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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수진 Apr 24. 2024

이름

내 이름은 수진인데 ‘빼어날 수‘에 ’진압할 진‘이라는 한자를 쓴다. 고등학교 1학년때까지 진의 한자를 ’참 진‘으로 알고 살았는데 한문 시간에 본인 이름의 뜻을 찾으면서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아빠가 내 이름을 지었고 아빠가 항상 ‘참 진’으로 말해줬기에 당연히 그런 줄로 알았다.


그날 아빠를 찾아가서 “아빠, 제 이름 진 자가 ‘참 진’이 아니고 ‘진압할 진’이라는데요?“ 했더니 ”응? ‘참 진’으로 지었는데?“ 하고 아빠도 의아해했다.


어릴 적에는 ‘참 진’의 뜻을 참하다는 뜻인줄 알아서 ‘난 참하기 싫은데’ 하고 생각하곤 했다. 그래서 오히려 ‘진압할 진’이면 정반대라 나은 건가? 싶기도 했다.


요즘은 그 두가지 모두가 내 이름의 뜻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빼어나게 진실한 사람, 빼어나게 진압할 수 있는 사람. 그래서인지 나에게 어떤 일이 와도 잘 헤쳐나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태어나서 우연히 또는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이름, 그리고 그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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