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중국 장가계 39_장가계 맛집, 부마부라(不麻不辣)훠궈

2017.9.26

by 조운

사천식 샤브샤브 즉, 훠궈(火锅)는 입안이 마비가 될 듯 얼얼하고, 죽도록 맵다.
영정구로 다시 돌아와서, 저녁식사로 들른 훠궈집 이름은 "부마부라(不麻不辣, 불마부랄)"!
'마비되지도, 맵지도 않다' 라...^^
좀 부드러운 맛인갑다?... 절대 아니다. 제대로 맵다.
요즘 중국에서 유행한다는 일종의 언어유희, 거기다가 약간의 허세가 담긴 상호다.
"매워? 뭐 이정도 가지고..."
매울수록 제맛인 훠궈, 우리집은 아주 제대로라는 걸 강조하는...^^
왜 사람이 이런 걸 먹지 싶지만, 자고나면 좀더 먹고 잘 걸 하며, 생각나는 맛이 바로 훠궈다.

규모가 아담해서 장가계에서 아는 사람만 가는 훠궈집 부마부라.
백주와 함께 중경식 정통 훠궈 즐기는 맛을 정확하게 배운 곳이랄까?






여행기간 : 2017.9.24~27
작성일 : 2018.5.28
동행 : with 'J'
여행컨셉 : 촬영 인스펙션





IMG_1707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점심이라고는 원가계 입구에서 먹었던 KFC 버거가 전부였으니 시간이 지날수록 급격하게 당이 떨어진다. 그게 아니라도 집 나오면 원래 늘 출출한 것을...

%EC%8A%A4%ED%81%AC%EB%A6%B0%EC%83%B7_2018-05-28_%EC%98%A4%ED%9B%84_4.00.46.png?type=w773

장가계의 영정구 중심부라 할 수 있는, 대성산수 호텔에서 약 1km 정도 떨어져 있고,

image_2705491401527490785926.png?type=w773

이강(리수웨이) 에 접하고 있어서 저녁 산책겸 걸어가도 크게 무리가 없어 보인다. 강변을 따라 가는 게 아무래도 찾기가 쉬울 것 같다.

IMG_1723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강변을 따라 도착하니 이미 저녁 식사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IMG_1710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마치 객잔의 입구같은 분위기. 코너에 있어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IMG_1715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가게 안은 참 아담하다.
안쪽으로 휘어져서 테이블이 몇 개 더 있고, 나머지 공간은 전부 주방이다.

IMG_1714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앉자마자 맥주부터 내오는... ㅠㅠ

IMG_1718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엉? 근데 맥주가 생소하다.
'투보그'라는 덴마크 맥주란다. 충칭맥주에서 생산, 판매권을 받아와서 중국 시장내 점유율 급상승 중이라는 설명.
충칭이라... 중경식 훠궈니까 충칭맥주라는 논리? 일리는 있다. ㅋㅋㅋ

image_9179373281527488532459.jpg?type=w773
IMG_1729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입가심을 위해서 메인디쉬 전에 흡입하기 시작한 투보그의 안주로는, 사장님이 자신있게 내 놓은 땅콩 튀김과 귀하디 귀한 죽순.

IMG_1733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입가심 맥주 일순배를 채 마치기도 전에 바로 등장하신 훠궈~
캬, 훠궈 색깔 봐라!

IMG_1736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덩달아 술 색깔까지 확 바뀐다. 드디어 백주의 시간.

IMG_1740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그제서야 급하게 다들 소스 접시들고 주방 옆에 마련된 각종 소스들 앞으로...

IMG_1742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IMG_1743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IMG_1744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IMG_1746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우선, 건더기는 마늘, 고추, 파 그리고 땅콩+들깨 가루 듬뿍~

IMG_1745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IMG_1747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걸죽한 졸 상태의 이것들이 정확하게 뭔지는 잘 모른다. 물어도 사업상의 기밀이라고... ㅋㅋㅋ
대충 간장 베이스의 양념과 참깨 베이스의 양념 같은 느낌적 느낌이 나는^^
여튼 이것도 적당량을 섞는다.

IMG_1741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재밌는 건, 이 드링크 캔을 하나씩 꼭 들고 가란다.
기름이다. 훠궈 소스용 기름.
참기름과 고추기름이 같이 들어있는 듯...

IMG_1752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소스 코너 바로 옆이 주방이다. 흘낏 기웃거려본다.

IMG_1750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막 우리 테이블로 향할 소고기와 방어 비슷하게 생긴 생선을 내고 있다.

IMG_1759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IMG_1755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소스를 앞에 두고 앉으면 세팅 끝~
이 소스 접시는 다용도로 쓰인다. 특히 백주(빼갈) 잔으로 딱이다.

IMG_1758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육류와 함께 건두부도 나온다.

