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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 Oct 07. 2024

첫 여자부 대회 출전, 그 비하인드는?

경상국립대학교 FIVE-F 김해연

FIVE-F(이하 오반칙)는 여자팀으로서는 2024 KUSF 클럽챔피언십 전국예선에서 처음으로 등장했으나 곧 멤버 전원이 고른 실력과 탄탄한 기본기를 가지고 있음이 드러났다. 16강에서 한국체대 KANCE에게 3점 차로 패해 대회를 마무리하였으나 강팀과의 승부에서 보여준 대등한 경기력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어떤 과정을 통해 팀이 결성되었는지, 어떻게 연습을 했는지 주장 김해연 선수와의 만남을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 안녕하세요!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경상국립대 원예과학부 23학번 21살 김해연입니다.


출처 :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 등번호 결정 배경을 알려주세요!

제 등번호는 1번입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 농구를 조금 했었는데 번호를 6번, 9번, 1번 이렇게 해왔어요. 그때 1번이 가장 잘 어울린다는 말을 들어서 대학교 와서도 1번을 계속 달고 있습니다.


◆ 해연님은 언제부터 농구를 시작하셨나요?

저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6학년 때까지 농구 선수 생활을 했어요. 그때 농구 취미반에서 농구를 하고 있었는데 코치님께서 농구 선수를 해보겠냐고 제안을 하셨거든요.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농구를 하고 수업을 듣다가 다시 4시부터 야간까지 농구를 했던 것 같아요. 초등학교 때는 정말 학교 생활보다는 농구를 좀 더 많이 했습니다. 그 이후로 고등학교 때까지는 학교 수행평가가 아니면 농구를 하지는 않았어요. 여중, 여고를 나와서 같이 농구할 사람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대학교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농구를 시작했습니다.

(농구를 그만둔 이유가 있을까요?)

저희 부모님께서는 제가 처음 농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별로 좋아하지 않으셨어요. 그래도 제가 계속하고 싶다고 꼬셨던 건데, 초등학교 때까지만 하고 그만두자고 하셔서 자연스럽게 그만뒀던 것 같아요. 그때는 많이 아쉽긴 했지만 지금은 만족하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 포지션을 알려주세요.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슈팅가드 포지션을 맡았어요. 3점 슛을 쏘는 걸 워낙 좋아해서 다른 포지션으로 전향하고 싶다는 생각은 한 적 없었어요.




FIVE-F의 여대부 데뷔전

대회가 처음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팀워크와 경기력을 보여 모두를 궁금증에 빠트린 FIVE-F의 결성 배경과 팀원들의 연습을 엿보고자 한다.


◆ FIVE-F 팀명의 의미를 알려주세요.

퇴장을 당하더라도 끝까지 열심히 하자는 의미에서 오반칙이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퇴장을 당했는데 어떻게 끝까지 할 수 있을까요?) 응원을 하거나 우리 팀이 잘 뛸 수 있도록 전력을 분석하고 그 이후의 경기로 이어질 수 있도록 보조해 주는 거라고 생각해요ㅎㅎ

FIVE-F 팀원들


◆ FIVE-F는 남자팀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여자팀은 언제 만들어졌나요?

저희는 남자팀, 여자팀이 따로 없어요. 여자, 남자 모두 섞여서 오반칙이라는 팀이 이전부터 있었고, 대회만 따로 나가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팀이 2024년에 결성되었다기보다는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여자들도 대회 준비를 한셈이에요.

여자분들은 다 동아리 일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저는 예외적으로 매니저도 하고 싶어서 병행하고 있습니다.


◆ FIVE-F는 이번 2024 KUSF 클럽챔피언십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대회에 나오게 된 배경을 알려주세요.

