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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바른 Nov 20. 2018

오늘의사물 : 라떼를 쏟았다


쏟았다. 라떼를.

묻었다. 곳곳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본능적으로 핸드폰을 구했다. 다행히도 케이스 덕분에 핸드폰은 무사했다. (그래서 내가 전혀 내 스타일 아닌 이 케이스를 못 버려..)

 

 그러고 나서, 이어폰과 책상을 닦기 시작했다. 휴지는 라떼를 바로 흡수해서 흐물흐물해졌다. 휴지를 뽑고 라떼 강 위에 띄워놓기를 몇 번 반복하자 하얀 책상의 모습이 드러났다. 다 닦고 나니 눈에 들어오는

 내 두둥!!!!*

 


 두둥은 이미 라떼를 꼴깍 삼킨 모습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집에 들어와 빨래비누를 묻혀 빡빡 비볐지만 달라진 건 없다.


 라떼를 사던 그 때까지만 해도 내 이럴 줄 몰랐지. 내가 제일 아끼는 두둥에게 큰 얼룩이 생길 줄이야!

 

 '라떼를 쏟았다'가 오늘의 사물인 이유는 쏟은 라떼가 두둥에게까지 손을 뻗었기 때문이야.. 인생은 알 수가 없어



*두둥 : 두둥이라고 쓰여진 에코백. 나의 하루 메이트로, 굉장한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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