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9.24
굵직한 대형 호텔들을 둘러보고 나서 이번엔 완전히 다른 컨셉의 숙소로 찾아가 본다.
영화제목과 동일한 "용문객잔"
우리 또래에게 로망같은 이름이다. 어린 시절의 우상들 대거 출연했던... 임청하, 양가휘, 견자단...
특히 소실적 장만옥...
비록 인육만두를 파는 비정한 객잔 여주인이지만, 사랑과 정의 앞에서 가진 모든 걸 던질 수 있는 개념녀가 이쁘기까지...
어찌 "신용문객잔"을 잊을 수 있을까?
명나라 시절, 환관이 조정을 쥐락펴락하는 시대상을 배경으로 의리와 사랑(뭐, 당시 우리들에겐 이거 말고 뭐 필요했겠나^^)으로 똘똘뭉친 검객들의 이야기...
실은 용문이라는 국경 관문이 어디를 말하는지, '동창'이 실제하던 내시 중심의 조직인지 아닌지 따위는 관심도 없었다. 오로지 하늘을 날고 검끼리 부딪히면 좋았던...
그 이후, '객잔'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자연스레 한 남자를 두고 삼각관계를 펼치던 임청하와 장만옥이 떠오르고, 바람부는 사막 위의 객잔 구조가 머리에 떠오르게 되어 버렸다.
여행기간 : 2017.9.24~27
작성일 : 2018.4.20
동행 : with 'J'
여행컨셉 : 촬영 인스펙션
용문객잔 1호점
306 Sheng Dao, Wulingyuan Qu, Zhangjiajie Shi, Hunan Sheng, 중국
"객잔"은 여관이다. 더 정확하게는 조선시대 "주막"에 가깝지 않을까?
밥이 필요하면 밥을, 술이 필요하면 술상을, 잠이 필요하면 방을 내어주던... 길 떠난 객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해 주던 공간.
지금은 세분화되어 호텔이니 식당이니 술집으로 탈 바꿈했지만, 중국에선 여전히 객잔이 남아있다.
장가계 무릉원의 용문객잔 1호점은, 황룡굴 정문 바로 앞이니 "용문"이라 명명해도 하등 이상할 게 없지만, 영화에 대한 추억을 가진 세대에게 향수를 부르려는 의도도 짙게 느껴진다.^^
현대화한 객잔의 모습 ㅎㅎㅎ
<용문1호>라는 간판이 있지만, 기대했던 객잔 느낌은 별로 없이, 그냥 장급 여관~
하지만, 분위기는 영화속으로 들어온 느낌이다. 마당 한쪽에선 객잔 직원들이 쪼그리고 앉아 나무를 패고 있거나,
한가해진 주방 앞에서 나물을 다듬고 있다.
객잔에 로비가?^^
그 뒤로는 정말 차마고도 어디쯤이지 않을까 싶은 산속 객잔의 모습을 담은 벽화가 그려져 있다.
ㅎㅎㅎ
뽀얀 침대보에 TV, 에어컨, 수세식 화장실이 있는 욕실까지 갖춘 첨단 객잔~
2인실 혹은 3인실이 주축이다.
건물은 어쩔 수 없이 현대화된 모습을 띄고 있지만 창으로 보이는 황룡동 입구의 모습이나 낡은 옆 건물들은 살짝 객잔 삘 나게 해 준다.
1층 식당은 철저히 장가계 현지의 음식만 제공된단다. 산 비탈에 지은 건물이라 벽면으로 암반이 그대로 돌출되는 게 영화속에서 거대한 멧돌이 있던 느낌을 살려준다.
아까 창문으로 봤던 낡은 앞 건물이 2호점이란다.
주인장 왈, 이 건물은 지금 공사중인데, 진정한 객잔 구조를 그대로 만날 수 있다고...
2호점은 3인실이 기본이다.
그렇지
마작 테이블 정도 갖춰줘야~^^
편의 시설들은 1호점이나 뭐 별로 차이가 없는...?
입구쪽에 있는 방들 외에는 지금 한창 인테리어 공사중이다.
아무것도 없이 텅빈 방에 덩그러니 창문 자리만 내어놓았는데... 황룡동 입구, '용문'^^이 그대로 한 폭 딱 맞게 들어온다.
복도를 따라 조금만 들어가니 건물 한가운데 하늘이 열린 이런 곳이 있다.
여기가 식당 겸 휴게 공간이 될 거라고...
영화속에서 보던 객잔의 이미지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 것 같다.
오우~ 위층 객실 앞을 지나는 난간까지.
신용문객잔의 실내 액션씬에서 저런 난간 위로 오르락 내리락 날아다니면서...^^
벌써 장가계를 다녀온 지도 몇 달이 지났으니, 지금쯤 2호점의 저 중앙 공간이 완공되었으려나?
장가계에서 아주 색다른 추억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특히 관광명소 바로 앞에 숙소를 두는 낭만을 쫒는 사람들에게 어떨까 싶다.
보봉호 앞, 세련된 풀서비스 빌라 느낌의 '사만사 리조트'와
황룡동 앞, 저렴하고 중국색 강하게 풍기는 '용문객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