제가 이 대학교에 들어오기 전인 2022년에도 오반칙은 여자 쿠스프에 관심이 많았다고 해요. 경남 지역에는 여자 선수로 나갈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나가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 년도에 농구를 좋아하고 할 줄 아는 친구들이 많이 생기면서 여자 대회도 나가보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그때 제 지인들에게 제안도 하고 에브리타임으로 사람을 구하기도 해서 나오게 된 것 같아요.


◆ 매니저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저는 집행부를 겸하고 있어서 최대한 대회에 다 따라다니고 여러 가지 잡무를 맡고 있습니다. 농구를 보는 걸 워낙 좋아해서 매니저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선수로서 활동할 때랑 겹치는 경우는 없어서 부담 없이 둘 다 하고 있습니다.


◆ FIVE-F를 결성할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극복했나요?

저희가 쿠스프를 나오기 3달 전에 만들어진 팀이라서 처음 보는 팀원들이 많았어요. 농구를 처음 해보는 사람들도 있었고요. 그래서 농구를 알려주는 게 조금 힘들었던 것 같아요. 저도 제가 생각하기에 부족한 부분들이 있어서 연습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리고 팀원들이랑 같이 맞춰나가는 것도 사실 좀 힘들었던 것 같아요. 쿠스프라는 큰 대회를 나가는데 만난 지 별로 안 된 사람들이랑 호흡을 맞추려다 보니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딱히 그걸 극복하려고 특별히 노력하지는 않았어요. 그냥 내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해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 FIVE-F에 있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기본기가 매우 좋은 것으로 보이는데, 모두 농구를 하셨던 분들인가요?

대부분 농구를 취미로 했던 것 같아요. 5번 장유나 선수는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때까지 계속 스포츠 클럽 동아리를 통해 농구를 계속해왔고 문지우 선수도 도민체전을 자주 나갔던 걸로 알고 있어요. 강예진 선수랑 김도연 선수도 계속 취미로 농구를 해왔고요. 그래서 다들 기본기가 탄탄합니다.


◆ 대회 출전을 위해 어떻게 연습을 진행했는지 궁금합니다.

저희는 처음 합을 맞춰보는 거기도 하고 기본기가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항상 기본기부터 먼저 연습했어요. 그리고 농구에서는 체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셔틀런 같은 체력 훈련도 많이 했어요. 저는 추가적으로 러닝도 했고요. 농구를 쉰 지 오래되었으니 체력을 빨리 끌어올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많이 뛰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친선경기를 통해서 합을 많이 맞춰봤어요. 저희끼리 꼭 해야 할 것과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했었어요. 제 경우에는 찬스 났을 때는 꼭 쏘고, 패스를 돌렸을 때 너무 바로 쏘지는 말자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리고 오픈 레이업 같은 쉬운 찬스는 반드시 메이드 하자는 말도 했습니다.


◆ 체육관은 어떻게 대관했나요?

저희 팀원 중에 체육교육학과 학생이 있는데, 그 친구가 조교님께 부탁드려서 일주일에 2~3번 정도 체육관을 쓸 수 있게 됐어요. 무료로요. 그럼 이제 체육관에서 기본기나 속공 연습을 하기도 하고 가끔 고등학생들과 친선경기를 하기도 했어요.


◆ 훈련을 도와주는 사람이 계셨나요?

저희 오반칙 감독과 코치분이 많이 도와주셨고, 오반칙 선배들도 많이 도와주셨어요.

그리고 제가 2023년에 진주에서 열리는 3x3 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어요. 진주시 농구 동호회에 계신 일본인 여자 선수분께서 같이 나가자고 먼저 제안을 해주셔서 아는 언니들이랑 해서 다 같이 재미로 나갔는데, 그때 친해지게 되었거든요. 그 인연이 이어지면서 이번 대회에서 그분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 패턴은 어떻게 만들었는지?

