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9.26
어제부터 줄곧 무릉원구에서만 보낸 일정을 뒤로 하고, 다시 영정구로 넘어간다.
매일매일 오감으로 들어오는 정보들이 워낙 임팩트가 강해서, 마치 일주일 정도 보낸 것 같다.
그러고보니, 지금 나가면 무릉원과는 이별이다.
아쉬운 맘에, 가는 내내 창밖만 바라본다.
여행기간 : 2017.9.24~27
작성일 : 2018.5.28
동행 : with 'J'
여행컨셉 : 촬영 인스펙션
백장협 입구쪽에서 유턴. 영정구로 가는 고속도로로 연결되는 터널(황룡동 앞)을 향해 달린다.
내 맘도 모르고 눈에 들어오는 모든 풍광은 비켜선 낮은 태양빛 덕에 온통 귤색으로 황홀경이다.
근데...
무릉원 시가지를 지나치자, 온통 공사판이다.
무릉도원의 그 무릉원은 어딜가고...
아까 크라운프라자 호텔 앞에는 대규모 리조트들이 각자 찜해 놓은 자리 위에 올라서려고 크레인 앞세워서 담장을 올리고 있었다. 무릉원 중심가를 통과하자, 멀리 산자락 아래 평지들이 죄다 공사중이다. 마치 신도라도 건설하는 느낌.
더러는 아파트 같은 것들도 보이고, 무릉원의 중심가(이제 구 시가지라 해야할 판이다)처럼 3~4층 높이의 비슷비슷한 모양의 건물들이 뼈대 골조를 드러내고 살 붙이기에 열심이다.
길옆으로 흐르는 강도 제방 공사 중이고, 군데군데 수변시설이라도 짓는지 흙더미와 덤프 차량들이 분주하게 오간다.
다음에 다시 오면 과연 전에 봤던 무릉원과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중국의 이곳저곳을 다녀보면, 중국의 내수 관광 산업의 잠재력에 눈뜬 지역정부와 중앙부처의 밀어붙이기가 장난이 아니라는 걸 많이 느끼게 된다. 점차 외국인의 관광 수요도 증가추세고...
특히, 하이난이나 장가계 같은 관광 풍경구들의 변화 속도는 정말로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빈익빈부익부 현상의 심화로 자본이 투자처를 찾아 헤매는, 부동산 광풍의 공식과도 같은 풍경들이 중국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듯... 오히려 투자, 건설의 규모는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대륙적 스케일.
개미들의 자본을 통합 관리하는 본격적인 부동산 재벌들이, 저평가된 땅을 찾아 불꽃 튀기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 상황... "덩"이 말했던 흑묘백묘 논리가 과연 정답이었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아직 개발되지 않은 더 많은 지역들,
점차 치고 올라오는 중간 계층의 소비력,
내수 관광과 함께 급상승하는 인바운드 관광 산업의 성장과 아직 그 끝을 알 수 없는 관광산업의 잠재력...
다음에 다시 오면, 어디 무릉원만 낯설겠나? 중국 전체가 낯설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투기의 빅뱅이 어느 정도 안착되고 투기세력 뿐만아니라 나라 국민들도 정서적인 안정을 찾을 날은 요원해 보인다. 그런 날이 빨리 오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말하면,
"너는 어쩌자고 성장 잠재력의 둔화를 바라는 거니?"
나를 욕할 사람이 더 많겠지?
제발 이 모든 과정 속에서 순박한 시골사람들의 인심까지 흉흉해지는 일이 적게 일어나길 바래본다.
그러거나 말거나 장가계 일정 내내 허락하는 저 아름다운 황혼...
오늘따라 왠지 처연하게 보이는 건, 지금 무릉원 크기보다 몇 배가 더 큰 공사장을 지나와서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