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원정대 06] 르기안의 만디라 리조트
2016.6.24
여행기간 : 2016.6.23 ~ 6.27
작성일 : 2017.5.16
동행 : 절친 'J'와
여행컨셉 : 여행지 답사
호텔은 가격대별로 지역별로 안배해서 찾아가기로 했기에,
다음 목적지로 잡은 곳은 르기안에 있는 "만디라 호텔"
'홀리데이인 바루나 발리'가 꾸따 시내의 남쪽 끝이라면 "르기안"은 꾸따비치를 따라 쭉 올라가서 다시 꾸따시내를 약간 벗어난 북쪽이다.
길가에서 보기에는 그냥 발리 어느 부자의 대저택 같은 느낌이다.
로비동도 발리 전통 건축을 본딴, 단층의 오픈에어 빌딩.
규모로 승부하는 곳은 아니지만 이렇게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좀 사는(?) 가정집 느낌을 더한다.
사람들이 호텔에 대해 가지는 선호야 워낙 다양하겠지만,
화려하고 휘황찬란해도 "나? 호텔이야."라고 선명하게 거리감을 주는 곳들이 있는 반면,
타지에서 내집같은 느낌을 주는 곳, 한 번 쯤 살아보고 싶었던 저택같은 호텔도 있다.
난 후자가 늘 더 땡기던데... 대다수 사람들이 그런 것 같다. 예외는 있지만 주로 이런 곳들이 가격은 더 저렴하다. 물론 예외적인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예외는 일본의 료깐 되시겠지만^^
카운터 뒤로 검은 벽에 하얀 자연 석회석에 양각의 조소물이 화려하게 눈에 띈다.
발리 사람들 손재주가 좋아서 공예 예술품이 유명하다. 심지어 우붓 쪽에는 그런 예술가들이 하나의 촌락을 이루고 있기도 하고.
투숙객에게는 카운터에서 자전거를 빌려준다.
인근이 모두 평지고,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은 <꾸따, 르기안, 스미냑 지구>로의 이동에 자전거면 충분하다.
로비동 옆에 놓여있는 자전거가 로드바이크나 엠티비 같은 중형 장비는 아니지만 나름 깔끔하게 관리되어 있고, 괜찮아 보인다.
레스토랑 Azul
'미즈'로 보이는 유머감각과 여유가 넘치는 매니저는 인사를 나누고는 식당 먼저 보자며 안내 한다.
"만디라 호텔"은 꾸따 시내 중심가에는 희귀한 풀빌라로 유명하다. 일반 객실도 있지만 전체 부지에서 풀빌라 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데 풀빌라가 모여있는 곳과 해변쪽 사이에 돌계단이 풀빌라 촌과 부대시설을 가르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었다.
계단을 올라서면 바로 인티니티 풀이다.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식당과 연결되어 있어 편하게 이용 가능하다.
그 아래로 메인 풀도 보인다. 메인풀은 식당부터 보고 나서...
인피니티풀이 위치한 곳에 레스토랑 입구가 있는데 들어가면 바로 2층이다.
아까 우리가 계단을 올라왔으니...
들어서자마자 시선을 잡아끄는 장식은 3층으로 난 나선형 계단 중앙에 있는 커다랗게 천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자석에 끌리듯 계단으로 올라간다. 레스토랑은 대나무를 주 재료로 지어졌는데, 자칫 값싸고 후줄근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재로건만, 대나무의 문양과 휘어진 곡선 등을 잘 배합해서 오히려 세련된 느낌을 준다.
살랑살랑 부드러운 해풍에 따라 천 재질의 장식이 고운 빛과 움직임을 연출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3층에 올라서면 저 장식은 금방 잊힌다.
와우~
3층은 최근에 증축했다 한다. 만들어진 이유를 알겠다. 환상적인 뷰가 압권^^
테이블이 따로 있지는 않고 동그란 전망대 느낌으로 만들어진 이곳은 360도 파노라마 뷰만으로 승부를 보는 곳이다. 누군지 증축 제안 잘했다.^^
때마침, 한 근육하는 어떤 이도 나처럼 다양한 파란색 향연을 담기에 여념이 없다.
난 당신도 좀 담았소^^
꾸따 바다가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좀 거칠게 느껴질 수 있지만, 서핑은 당연하겠고 오픈워터 수영을 즐기는 입장에서는 딱 좋다.
물 속에 들어간 사람들이 부러울 뿐이고...
1층은 굵은 왕골 대나무를 기본 컨셉으로 꾸민 전형적인 비치프런트 식당 느낌.
오픈 키친은 깔끔함을 자랑한다.
풀 바 (Bar)
레스토랑의 끝부분, 그러니까 메인 풀 쪽으로는 오픈 바가 자리하고 있다.
그 와 별도로 메인풀 안쪽에 풀 바가 하나 더 있다. 호텔 부대시설 어디에 있든 손 쉽게 음료를 취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 마음에 든다.
영리한 컨셉이다.^^
전체 컨셉은 "오늘 파티를 여는 대저택" 느낌이랄까.
파티에 초대된 손님들이 칵테일, 음료를 어디서나 쉽게 마시고 즐길 수 있도록 동선을 줄이는 방식이 마음에 든다. 실제 호텔에서 자유시간을 보내는 날이 되면 음료 한 잔, 수건 한 장 가지러 한참을 이동해야 하는 것보다 뻗으면 닿을 정도에 있는 게 얼마나 편한 지 모른다.
