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7.10
그 넓은 대동해에서도 지도상 맨 오른쪽 끝부분, 산호군락지로 유명한 곳에 자리잡은 만다린오리엔탈.
워낙 긴 해변을 독차지하고 있어서 해안선을 따라 걷는 시간도 상당하다.
우리가 객실을 둘러보면서 만다린의 깊숙한 곳까지 들어왔기때문에, 거꾸로 로비빌딩쪽으로 나오면서 비치를 따라 걸었다.
여행기간 : 2017.7.9~7.13
작성일 : 2017.11.28
동행 : with 'J'
여행컨셉 : 하이난 답사
코랄비치
만다린의 객실은 더 이어지지만 백사장은 여기까지다.
이 너머는 빌라만 있다. 빌라는 절벽위에 자리잡은 셈.
조금이라도 틈이 있으면 저렇게 데이베드나 비치베드를 놔 두고 있다.
카약이나 패들보트, 그리고 안전장비까지 제대로 갖추고 나가서 코발트 바다색을 즐길 수 있게 준비했다.
바로 뒤쪽에 객실이 있지만, 백사장이 있는 곳은 어디나 이런 간이 샤워시설이 꼭 있다.
수상스포츠를 위한 공간이 끝나고 그 다음은 모래위에서 할 수 있는 비치 스포츠를 위한 시설들.
다시 모래사장이 끝나는 지점쯤에, 마침 키즈클럽의 프로그램이라도 진행되는 지, 아이들과 선생님이 신나게 게임 삼매경이다.
해안선은 다채로운 재료들로 구성되어 있다.
모래사장만 있는 곳부터, 잔디밭, 암반으로 된 곳 등.
그러더니 모래와 산호사가 섞인 지형을 지나,
이내 산호사로만 이뤄진 곳이 나온다.
해안을 따라 난 산책길 중간에는 누들만 전문으로 하는 식당도 있다.
아마 이 객실이 비치에서 가장 가까운 곳들이 아닐까 싶은데, 일부러 가까이로 올라가서 촬영을 할 정도로 이쁘게 배치되어 있다.
전체가 라군풀액세스룸들로만 이뤄진 객실^^
도대체 만다린에는 객실 종류가 몇 가지인건지? 혹시 건물 숫자만큼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약간 넓은 평지가 나오면 여지없이 야자 그늘과 데이베드들이 자리를 만들어 준다. 남서쪽을 향해있는 전체 해안라인은 특히 산야에서 황혼을 즐기기에 가장 적절한 곳으로 보인다.
코발트빛 바다 표면에서 부서지는 석양 말이다.
거의 로비동 인근까지 와서 뒤를 돌아본다.
바다가 만들어내는 그라데이션은 누구라도 감탄할 지경인데, 때마침 신혼부부로 보이는 젊은 남녀가 서로 모델이 되어 인생의 꽃시절을 평생의 기억으로 바꾸는데 여념이 없다.
만다린이 강렬한 인공미 대신 자연스러움을 최대한 살리는 배치와 천연 재료를 이용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고즈넉한 느낌을 잘 살릴 수 있었을까? 석재의 색까지도 그라데이션의 연장같은...
저기 보이는 만다린의 입구를 경계로 안과 밖은 다른 시간이 흐르는 듯^^
만다린의 진입로쪽으로 조금만 더 가면 비치레스토랑이 해안 산책의 마지막 코스를 장식한다.
이 레스토랑에서도 가장 인기좋은 자리, 바다 바로 앞 파고라 테이블.
디너 시간부터 운영을 하는 곳인데, 한낮에도 아름답다.
대략 황혼이 시작될 시간이면 파고라에 매달린 등에 불이 들어오고 사람들이 테이블마다 담소를 나누겠지? 안봐도 그림이 그려진다.^^
테이블에 앉으면 빙그레 호를 그리며 펼쳐진 코랄베이가 한 눈에 들어온다.
레스토랑은 아직 오픈하지 않았지만, 바다는 24시간 오픈^^
이 넓은 대동해 코랄비치를 한 가족이 전세를 내었군.
빨강으로 드레스코드까지 맞춘... 동남아쪽 분들로 보이는 이 가족들은 따가운 열대의 태양 따위 아랑곳 하지 않고 몸의 반 이상은 이미 에메랄드에 흡수되어 버린 채, 자신만의 추억을 생산중이다.
부러우면 지는 건데... 이미 1회 KO패^^
사람들은 이런 황홀한 바다를 만나도 눈으로만 감상하는 편이지 않나? 오히려 안전한 풀장을 선호하는 것 같다. 덕분에 이 가족도 전세를 낼 수 있는 걸테지만...
대부분의 투숙객들은 산책 or 풀^^
근데 바다 속에 들어가서 벌러덩 수면에 드러누으면, 시야 각도에 들어오는 건 오직 파란 하늘 뿐이다. 수경이라도 끼고 있다면 고개를 옆으로 돌려보자.
그럼 한쪽눈에는 파란 하늘, 다른 쪽 눈에는 하늘빛을 시샘하는 바다빛이 따로 들어오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물과 공기라는 늘 체감하는 유체가 내 몸의 곡선따라 빠짐없이 꽉 껴안아주고 있는 듯한 기분.
오감을 통해 우주가 나를 품어주고 있다는 느낌... 우주와 내가 연결되어 있다는 게 어떤 건지를 깨닭는 순간이랄까.
이런 걸 "돈오"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겠지만, 필부가 느낄 수 있는 수준의 한계지점 정도는 되지 않을까 한다.
