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기복을 다스리는 첫 번째 습관에 대하여
아들아.
요즘 너는 사람들에게 잘해주고 있니?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들이 바라지도 않았는데 먼저 다가가서 무엇이든 해주려 하진 않니?
그게 네 마음속에서 당연한 도리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게 하면 사랑받을 수 있고, 인정받을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말이지, 아버지도 그런 적이 있었다.
도와달라 말하기 전에 도와주고, 필요하다고 하기 전에 알아서 채워주고,
"괜찮아?"라는 말을 듣기도 전에, 먼저 웃고 괜찮은 척하던 시절이.
그 결과는 늘 같았지.
내가 먼저 잘해줬다는 사실은 어느 순간 잊혀지고,
당연한 게 되어버리고,
오히려 상대가 조금만 기대에 못 미치면 실망이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왜 나만 이렇게까지 하지?"
"왜 이렇게 무심하지?"
그런 질문들이 내 속을 조용히 갉아먹었다.
사람의 감정이란 건 참 이상하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늘 성실히, 책임감 있게 일했지.
내가 해야 할 것 이상의 것을 스스로 떠안고,
결과도 잘 냈어.
그런데 기대했던 만큼의 인정이나 보상이 없을 때,
내 기분은 낭떠러지로 떨어지듯 확 꺼졌다.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였지.
좋은 말 한마디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고,
무심한 말 하나면 마음이 엉망이 됐다.
그런데 더 무서운 건 뭔지 아니?
이 모든 감정의 흐름을 내가 ‘내가 만든 줄’ 몰랐다는 거야.
감정 기복은 때때로 감정의 병이 아니라,
마음의 습관에서 비롯된다는 걸 아버지는 나중에야 알았단다.
네가 지금 느끼는 흔들림도 아마 그런 것일 거야.
너는 무언가를 애써 해주고,
그 보답을 기대하지 않는 척하지만,
사실은 아주 깊은 곳에서 기다리고 있을지 몰라.
그리고 그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상대가 잘못한 게 아니라
너 혼자 크게 실망하고 있는 거지.
그때부터 나는 한 가지 습관을 시작했어.
바로 감정을 인식하는 연습이야.
나는 하루를 끝내기 전에, 내 감정을 한 줄로 적었어.
‘오늘 누구의 말에 기분이 상했는가?’
‘오늘 누구의 태도에 내가 과하게 기대했는가?’
‘내가 친절한 척하면서, 사실은 보상을 바라고 있진 않았는가?’
이건 자백이 아니라 훈련이었어.
감정의 원인을 타인이 아닌 ‘내 선택’에서 찾는 훈련.
이걸 매일 반복하면서부터
기분이 오르내리는 낙차가 줄어들었단다.
스스로 감정을 인식하면, 감정이 널 지배하지 못하거든.
그 순간부터 너는 감정의 노예가 아니라
감정의 주인이 될 수 있어.
아들아.
너는 마음이 예민하고 깊은 아이야.
그건 약점이 아니라 큰 강점이 될 수 있어.
단지, 그 예민함을 너 자신에게 칼처럼 들이대지 말았으면 한다.
네가 누구보다 잘해주는 사람이라면,
그만큼 ‘너 자신에게도 잘해주는 법’을 배워야 해.
사람은 쉽게 안 바뀐다.
하지만 습관은 바뀔 수 있다.
그리고 그 습관이, 감정을 바꾸고
결국은 너의 인생을 바꾼다.
오늘은 그냥 이 말 하나만 기억해줘.
“상대방을 만족시키는 것보다,
내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