우선 몇 개는 감독님이 만들어주셨고, 대회 도중에 생기기도 했어요. 저희가 다른 팀 경기를 정말 많이 봤는데 한 팀이 너무 좋은 엔드라인 패턴을 쓰는 거예요. '이 패턴 너무 좋다, 우리도 이거 해 보면 어떠냐' 해서 경기장 (서수원칠보체육관) 뒤쪽 야외 농구코트에서 연습을 했었어요. 그렇게 16강 경기 바로 전날에 새로 맞춰 보고 경기장에 들어갔던 게 기억에 남아요.


◆ 수원까지 오는 게 힘들지 않았나요?

저희는 대회 전날에 도착해서 숙박을 했어요. 그리고 본선까지 시간이 좀 뜰 때는 다시 진주로 갔다가 그 전날에 올라가서 다음날 경기를 뛰었던 것 같아요. 숙박비에 식비, 교통비까지 해서 4~50만 원 정도 들었어요.

저희가 예선이 끝난 날에 본선 진출 사실을 깨달았거든요. 공식적으로 나온 건 아니지만 저희끼리 분석을 하고 있었어요. 한번 이기고 한번 진 상황이라 득실차에 따라서 본선 진출이 갈리는 상황이어서 저희끼리 계속 모니터링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예선 끝난 날에 다음에 붙을 한체대 경기를 보고, 뒤쪽 코트에서 연습한 다음에 다시 진주로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선택한 부분이기도 했고, 나름 되게 재미있었거든요. 진주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농구를 할 수 있었다는 것도 좋아서 엄청 힘들지는 않았어요.


◆ FIVE-F는 이번 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냈는데요, 첫 대회에 대한 소감과 비하인드를 들려주실 수 있나요?

저희는 이번 쿠스프가 첫 대회다 보니 다들 경험 삼아 나가는 거다, 재미있게 하고 오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저희가 생각하기에도 경기를 좀 잘 풀어나갔던 것 같아서 뿌듯한 것 같아요. 원래 저희 목표가 본선 진출이었거든요. 실제로 본선에 진출해서 16강에서 한체대를 만나게 됐는데, 너무 강한 팀이다 보니 더는 못 올라가겠다고 이야기했어요. 우리는 목표는 달성했으니까 재미있게 하고 오자고 이야기한 게 기억에 남습니다.

출처 :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저는 개인적으로 여자부 경기를 되게 오랜만에 나간 거라서 좀 떨렸어요. 주변 사람들, 특히 농구부 오빠들의 관심을 너무 많이 받았어서 그런 면에서는 되게 좋았어요.


◆ 대회에서 첫 승리와 첫 패배를 겪었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나요?

첫 승리는 가톨릭대학교 바스타즈가 상대였어요. 저희가 작년 쿠스프를 보면서 상대를 많이 분석했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만 잘하면 이길 수 있겠다고 이야기했어요. 첫 승리를 했을 때는 되게 많이 좋아했던 것 같아요.

그다음으로 고려대 쿠타임이랑 경기를 했는데 바로 패배를 해서 좀 많이 아쉬웠어요. 그래도 속공 찬스 났을 때 잘 뿌려주기도 했고 상대에게 최대한 파울도 많이 얻어낸 것 같아서 후회는 없습니다.

(그때 고려대 쿠타임에 5반칙 퇴장을 당한 사람이 있었는데 기억하시나요?) 네, 기억해요. 상대팀이 선수가 많기는 했지만, 그때 주전 한 분이 나가신 거니까 다들 한번 잘해보자고 의지를 더 다진 것 같아요.


◆ KANCE와 경기한 이후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한체대 칸스랑 붙었을 때 저희가 초반에 이기고 있었는데 그러다 마지막에 3점 차로 패배를 했어요. 그래서 우리가 좀 더 정신줄을 잡았어야 했다는 말이 많이 나왔어요.  3점 차로 진 것보다도 경기를 더 잘 풀어가지 못한 것이 많이 아쉬웠던 것 같아요. 그리고 작년 쿠스프에서 봤던 선수 몇 분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도 아쉬웠어요. 그분들이랑 같이 시합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거든요.