저 멀리 나무데크 난간 근처에는 아까부터 신난 신혼부부의 기억 저장 놀이도 계속되고...
우리는 더이상 이들에게 방해되지 않으려고 자리를 비켜준다.
요 앞은 가장 물빛이 현란한 곳이면서 아이들이 놀기에도 적당한 파도와 물깊이를 가진 곳이다.
그래서 석재가 깔린 넓은 터 위에 이렇게 데이베드를 촘촘히 배치해 두고 부모님들을 위한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음 역시나 부부... 신혼은 아닌 듯 하지만^^
비치를 뒤로 하고 메인풀을 보러 올라오면서 아쉬워서 다시 한 번 돌아 본 바다.
또 다른 부부가 이제 전문 사진사까지 대동하고 촬영중이다.
저 나무데크 난간이 촬영 포인트라는 건 누구나 한 번만 가 보면 알 수 있지.^^
다양한 풀
이곳은 서브풀.
비치 프런트 풀이라기엔 좀 그렇지만... 여튼 전체 풀 중에서 해변에 가장 가까이 있는 곳이다.
약간 과장하자면, 만다린은 객실 투숙객 전체 정원만큼의 선베드나 데이베드를 구비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곳곳에 해 두고 있다. 풀장은 어디라도 당연하고...
서브풀은 아주 길지만, 중간중간 구역을 나누듯 살짝 가려진 게, 투숙객들 서로간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만다린의 원칙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더러 사람들이 보이지만 최소한의 프라이버시 보장은 나무들, 파라솔, 곳곳에 흩어진 선베드가 알아서 챙겨준다.^^
서프풀 맨 위에는 다른 곳보다 좀 높게 자쿠지풀이 뜨끈한 물을 품고 마련되어 있다.
하이난에서 별로 그럴일이 없을 것 같긴 하지만, 겨울에 잠시라도 몸이 살랑하면 여기서 녹일 수 있을 듯...^^
만다린의 메인풀은 바닥 타일 색 덕분에 청량감 가득.
반원형으로 되어 있으며 규모도 상당하다. 멀리 아이들이 놀고 있는 곳은 수심을 약간 낮게 설계했다.
메인풀과 아래쪽 서브풀 사이 공간에는 작은 보트형 테이블이 놓여있는데, 언제나 과일과 잡지, 수건, 시원한 물이 비치되어서 아무나 가져다 먹을 수 있도록 해 두었다.
메인풀 가에 붙어 있는 높은 지붕의 정자.
유일하게 만다린에서 경쟁의 대상이 되는 장소다.^^ 모든 것들이 부족함이 없이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어서 편안할 때 아무데서나 몸을 기대 쉴 수 있는 만다린이지만, 저 정자는 딱 하나만 있다.
아침일찍 맨 먼저 가는 사람이 주로 오전 내내 독차지 한다는...
오늘은 큰 아이를 둔 젊은 부부가 차지^^ 아빠는 벌러덩 오수라도 쭉 즐길 태세다~
메인풀은 아까 봤던 라군풀빌라와도 연결된다. 즉, 라군을 따라 객실에서 수영복차림으로 수로를 이용해서 통행도 가능하다는^^
이곳은 메인풀 바로 위, 키즈풀.
백사가 바닥에 깔려있고 수심이 낮다. 키즈풀을 독립적으로 배치하는 것보다 메인풀에 붙어 있는 건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
그리고 약간 더 큰 아이들이 즐길 수 있도록 메인 풀 한쪽에는 백사를 채워뒀는데, 키즈풀보다는 수심이 조금 더 깊다. 아이들은 주로 저기서 놀고 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건, 키즈풀 가에 풍부한 그늘과 혹시라도 빛이 샐까봐 파라솔까지 꼼꼼하게 설치한 선베드들.
백사가 자연스레 이어져서 아이들이 물속이든 물가든 놀이에 빠져도 걱정 없이 엄마 아빠들도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물높이는 아이들의 무릎 정도여서 물장구치듯 노는 아이들 특성에 딱 맞다.
언제든 타월 서비스를 받거나 아까 봤던 테이블에서 타월을 수급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선베드에는 하나씩 준비를 해 놓고 있다.
키프풀이 메인풀에 붙어있고, 다량의 선베드, 그리고 모래사장이 있다는 장점 말고도 좋은 점은 메인 레스토랑이 바로 위쪽에 붙어있다는 것.
열대지방 리조트의 풀은 아무리 멋져도 식음료와의 거리가 멀면 실제 이용하기에는 불편하다. 그냥 사진만 멋진... 만다린의 편의시설 배치를 보면, 아이가 있는 가족들을 가장 중심에 두고 설계되었음을 알 수 있다.
식당, 파고라, 키즈풀, 메인풀, 그리고 로비동의 버기서비스 센터까지 모두 근방에 포진해 있어서 객실과 주요 편의시설간의 연결을 빠르고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해 뒀다.
이런 건 실제 이용했을 때 편의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바,
관광지에서 리조트 선택의 기준이 멋진 풍경이나 조식 메뉴, 룸 컨디션, 직원의 친절도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동선과 가족 동반시에도 편하게 야외 활동의 거점을 둘 수 있다는 건 고려대상에서 누락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것까지 고려한 설계와 편의시설 배치가 당장 고객의 리조트 선택과는 무관할 수도 있다는 거다.
하지만 겉모습이 아니라, 단기적인 칭찬이 아니라, 실질적인 편의성으로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만다린의 속깊은 마음씨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