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바리스타 일을 하면서 가진 궁금증은 이 일을 사랑하는 사람은 어떻게 사랑하게 되었을까였다.
나는 처음부터 바리스타 직업을 사랑하지 않았고 나만의 가치관이나 신념도 없었다. 이 일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서비스 직업이었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바리스타를 존중하는가, 무시하는가.
"바리스타 그거 쉬운 일이잖아. 기계가 다 샷 뽑아주는데 그게 무슨 기술이야.",
"바리스타 아무나 할 수 있잖아. 넌 좋겠다. 에어컨 바람 쐬면서 편하게 일하니까."
바리스타를 대하는 태도는 두 부류로 나뉘는 것 같다.
바리스타를 전문 기술자로 존중하는 사람과 누구나 할 수 있어서 쉬운 아르바이트라고 여기는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난 후자의 인식을 가진 부류에서 일을 해왔고 이 일에 진정성을 느낄 수가 없었다. 그러다 이직을 하기 위해 면접을 보던 날, 나의 바리스타 인식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이 회사에 지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은 어떤 바리스타입니까?"
더 나은 근로조건에서 근무하기 위해 나는 고민 끝에 퇴사를 하여 다른 카페를 알아봤다. 큰 기대는 없었다. 주휴수당 받을 수 있는 근로시간이면 되었기 때문이다. 정말 운이 좋게 이력서와 전화면접까지 통과되어 대면면접을 보러 본사로 방문했을 때였다. 그곳에서 나는 처음 경험하는 존중을 맛보았다.
"먼 길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말씀하시다가 물 더 필요하면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고생하셨습니다. 입구까지 배웅해 드릴게요."
면접관은 나를 존중하는 미소와 눈빛으로 내게 필요한 것이 있는지를 물어봐주셨다. 면접을 보면서도 계속 내 눈을 바라보며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바리스타로 일하는 마먹님은 어떤 가치관을 가진 사람인지 질문해 주셨는데, 살면서 이런 질문은 처음이었다!!
지금까지 면접 보면서 음료를 빠르고 정확하게 잘 만드는지에 대한 질문은 많이 받아왔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질문은 불필요한 항목이었다. 그 순간 깨달은 게 있었다. '아, 나 지금 바리스타로 존중받고 있구나' 이 깨달음은 왠지 모르게 심장을 뛰게 했다. 바리스타를 단순히 샷 뽑는 기계가 아니라 기술을 가진 한 직업인으로 대해주는 그 순간이 짜릿했다. 난 그동안 존중받는 환경에서 일하길 원했던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