IMG_1756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그리고 처음 먹어보고 완전히 반한 오리 베알(장).
'베알이 뒤틀린다', '니는 베알도 없나?'
할 때의 그 베알? 맞다^^
처음 훠궈를 시식하는 자리에서 오리 식도라고 들었는데, 여튼 식도부터 베알까지의 긴 소화기간 중에 어느 부분 같다.
퉁쳐서 오리의 소화관? ㅋㅋㅋ 맛 있으면 그만이지, 어딘지가 중요한가? 중국사람 다 되었다는...

IMG_1760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붉은 물 속에 들어가면 찾기가 난감해서 그렇지, 진짜 맛있다.
하지만 나처럼 이렇게 하나씩 넣어서 먹는 거 아니란다.

IMG_1761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바로 이렇게^^

IMG_1766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IMG_1768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오리 선지.
중국에선 오리 한 마리 잡으면 털 빼고 다 먹는 듯... 오리 골 요리도 본 적은 있다. 자신이 없어서 아직 젓가락을 대 보지는 않았지만... 그 외에 오리혀와 오리목은 접해 봤다. 비주얼과는 달리 맛있는 고급 안주라는 거~

IMG_1767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IMG_1762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시간이 지날수록 붉은 국물은 점점 검은 색에 가깝게 보이는 건 내 착각? ㅋㅋㅋ
여기까지는 여러 번 접해 봤던 여느 훠궈집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근데,

IMG_1769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엥? 이건 마?
역시 술 먹을 땐 마가 최고지~

IMG_1770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근데 그냥 날거로만 먹어봤던 마도 바로 끓는 국물행.
그나마 흰 국물에 투하되긴 한다.

IMG_1765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그리고 닭 튀김. 튀김 옷에 무슨 짓을 한 건지... 이게 또 별미다. 참고로 중국에서 닭튀김은 우리처럼 관절을 중심으로 절개하지는 않는다. 무거운 칼로 손가락 한 두 마디 크기로 무작위로 쪼개버린다.
그래서 윙이니 봉이니 북채니 하는 용어 따위 의미없다. ㅋㅋㅋ
아무튼 매운 입안을 달래주는데는 튀김이 제일!

IMG_1772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맵고 얼얼한 입속을 달래주는 오늘의 화룡점정은 바로 이 녀석.
몽키바나나에 옷을 입혀서 튀김으로 나오는데 맛이 기가막힌다. 그리고 마비되었던 혀가 제 기능을 찾는 마술같은 경험을 하게 해 준다는 거~
이제서야 부마부라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한 것 같다.
훠궈는 무진장 맵고 얼얼한데, 요런 것들로 진정시켜 준다는 의미가 아닐까?

IMG_1731_Wide1080mark%EB%B0%94%EB%9E%8C.jpg?type=w773

입 속은 그렇게 진정제들이 등장하면서 부마부라의 은덕을 입었으나, 문제는 백주~
작은 병이라 안심했더니, 저게 한잔에 딱 들어가고...
건배는 진짜 잔을 말려야 한다는... ㅎㅎㅎ
굵직한 일정을 모두 소화하고 마지막 날 밤이니, 어떻게 핑계댈 방법이 없다.
저렇게 유리컵에 부어 주면 그나마 한 잔에 대한 감각이라도 살아있지만, 시간이 지나자 소스접시를 들고 와서는 거기에 따른다. 소스접시의 원래 생산 용도가 백주 술잔이지 않았을까 싶게, 정말 한 병이 딱 맞게 들어가는 신공을 펼쳐 주신다.ㅜㅜ
삼국지의 주인공들이 무릉도원에서 이런 잔에 각자의 피를 섞어 제를 올리고 의형제를 맺었다면,
우리는 무릉원이 있는 장가계에서 이런 잔에 백주를 따르고 비우는 행위를 반복한다. 의형제가 다 뭔가, 물아가 일체되는 경지가 코앞이다. ㅜㅜ

그리고 어떻게 되었냐고?
이후 기억을 홀라당 지워먹고 말았다. 진정한 물아일체라는 거지~

나 같이 술 약한 이도 훠궈만 먹으면 어떻게 그렇게 백주가 땡기는지...
그래도 내가 가는 도시에서 맛집을 하나씩 챙길 수 있다는 건 불행 중 다행인건가? ㅋㅋㅋ
다음 기회에 장가계에 다시 오게 되도 망하지 않고, 이 맛 이 분위기 그대로 이 자리에 지켜주고 있어야 할 텐데...
혹시 장가계에서 중경식 훠궈와 색다른 요리들을 맛 볼 요량이면 적극 추천.
망하지 않게 많이 팔아주시라~ 내가 아는 맛집 유지 차원에서라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중국 장가계 38_무릉원의 개발속도와 장가계의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