내가 욕심이 많은 탓이다. 잘 보이고 싶단 마음이 글을 어지럽게 했다. 매일매일 큰 고민 없이 자던 내가 어젠 악몽도 꿨다. 꿈에서 본 아침 신문에 내 글은 단 두 줄만 실려있었다. 그리고 울리는 문자 알림. '글이 너무 난잡해 편집부에서 줄이다 보니 두 줄 밖에 안 남았네요' 세상에나. 소스라치게 놀라서 깬 오늘 아침이다. 일어나자마자 인터넷으로 기사를 확인해보니 내가 써낸 글이 그대로 올라가 있었지만, 그건 또 그것대로 부끄럽다. 그것도. 아주. 상당히. 얼굴이 뜨겁다.


1. 차분하게 정리해본다. 우선 내면화되지 않은 나의 언어들을 가리기 위해 예쁘고 멋진 단어들만 골라서 썼다. 빈 깡통이 요란하다고 내 글이 그래서 요란해 보인다. 포장을 너무 번지르르하게 해서 어지러울 정도다. 또 키워드가 너무 많다. 요약을 못한 건 아니다. 요약을 안 한 거다. 줄이기엔 한글 한 장 반이라는 양을 채울 자신이 없어 안 했다. 이것저것 다 가져와 붙이다 보니 글이 누더누더기이다. 나와는 참 다른 사람이지만 내가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형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글이 잘 안 읽혀. 보통 글이 잘 안 읽히면 쓰는 사람이 내용을 이해 못했거나, 글의 대상이 내가 아닌 경우인데 너는 이 글의 대상을 누구로 생각하고 썼어?" 참 얄밉게도 정곡을 정확히 찔러 말한다. 나는 전혀 이 글의 대상을 산정하지 않고 글을 썼다. 이 글을 읽을 대상에 대한 고민을 형이 이야기하는 순간에 처음 했으면 말 다했지.


2. 그럼에도 나름의 변명을 해보자면 처음이라는 점. 처음이라 내 나름의 필요한 시행착오를 거쳤다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의 변명은 나를 지키기 위한 변명이 아닌 내 다음 글을 지키기 위한 변명이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잘 해내야 하기에 다시 두 달 뒤에 글을 써야 할 미래의 나를 위하여 하는 변명이다. 어제는 책을 빌렸다. 글을 쓰다 보니 내가 요즘 참 글을 읽지 않았다는 걸 아주아주아주 뼈저리게 느꼈다. 나는 글을 잘 쓰고 싶다. 글을 잘 쓰는 게 뭐냐고 묻는다면 막힘없이 술술 내가 생각하고 내가 본 걸 매끄럽게 잘 전달하는 거다. 글을 통해서. 말은 다시 주울 수 없지만 글은 수정할 수 있으니까. 글은 평생 남길 수도 있고. 그런데 어떻게 생애 첫 칼럼을 난 이렇게 썼을까. 하. 다시 반성한다.


3. 글은 많이 쓰고 많이 읽으면 는다. 내가 앞으로 해야 할 건 많이 읽고, 많이 써보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용기를 내고 자신감을 갖고 꿋꿋이 써보는 것도 내가 할 일이다. 17년의 시작부터 반성하는 나의 모습이 뭔가 싶지만 연말에는 더 깔끔하고 나다운 글을 써내고야 말겠다.


end. Thanks to 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