선호는 다양하겠지만, 심지어 객실과 부대시설이 너무 멀지 않은 아기자기하고 좀 작은 호텔이 실제 묵기에는 훨씬 낫다. 화려한 인테리어와 시원한 뷰의 사진을 찍기에 더 가치를 두는가, 실제 묵기에 더 편안함에 가치를 두는가에 따른 선택일 뿐이지 않을까 한다.
한 켠에 커다란 반얀트리가 풀 쪽을 향해 가지(뿌리?)를 늘어뜨리고 있는데, 호텔을 짓기 전부터 있던 나무라고 한다. 그걸 옮기거나 베어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그늘이 질 수 있게 한 것도 좋은 센스다.
작지만 워터슬라이드와 키즈풀을 풀의 가장자리 마감으로 처리한 것도 좋은 센스^^
오전에 봤던 '홀리데이인 바루나'처럼 사각형, 직선이 거의 없고 곡선들로 이루어진 풀의 모양이나 정형화되지 않은 가람배치가 푸근함을 더 한다.
워터 슬라이더의 반대쪽 끝은 모래사장과 선베드로 처리하고 그 위로 아까 지나갔던 인피니티 풀이 있다. 풀은 제법 큰 편이지만 전체적으로 띄엄띄엄 배치할 정도로 넓은 면적은 아니면서 고도차이나 곡선을 이용해서 알차게 공간활용을 한 설계가 훌륭하다.
이게 내 집이면 좋겠다 싶게 말이다.^^
Glow spa
처음 지나갔던 계단의 아래는 스파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사람 좋은 매니저를 따라가 본다.
리셉션의 인테리어가 큰 돈 들이지 않았지만, 후지지 않다.
보통 호텔 스파센터는 리셉션에 비해 실제 마사지룸의 격이 좀 떨어지는 편인데, 여긴 반대로...
로마시대 귀족들이 즐겼을 법한 대리석으로 둘러싸인 공간이 호사스런 느낌을 팍팍 내 준다.
물론 이번에도 직접 마사지를 받을 기회는 없었지만, 상상만으로 시워한 마사지 한 번 즐겨주고... ㅜㅜ
메인 식당
바로 옆에 있는 메인 식당을 살펴본다.
사방이 전면 개방된 높은 천장의 건물이다. 별 다를 것도 없고 실용성에 중점을 둔 느낌이다.
조식이 완전히 끝난 시간이라 조용한 가운데 직원들의 격의없고 여유로운 수다만 가득하다.
난 이런 게 너무 좋다. 서비스업종에 종사하고 그래서 일을 할 때의 전문성과 성실성은 당연한 거지만, 임무를 다 하고 난 다음엔 영혼이 있는 이웃이고 동료다.
근무시간 내내 고객이나 상사의 시선을 의식하고 자기 역할을 연기해야 하는 직장이 아니라, 좋아하는 동료와 자랑스럽게 삶을 꾸려나가는 일터로 인식하고, 최선을 다 하고 여유가 생기면 수다도 떨고 지나는 누구에게라도 눈 인사나 미소를 보낸다. 그게 직업적 연기가 아니라 자연스런 이웃의 눈길이기에 더 좋다.
또한 그런 문화를 유지하는 좋은 오너쉽이 느껴지기도 한다. 좋은 직장은 좋은 에너지가 있고 그게 편안함의 첫번째 조건이다.
나의 경우 수많은 숙소 중에서 선택해야 하는 여행때 이게 좋은 원칙과 전략이 되어 준다. 무조건 친절한 곳보다 직원들끼리나 고객과의 교감이 자연스런 곳. 그런 곳을 선택하면 후회하지 않는다.
만디라하면, 풀빌라
드뎌 매니저가 자랑하는 풀빌라로 왔다. 이정표 역할을 하는 중앙 탑을 기점으로 다소 좁은 길이 사방으로 뻗어있다.
풀빌라 간 배치가 다소 촘촘해 보인다. 여긴 부지 규모로 승부를 보는 곳은 아니니까.
오늘 우리가 구경하러 들어갈 풀빌라의 입구다.
씨뷰 같은 건 없다.
전망이나 면적에서 누사두아, 짐바란, 울루와뚜 등 남부의 호화 풀빌라에 비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기자기한 공간 배치가 충분히 상쇄하는 느낌. 물론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약간 분양중인 아파트의 "구경하는 집" 필이 나긴 한다... ㅋㅋ
저 뒤쪽으로 보이는 2층 건물은 일반객실이 있는 곳이다. 건물간의 거리가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르기안 풀빌라에 그런 것까지 바라면 안되지만.
만디라는 개인 공간과 공용공간의 분리.
공용 공간의 탁월한 공간 활용과 일관된 컨셉.
그리고 시내 중심가에 있으면서 프라이빗비치를 활용한 물놀이에 특화된 지리적 조건 등에서 매력이 있어 보인다.
여긴 전부 서양인들, 특히 가족 여행객들만 보였던 것 같다.
우리나라 여행객들은 블로그나 다른 이들의 여행후기, 혹은 여행사에서 주력으로 미는 호텔들(발리는 주로 신혼여행지로 인식되고 있어서, 더욱 신혼여행에 특화된 호텔)만 찾는 경향이 높다.
발리의 2,000개나 되는 호텔 중에는 지리적 편의성, 빠지지 않을 수준의 인테리어와 부대시설을 갖춘 숨은 보석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해 본다.
이런 곳들만 발견하고 또 소개하면서 돈도 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짧았지만, 만디라와 작별을 한다.
다음은 어디?
우하하하~~
드뎌 나에게도 마사지라는 걸 경험할 수 있단다.
인생 첫 마사지의 기억은 다음 포스트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