◆ 대회에서 실수했던 부분이나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제가 경기를 뛸 때 다른 사람의 찬스를 잘 못 봤던 것 같아서 시야를 좀 더 넓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또 제가 찬스일 때는 쏘는 게 맞다고는 생각했지만, 가톨릭대와 시합할 때는 너무 과하게 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팀원들에게 조금 미안해요.


◆ 이번 경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상대팀 선수가 있다면?

한체대 칸스의 백유빈 선수가 기억에 남아요. 선수 출신이라는 것을 듣기는 했지만 경기를 확실히 기본기가 남달랐던 것 같아요. 턴드리블 같은 동작을 쉽게 구사하시는 걸 보고 확실히 농구 경험이 많다는 걸 느꼈어요.


◆ 운동 동아리는 그 특성상 ‘빡농(빡세게 농구)’과 ‘즐농(즐겁게 농구)’ 사이에서 많은 갈등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FIVE-F는 어느 쪽일까요?

제 생각에 웃으면서 재미있게 하면 즐농이고, 농구가 일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빡농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는 즐농을 추구합니다. 물론 대회 준비를 할 때는 빡세게 운동을 했지만요. 그냥 연습할 때는 즐겁게 농구하고 대회 때도 즐겁게 농구하자고 다들 이야기했던 것 같아요.


◆ 내가 팀에서 하는 역할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무래도 주장 아닐까요? 저희가 쿠스프 신청서를 마감 몇 시간 전에 냈는데, 그때 제가 농구를 좀 할 줄 안다고 생각해서 그랬는지 '주장' 칸에 제 이름을 적었어요. 그렇게 얼떨결에 주장이 됐지만 팀원들을 잘 이끌어가는 것만 잘하자는 생각으로 해왔던 것 같아요. 그리고 연습할 때 훈련시키는 것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훈련은 어떻게 시키나요?)

초등학교 때 운동했던 것도 하고, 오반칙에서 남자분들이 하는 훈련을 따라하기도 했던 것 같아요.


◆ FIVE-F을 어떤 팀으로 만들고 싶으신가요?

서로 감싸주고 즐겁게 농구할 수 있는 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농구할 때도 즐겁고, 그냥 팀에 있을 때도 행복했을 때 그게 가장 좋은 팀이라고 생각해요.


◆ 동아리 활동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뽑자면?

연습할 때나 게임을 할 때나 저희끼리 으쌰으쌰 하면서 파이팅 있게 운동했던 것들 하나하나가 전부 기억에 남아요.




주눅 들지 않는 그의 포물선


◆ 남자 선수들과 함께 뛸 때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무래도 여자보다는 남자들이 스피드도 빠르고 힘도 세다 보니 신체적인 부분에서 많이 밀려서 힘들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런 만큼 실력이 많이 늘어요. 특히 수비할 때 남자들이 워낙 빠르다 보니 수비를 더 잘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것과는 별개로 운동을 많이 하게 돼요. 오반칙은 원래 일주일에 3번 동아리 활동을 하고 나머지는 러닝을 하면서 개인운동을 해요. 다들 워낙 농구를 좋아해서 일주일에 다섯 번 정도 운동을 하는데 저는 전부 따라가지는 않지만 적어도 일주일에 세 번은 농구를 할 수 있어서 좋아요.

별개로 남자랑 하게 되면 가끔 대놓고 봐주는 경우가 있는데, 제가 그걸 정말 싫어해요. 그래서 그런 사람 앞에서는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 해연님이 가장 자신 있는, 혹은 가장 좋아하는 플레이가 있다면?

저는 패스를 돌리다가 3점 찬스가 났을 때 던지는 플레이를 제일 좋아해요.

게임 뛸 때 최대한 3점을 많이 던지려고 해요. 연습할 때는 그냥 3점 라인 따라서 10개씩 5군데에서 던지는 정도로 하는 것 같아요. 최대한 감을 잡기 위한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 우리 팀에서 나랑 가장 합이 잘 맞는 팀원은? 기억에 남는 플레이가 있는지?

