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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대만 대가족 여행 12> 사누르 리조트촌의 아침

2018.1.7

by 조운

본격 여행의 시작, 첫 아침이 밝았다.
어제 밤 늦게 갑자기 어머니가 벌에 쏘여서 퉁퉁 부은 손가락을 움켜쥐고 프런트 카운터에도 가 보고...
여튼 정신없이 왔다갔다 했는데, 왜 또 이렇게 새벽에 눈 떠지는지...
식구들 다 자는데 또 쓰루가이드 혼자 산책을 나선다. 뭐 딱히 할 것도 없고...






여행기간 : 2018.1.4~1.13
작성일 : 2018.8.22
동행 : 대가족 3대, 11명
여행컨셉 : 가족 여행







어머닌 젖은 옷을 널려고 테라스로 나갔다가 벌에 쏘이셨다는데...
어두워서 벌 종류도 모르겠고, 새끼 손가락이 엄지보다 더 크게 부어오르고...
카운터 컨시어지 직원도 소독약만 바르고, 같이 걱정해 주는 것 외에는 딱히 무슨 수도...
자식들 걱정할까봐 어머닌,
"이러다 말겠지. 좀 괜찮아지는 것 같다."
그러시고...
그렇게 별다른 조처없이 한 두 시간 지나니, 붓기도 통증도 좀 사라지긴 했다만...

밝을 때 테라스로 가보니, 처마에 커다란 벌집이... ㅜㅜ.

다행히 말벌류는 아닌 것 같았다.

휴~ 어떻게 이렇게 바람 잘 날 없는 여행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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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는 낯선 공기때문인지 일찍 눈을 뜨고 방을 나선다. 푸마 두 마리는 아직 취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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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방은 리조트 레스토랑 바로 앞이다.
여명 속에 아침을 준비하는 직원들만 분주하지, 다른 이들은 아무도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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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어 호텔은 발리에 여러 곳이 있는데, 이곳은 메인 빌딩이 따로 없이 전부 이런 식이다.

이런 걸 헛(Hut)이라 부르는 것 같다. 우리말로 하면, 초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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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로비동 여기저기를 혼자 기웃거린다.

철저하게 휴양의 목적으로 지어진 곳이라 그런지 휴게 공간도 많고, 도서관까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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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동 앞은 발리 중부의 뜨가랄랑 다랑이논을 재현해 놓은 연못이 있다.

서양인들에겐 물 가득한 논 자체가 볼거리겠고, 그게 등고선을 따라 이렇게 아름다운 곡선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 얼마나 경이롭게 보이겠는가.
그래서, 줄리아 로버츠도 '먹고 기도한' 후, 발리에 와선, 그런 논 한 가운데 있는 우붓의 숙소에서 '사랑했'던 거겠지? ㅋㅋ

우리들에겐 남해 다랑이논이 있어서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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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선 김에 호텔 밖으로 발길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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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일찍 나왔나? 이리 조용할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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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어귀에 이런 차가...실제 굴러갈까 싶은 저런 차들... 좋다.
녹이 쓸다쓸다 저 상태로 100년 가는 게 철판이니... 원래 차색깔이 뭐 였을지도 잘 모를 정도의 낡은 클래식^^카가 운치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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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섬은 아니지만, '윤식당'에서 본 것처럼 홈스테이 빌라들도 많다. 사누르라서 더 많은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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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한 집의 낮은 대문 너머로 슬쩍 내부를 훔쳐본다.

오우~ 마당에 오픈형 테이블세팅도 되어 있고, 작은 풀까지~
그 중 압권은 오토바이. 진정한 발리여행은 오토바이인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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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는 한 집 건너 한 집이 사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영적인 곳이다.
길을 걸으면서 계속 이런 작은 힌두 상징물들을 만날 수 있다.
TV의 크기가 감동의 크기를 제단할 수 없듯이(예전 코카콜라 광고^^), 사원의 크기가 신앙심을 제단할 수 없다고 그런다. 방, 집 마당, 집앞, 골목 어귀, 거대한 성지까지 곳곳에 있는 크고 작은 이런 것들이 모두 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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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걸어나오니 도로도 조금 넓어지고 가게들이 즐비한 곳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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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식당들도 있다. 한끼 정도는 이런 곳에서 가족들 만찬을 즐겨야겠다고 체크해 놓고,

30분 넘게 걸어나온 거리를 다시 되짚어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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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머리 위에서 괴성이...
정말 "끼약~" 하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올려다보니, 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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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녀석이 날면서 소리를 지른다냐?
그것도 정말 듣기 싫은 괴성을...
저 녀석 근데 어디서 봤는데? 오호~ '리오'~
애들과 봤던 앵그리버드 애니메이션 시리즈 '리오'.
거기서 악당 역할을 하던 바로 그 하얀색 앵무다. 소리만 들어도 딱 그 캐릭터로 뽑힐 수 밖에 없는 운명이겠구나 싶다 ㅋㅋㅋ

동물원에서나 볼 것 같은 저런 앵무가 시가지 위 나무 사이를 오가는...^^
양산의 우리동네 출근길에 흔하게 보는 왜가리, 황로, 백로도 외국인 눈에는 똑같은 감정을 들게 할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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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에 이어 도마뱀 출현.

도마뱀을 엄청 좋아라 하는 둘째를 델꼬 나왔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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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산책에서 첨으로 마주친 우리 종족이다.^^
발리에선 저런 쯔낭사리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힌두신에게 기도를 올리고 그때마다 저런 걸 바치는 발리 사람들.
이른 아침부터 쯔낭사리를 잔뜩 들고 길을 나선다.
우리는 과거에 "신과함께" 살던 사람들이었지만, 발리 사람들은 지금도 신과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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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중간중간 마사지샵이나 세탁소가 있다.

필리핀에선 세탁소에 맡긴 빨래에 얼마나 코코넛향이 강한지, 귀국하고도 한참 향이 지속되었다는...
그래서 부러 빨래를 맡기고 싶을 정도.
발리도 그럴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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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후, 가족들과 발리 리조트의 첫 끼니를 시작한다.
그새 사람들로 북적이는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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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와 호날두로 변신한 푸마 두 마리는 제밥에만 관심을... 밥은 몰겠고, 물에 언제 들어갈 수 있냐고 계속 묻는다. 여긴 메인풀 주변으로 레스토랑 테이블이 놓여있다.
'밥 부터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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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끝내자마자 바로 풀에 들어가는 어린 것들을 두고 '모처럼' 마눌님과 아침 바닷가를...
아니 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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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피부 나이와 실제 나이 사이에 큰 간극이 있다고 오해하고 있는 마눌님...

간만에 아가씨적 한 번씩 보여주던 미소를 흘려주신다.
아, 저 미소가 지금 내 인생을 이렇게...
오해마시라,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한 번씩 웃어주는 순간을 얻는 낙으로 산다...

여행이 끝나고 이 사진을 보신 우리 어머니왈,


니 색시는 아직 가시나네~



그 말을 듣고 살짝 입고리가 올라가는 마눌님의 순간 표정을 놓치지 않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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