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60년째 지속 가능한 하루키의 취미

by 바론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가 발간되었다.

대단한 클래식 애호가로도 유명한 그가 소장한 아날로그 레코드 486장과 100여 곡의 명곡에 얽힌

사사로운 에피소드를 담은 책이다.

전작인 '무라카미 T'는 도서관에서 대여하여 읽는 것으로 대신했지만,

이 책만큼은 그냥 넘기기가 어려웠다.



다 세어본 것은 아니지만 내가 소장 중인 책들을 가운데 아마도 하루키가 쓴 책들이 가장 많을 것 같다.

하루키가 다작을 하는 편이기는 하지만 아마도 70세가 넘어가는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현역 작가로 꾸준히 활동하고 있어서일지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제목은 그와 제법 잘 어울린다.

오래되고 멋진 하루키가 평생을 지속해 온 수집한 레코드와 얽힌 사연을 엿보고 싶었다.



나는 KBS 클래식 라디오를 즐겨 듣는다.

매일 들어서 익숙한 선율이지만 굳이 따로 찾거나 반복하여 듣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곡 제목과 작곡가가 잘 매칭이 되지 않을 때가 많다.

나는 쇼팽을 편애하고 스타니슬라브 부닌이 연주한 발라드 4번을 좋아하는데

다행히 이 책에서는 내가 잘 모르는 쇼팽의 발라드 3번과 다른 연주자들을 추천하고 있다.

무언가를 모른다는 것이 교양의 출발점이다. 나는 클래식을 잘 모르기에 아마도 이 책이 나를 클래식을 두루 알도록 하는 교양 입문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KakaoTalk_20220325_000925331_02.jpg 하루키니까 머그잔보다는 맥주잔을 사은품으로..

사은품으로는 QR코드를 이용하여 하루키가 추천한 클래식 플레이리스트를 들을 수 있는 '책갈피'와 '맥주잔'을 받았다.

책갈피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유튜브 '유니버설 뮤직 클래식 공식 계정'을 통해서 하루키의 선곡을 감상할 수 있다.

그가 좋아하는 고양이나 마라톤화를 사은품으로 줄 수는 없으니 맥주잔이 현실적인 대안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맥주를 즐기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가올 여름에 비록 태생은 맥주잔일지언정 시원한 물을 담아 청량하게 마실 수 있을 것 같아 유용해 보인다. (라고 아무리 위로해 보아도 손잡이가 없는 컵이 불편하여 손이 잘 가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은 어쩔 수 없다.)



LP나 CD를 소장하는 목적들 가운데 하나는 형태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다채로운 앨범 아트를 보고 있노라면 그것에 얽힌 사연들까지 더하여 시각과 청각이 동시에 즐거워진다. 내가 하루키만큼 많은 LP를 소장하거나 관리할 수는 없다. 나는 소유와 향유 사이의 갈림길에서 이 책 한 권만을 소유하고 만족하기로 했다.



이 책을 그의 소설이나 에세이처럼 시간을 정해놓고 단숨에 읽어 내려가지는 않을 것 같다.

음악이 필요한 날에 한 페이지씩 펼쳐 음악과 함께 나만의 지속 가능한 클래식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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