장유나 선수가 저랑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항상 제 패스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거든요. 제가 3점을 던지거나 드라이빙을 했을 때 패스 주기 쉬운 곳에서 있어서, 그렇게 찬스를 많이 봤던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플레이는 제가 속공을 뛰고 있을 때 유나가 정확히 앞으로 패스를 줬던 게 기억에 남아요.

장유나 선수 출처 :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장유나 선수는 어떤 사람인가요?) 장유나 선수는 농구할 때 파이팅이 넘치는 사람인 것 같아요. 분위기가 좋지 않아도 그걸 다시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이에요. 훈련을 할 때도 같이 이것저것 찾아보면서 이걸 해보자, 저걸 해보자 하면서 같이 도와줬어요. 그리고 농구를 정말 좋아하는 친구예요. 오반칙에서 농구를 제일 오래 하기도 했고 농구를 워낙 좋아해서 항상 연습을 하더라고요.

(장유나 선수에게 한 마디 하자면?)

맨날 키 작다고 놀려서 미안해.


◆ 농구를 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과 후회됐던 순간을 꼽자면?

제가 슛을 넣었을 때 다들 밖에서 응원에 주거나 좋아해 줄 때 행복을 느끼는 것 같아요.

조금 후회되던 순간은 아무래도 농구를 하지 않게 되었던 순간이요. 제가 청주 출신인데, 코치님들이 다시 농구를 할 수 있겠냐고 자주 여쭤보셨거든요. 그때마다 몇 번 흔들렸는데, 그래도 다시 한번 해볼걸이라는 후회는 남는 것 같아요.


◆ 경기장 안에서 슛이 들어가지 않거나, 지고 있을 때 어떻게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편일까요?

최대한 다른 팀원들이 잘할 수 있는 플레이를 만들어주자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냥 오늘은 잘 안 들어가나 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다른 쉬운 것, 이를 테면 속공 같은 것을 놓치지 말자고 생각해요. 저는 3점 슈터지만 드라이빙이나 가까이에서 슛 던지는 것도 할 수 있으니까요. 수비를 이끈 다음에 다른 팀원들의 찬스를 봐줄 수도 있고요.

더욱이 저희는 즐겁기 위해 농구를 하는 거니까, 즐겁게 다치지 말고 하자고 생각하며 경기를 뛰었던 것 같아요.


◆ 7호공과 6호공의 차이가 힘들진 않았나요?

7호공이 되게 무겁고 크잖아요. 그래서 처음 6호공을 만졌을 때 되게 가볍고 장난감 같아서 감을 잡기가 힘들었어요. 아무래도 슈터다 보니까 감을 잡는 게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같은 힘을 써도 너무 멀리 나가기도 하고 에어도 많이 떠서 많이 힘들었는데 계속 쏘다보니까 어느 순간부터 괜찮았던 것 같아요.

지금은 7호공도 같이 쓰고 있어서 괜찮지만, 내년에 다시 6호공으로 대회를 나가게 되면 다시 힘들 것 같긴 해요.


◆ 농구가 자신의 인생에서 몇 퍼센트 정도 차지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60% 정도 차지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농구할 때 제 본모습이 나오고 제일 즐겁고 행복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본 모습이 어떤건데요?) 뛰어다니는 개처럼 행복해보이는 모습이요. 산책하는 강아지들 있잖아요.

그리고 농구도 재밌긴 하지만 오반칙이라는 팀이 저에게 정말 큰 것 같아요. 제가 같이 농구하는 사람들을 너무 좋아해서 그 사람들이랑 있을 때면 항상 행복을 느끼곤 해요. 제가 작년에 처음 대학에 왔을 때 자취를 했는데 그때 아무도 모르는 학교에 와서 좀 힘들었거든요. 그때 오반칙이라는 팀에 들어가서 되게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어요.


