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다시 일어나는 내가 되기 위해
어제도 그랬다.
하루 종일 별일 없이 잘 지낸 것 같았는데,
퇴근길 지하철에서 갑자기 눈물이 날 뻔했다.
누가 상처되는 말을 한 것도 아닌데, 이유 없는 허무함이 가슴을 꽉 눌렀다.
마치 작은 균열이 쌓이다가 그 순간, 금이 확 퍼져버린 듯했다.
집에 돌아와 소파에 앉아 멍하니 핸드폰을 보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이렇게 쉽게 무너질까?”
“다른 사람들은 멀쩡히 잘 살아가는데, 왜 나만 이런 걸까?”
예전엔 내 감정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그 정도는 참아야지”, “다른 사람들은 더 힘든데…”
이런 말을 스스로에게 수십 번도 더 했다.
직장 상사의 짧은 한마디가 머릿속에서 며칠을 맴돌고,
친구의 무심한 말이 멍울처럼 남았는데도 애써 ‘별거 아니야’라며 덮었다.
하지만 감정은 묵혀두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상자 안에서 계속 쌓인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던 그날, 그 상자가 터진다.
작은 일에도 눈물이 나거나, 이유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가 바로 그 순간이다.
얼마 전 밤늦게 일하다가 문득, 스스로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은 정확히 뭐지?”
생각보다 대답하기 어려웠다. 그냥 답답하고, 화나고, 무기력하다는 단어만 떠올랐다.
그날 이후 작은 실험을 시작했다.
매일 자기 전 5분, 오늘 느낀 감정을 한 줄로 적는 것.
예를 들면,
“오늘은 비교 때문에 마음이 작아졌다.”
“사소한 말이 신경 쓰여서 하루 종일 괜찮은 척했다.”
이렇게 감정에 이름을 붙여보니,
마치 가만히 쌓인 먼지를 털어내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조금씩 내 마음이 덜 무겁게 느껴졌다.
이게 내가 말하는 감정 디톡스다.
자존감은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고 믿는 힘이다.
그런데 감정이 뒤엉켜 있으면 스스로를 믿을 수가 없다.
마치 자기 안에서 늘 폭풍이 몰아치는 것 같으니까.
지금은 깨달았다.
나를 무너뜨리는 건 감정이 아니라,
그 감정을 외면하는 습관이었다.
감정을 바라보고 인정하는 순간, 비로소 자존감이 다시 숨을 쉰다.
이제는 감정이 올라올 때마다
그걸 꾹 누르기보단 이렇게 말해준다.
“아, 지금 마음이 힘들구나. 좀 들어보자.”
누군가에게 털어놓거나,
종이에 몇 줄 적거나,
잠깐 산책을 하며 혼잣말을 해보는 것만으로도
감정은 더 이상 ‘적’이 아니다.
무너지지 않는 사람이 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다시 일어나는 사람이 되면 된다.
그 단단함은 스스로의 감정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오늘의 감정한 줄,
지금 이 글을 다 읽고 나서 적어보면 어떨까요.
아무도 보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게 당신을 다시 세우는 첫 문장이 될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