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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대만 대가족 여행 09> 예스허지 투어4_지우펀

2018.1.5

by 조운


지우펀!
예스허지의 하이라이트가 아닐까 싶다.
기대가 너무 컸나? 생각보다는...
그렇다고 별로 였다는 건 아니고. 역시 명소 여행은 배경지식없이, 기대 없이 가야 제맛이라는...

센과 치히로를 몇 번이나 봤던 꼬맹이들 반응도 그렇고...
하야오 영감님의 영화 배경이 되었던 야쿠시마의 '모노노케노 모리'가 너무 좋았던 경험때문일까? 그의 작품 배경이 된 곳은 뭔가 특별할 거라는 기대심리가 있었는데, 야쿠시마와 비교가 되어서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걸 지도...







여행기간 : 2018.1.4~1.13
작성일 : 2018.8.7
동행 : 대가족 3대, 11명
여행컨셉 : 가족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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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펀으로 가는 길은 통영철인대회 때 자전거를 타고 돌던 딱 그런 길을 굽이굽이 넘어간다.
저 멀리 보이는 바닷가 근처가 지우펀은 아니고 좀 못 가서 언덕 위에 있는 마을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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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주차장과 마을 사이는 제법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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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분"?
동네 이름 짓기 귀찮았던 건지... 총 몇 개로 분할 한 건지는 몰라도 최소 9개 이상 나눈 이 동네 지명 중에서 아홉번째 마을인가 보다^^
구부러진 길가 산비탈에 있는 바다 근처 마을이다.
들어선 모양새가 이쁘긴 하지만, 그렇다고 통영의 동피랑이나 영도의 흰여울마을, 감천 문화마을 보다 더 멋있어 보이지는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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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로 들어서는 입구쯤 도착하니 이미 짧은 겨울 해도 떨어지고 날씨 탓에 이미 시커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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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가 일자로 난 길이니까 잃을 염려는 없다고, 다만 어디어디까지만 갔다가 다시 되돌아나오면 된다고 주의를 준다. 자기는 입구쪽 찻집에 앉아 있을 거라고...
나중에 다 둘러보고 나오는 사람들에게 차를 좀 팔아야 보람찬 하루가 된단다^^ (정서방도 하나 사긴 했다. 가만 보고 있음, 가이드 참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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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골목에 사람이 많다.
어차피 따라 들어가도 버스에 탄 수십명을 몰고 다닐 수 있는 골목 폭도 아니다. 우리 식구 11명 간수하기도 여간 고달픈 게 아닌... 인파에 밀려서 들어갔다가 밀려 나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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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로 난 골목은 작은 가게들이 촘촘하게 붙어 있다. 오카리나나 작은 소품들을 판매하는 곳들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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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가지 주전부리들도 부지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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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가 맛보면 후회하지 않을 것들 두어 가지 소개해 줘서 그걸 사 먹는다. 멧돼지 고기로 만든 꼬치구이도 그 중 하나. 맛은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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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사람 머리만 보고 다닐 정도로 좁은데도 한 번씩 차가 지나가기도 한다. 대단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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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이 외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직선은 아니다. 구불구불 이어져 있는데, 어느 정도 들어오면 이렇게 홍등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홍등이 보이기 시작하면 계단으로 내려갔다가 올라오라는 게 미션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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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아까보다 더 좁아진 건지, 계단이라서 속도가 정체되는 건지, 딱 홍등이 보이는 지점부터는 도무지 앞으로 가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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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조금씩 앞으로...
좁은 골목이 꺾이는 지점에 이르자 홍등이 아래를 향해 다단으로 걸려서 행진한다.
앞쪽에 계단이 있는 모양이다. 모든 사람들의 진행 방향은 동일. 길 잃을 걱정이 아니라, 도대체 오늘 안에 가질까가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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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앞에서 한참을 서서 보내자 좀 지루해 하는 머시마 둘.
그래도 뭐 이때까지는 표정들이 괜찮았던 편이다. 잠시후 악마로 돌변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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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에 진입했지만, 정체는 더 심하다. 한 칸 내려가는데 하세월.
그럴수록 아들들 표정은 점점 더 썩어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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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에 뭐가 있길래?
아마도 뭔가 대단한 게 기다리고 있어서 거기서 사람들이 시간을 보내니까 정체가 되는 게 아닐까?
뭐가 있는 지는 모르지만, 계단 자체도 참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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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로는 저 찻집이 센과 치히로의 주요 배경이 된 유명한 곳이란다.
이쁘다. 어차피 줄이 줄어들 생각도 않는데, 가는 동안이라도 즐기자는 맘으로 사진도 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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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과 치히로에 나오는 곳이래? 사진 찍어 줄께... 아니 좀 웃어주면 안되겠니?
겨우 억지 웃음을 짓는 둘째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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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많아 좀 치여서 그렇지 골목이며 건물들이 아기자기 하고 계단쪽으로 튀어나온 난간들도 운치있고... 가는 길도 이 정도면 괜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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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
아래로 좀 내려와서 올려다보니, 이것도 멋진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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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등에 비친 마눌님 얼굴도 이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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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내려왔다. 계단보다는 약간 더 넓은 공간이 있긴 한데...
끝이다. 뭐 없다...
아, 그럼 결국 이 이뻐보이는 계단길이 원래 목표였다는... ㅋㅋㅋㅋㅋ
결국 이거였구나 하고 깨닭을 때쯤... 불안불안하던 아들들의 삐뚤어질테다식 표정과 꿈뜬 동작들이 애들 엄마까지 폭발하게 만들고야 말았다.

애들이 뭔 죄고, 이런 건지 몰랐던 아빠 잘못이지...
조금만 더 버텨달라고 하소연을 해 본다. 이럴때 한 명은 당근 전략으로 가야하는 걸 일찌감치 깨우친 우리 부부 공갈 사기단의 노하우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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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던한 세남매의 동생네는 아직 잘 버텨주고 있다.
공간도 협소하고... 애들도 보채고... 비는 계속 오고... 이제 슬 몸도 피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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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어딜 가든 단체 사진 남기자던 스스로와의 약속은... 어렵사리 지켰다.
썩은 표정의 아이들과 훈련된 미소만 날리는 어른들의 합동 사진을 끝으로 왔던 길을 되짚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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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펀...

홍등과 특색있는 문양의 집들 때문에 사진들은 아무렇게나 찍어도 이쁘게 나오는 곳이다.

가이드한테 언제 오면 사람들이 좀 없냐고 물으니...


"새벽?"

이란다.^^

그래, 하야오가 작품 구상하면서 왔을 때는 이렇게 사람들이 많지 않았거나, 여명 속에서 홍등이 반짝거리는 새벽이었을 테지?


지금도 가끔 가족들 모이면 타이페이와 발리갔던 여행 얘기를 한다. 모두들 타이베이에 대해서는 점수가 짜다. 다 이런 이유가 있었던 것.

한 번에 두 도시를 섭렵할 수 있다고 꼬드겼던 기획자 입장에서는 이 모든 게 아픔이고...

대만은 20대나 30대 초반에 애들 없이 배낭여행으로 오면 딱 좋겠다 싶은 곳이다.

굳이 기획자의 입장이 아니라도 아프다. 맘은 아직도 그러고 싶은데 이제 식솔들이 쳐다보고 있어서 그럴 수 없는 아빠, 남편의 입장이 되면 원래 그런 건 갑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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