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9.24
장가계는 호남성에 위치하고 있어서, 겨울에도 아주 춥지는 않다.
독특한 산지 지형 때문에 늘 습도가 높기도 한데, 늦여름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습하지는 않았다.
첫 날 일정을 보람차게 마무리하고 다시 숙소가 있는 영정구로 향한다.
여행기간 : 2017.9.24~27
작성일 : 2018.4.21
동행 : with 'J'
여행컨셉 : 촬영 인스펙션
백장협으로 가는 협곡길은 공사때문에 전면 통제를 하고 있다.
아침에 왔던 길을 따라, 다시 황룡굴 쪽에 난 터널로 선계에서 속계로 넘어간다.
고속도로도 양 옆으로 능선이 있는 길을 따라 간다. 어디 하나 버릴데가 없는 풍경들이 줄을 잇는다.
소싯적 별명이 "태양소년, 에스테반"일 정도로, 어딜 가나 비 많나기가 쉽지 않다. 그냥 징크스일 뿐이지만, 매번 그러니 뭐...
장가계도 며칠 전까지 많은 비가 내렸다는데, 오늘 하루종일 구름이 좀 있었을 뿐.
오후가 깊어가자, 화려한 노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전조가 하늘에 계속 나타난다.
영정구로 들어가는 톨케이트 쯤 오자 집들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나무보다 낮은 지붕 위로 서쪽 하늘이 활활 타들어간다.
저 앞에 영정구가 한 눈에 들어오는 도시 입구쪽으로 들어가는 길에서 가장 절정의 순간을 맞는다. 원래 노을은 해가 지고 나면 훨씬 이뻐지는 법인데, 장가계에선 이즈음도 상당하다.
아직 일몰 전임에도 이 정도라는 건, 공중에 부유물이 많아서 인 것 같다.
더위가 한풀 꺾여서 크게 느끼지는 못했지만, 습도가 여전히 높은가보다. 물기 먹은 공기가 가시광선을 더 많이 산란시키면서 광도도 좀 줄이고 있는 게 이런 "일몰 전 화려한 노을"을 만드는 거로 보인다.
장가계 영정구를 반으로 가르면서 지나는 리수에 반사하면서 한 번도 톤 다운 된 붉은 기가 그만이다.
예상했던 것처럼, 정작 해가 지고나자 그 힘으 잃고 마는 노을.
역시 조도를 떨어뜨리는 요소가 있다는...
실은 장가계에서 보낸 매일매일 숙소로 돌아오는 동안 이런 황홀경 속을 통과할 수 있었다. 때론 일몰 전의 장엄함을 때론, 일몰 후의 다소 수줍은...
더러 다른 분들과 여행을 같이 다니면,
"태양 소년과 같이 다니니, 날씨도 죽이고..." 뭐 이런 말 많이 듣는다.
허나,
정작 출장으로 오면,
"니 때문에 하루도 못 쉬고... 뭐고?" 이러기 일쑤^^
정작 난 너무 좋은데^^. 때로 하루쯤 장대비가 와서, 일정이 취소되면 좋겠다 싶을 때가 없진 않지만, 역마끼가 있는 이에게 출장이나 여행이나...^^
딱 하나, 비가 와도 그것 대로 좋긴한데, 돌이켜보니 비올 때 풍경 사진은 별로 없는 것 같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