◆ 나만의 루틴이나 특별한 버릇이 있다면?

엄청 특별한 루틴은 없고, 경기 들어가기 전에 자유투 한 번이랑 3점 슛을 꼭 쏘고 들어가요. 그래야 마음에 안심이 되더라고요. 자유투 같은 경우에는 투샷이면 드리블 두 번, 원 샷이면 바로 쏩니다. 호흡을 고르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그런 거 없고 바로바로 쏘는 것 같아요.

출처 :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 앞으로 FIVE-F와 해연님은 어떻게 농구를 이어가게 될까요?

지금 여자 오반칙의 경우 임용 준비하는 사람도 있고 졸업을 앞둔 사람들도 많아서 남게 될 사람이 거의 없어요. 또 지금 팀원들 중에서도 농구를 아예 안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고요. 그래서 지금은 대회 연습은 하고 있지 않습니다.

올해 다시 다 같이 농구 연습을 할 것 같지는 않고 내년에 다시 한번 선수를 구할 예정이에요. 이 부분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저도 내년에 이 학교에 남아있을지 잘 모르는 상황이라 일단 지금 할 수 있는 걸 하려고 해요. 쿠스프를 다시 나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팀원들을 최대한 이끌어가면서 내년에도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해요.

저는 작년처럼 오반칙에서 같이 농구하고 게임을 뛰면서 살 것 같아요.



이렇게 오반칙의 주장 김해연 선수와의 만남을 통해 오반칙의 대회 출전 비하인드와 그의 농구 인생에 대해 들어보았다. 언젠가 오반칙 여자 선수들과 다시 코트 위에서 만날 날을 고대해 본다.




소소한 질문

◆ 가장 농구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는 팀원은?

장유나 선수요.


 이거 하나는 내가 여대부에서 가장 잘한다!

저는 친화력이 좀 좋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랑 친해지는 걸 너무너무 좋아하거든요.


◆ 속공 성공 vs 깔끔한 3점 슛

후자. 저는 슛이 정말 좋거든요.


◆ 만약 농구가 아니라면 어떤 운동이나 활동에 도전해보고 싶나요?

배구. 잘한다는 이야기를 꽤 들었거든요


◆ 솔직히 나 없으면 팀 안 돌아간다 (0 / X)

O. 다른 팀원들이 저에게 의지를 많이 합니다. 제가 없으면 농구를 할 때 잘 안 돌아가지 않을까 생각해요.


◆ 받기 좋은 A패스 실수하기 vs 원맨 속공 허무하게 놓치기 뭐가 더 최악?

후자. 너무 허무하잖아요. 물론 A패스를 놓치는 것도 허무하긴 하지만 그래도 전 후자가 더 최악인 것 같아요.


◆ 농구를 할 때 기억에 남는 말이 있을까요?

선배들의 말이 기억에 남아요.

3점 놓쳐도 된다. 다음에 넣으면 되지.


◆ 상대를 앵클 브레이크 시킬 수 있다면 누굴 하고 싶은지?

오반칙의 정재흠 선배.

1대 1을 많이 했는데 한 번도 뚫어보지 못했거든요.


◆ 농구를 한 다음에 회식 vs 농구를 한 후 빨리 샤워하고 자기

전자. 저는 술을 아예 안 마시기는 하는데 회식 자리는 정말 좋아하거든요. 사람들이랑 있는 시간을 너무 좋아해서 그때가 제일 좋아요. 참고로 MBTI는 ESTJ입니다.


◆ 코드 위에서 더 멋있다고 생각하는 포지션은? 가드 vs 포워드 vs 센터

가드. 제가 가드라서요. 1번과 2번을 고르자면 보이는 건 2번이 더 멋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3점을 넣었을 때 사람들이 더 좋아하니까요.


◆ 모두가 감탄할 만한 플레이를 했다면 하고 싶은 세레머니는?

벤치를 향해 총쏘기. 한 번도 해본 적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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