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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콜럼버스 Oct 22. 2019

[인터뷰] 세상을 바꾸는 쓰레기통, 수퍼빈 김정빈 대표

           



나는 일회용 플라스틱 커피컵입니다....


여기는 인천의 한 소각장이고요....


제 몸에 불이 붙길 기다리고 있어요....


잠시 뒤면 뜨겁게 타서 없어지겠죠....


이게 제 운명인가 봅니다....




            


                             

저는 한때 제가 명품인 줄 알았어요.



스타벅스에서 태어났거든요.



스타벅스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줄이겠다고 입을 대고 마실 수 있는 일회용 컵을 개발했죠.



그게 저예요.



전 환경에 도움이 되는 컵으로서 모두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자부했죠.










                                     

그리고 몸통에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모두 비워지자 당연히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통으로 던져졌죠.



저는 기뻤고, 기대했어요.



커피컵으로서도 쓰임이 있었고, 버려져도 환경을 헤치지 않고, 무언가로 다시 태어날 테니까요.



제를 비롯해 여러 플라스틱 친구들을 담은 봉투는 새벽녘에 꽁꽁 묶여 트럭에 실렸어요.



이제 재활용장으로 향하겠죠?


             



 




어랏, 그런데 이상합니다.



트럭에 타고 보니, 오른쪽에는 쇳덩이들이, 왼쪽엔 비닐류들이, 아래쪽엔 온갖 소각용 쓰레기들이 함께 있네요.



아, 편의상 한꺼번에 싣는 거겠죠.



선별장에 도착했습니다.



어랏, 봉투를 뜯더니 비닐, 쇳덩어리 친구들을 함께 저 큰 통에 넣어 버리네요.




이리 끼이고, 저리 끼이고 힘듭니다.



컨베이어 벨트에 딱하고 올라왔습니다.



이제 좀 숨통이 트이네요.


                                   

저기 여러 할머니들이 팔 토시를 하시고 플라스틱을 분류하고 계시네요.



저 여기 있어요. 절 어서 꺼내서 재활용해주세요.



할머니의 손끝이 제게로 오네요.



저 이제 구원받으려나 봐요.

.

.

.

.

                                        

그런데 할머니의 손길에 제 머리를 넘어 제 뒤에 있던 페트병으로 향합니다.



저를 본 게 아녔군요.



저는 털털 거리는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저 끝 깜깜한 터널로 들어갔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네요.



딱딱한 무언가와 부딪히다 찌그러지고 찢어졌어요.


        



다시 볕이 드는 곳에 나왔네요.



15톤 트럭이군요.



아까 저를 찌른 건 나뭇조각였어요.



전 이대로 소각장으로 향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가 재활용될 거라 생각하지만, 주변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실제로는 소각장이나 매립장으로 간다고 하네요.



폴리스틸렌 같은 성분이 들어있어 재활용이 어렵다고...



운 좋은 친구들은 사회적기업이나, 초등학교로 가서 디자인 소품이나 교구로 재활용된다고는 합니다.



100개 중에 5개 정도라네요.



전 그런 행운아는 아녔군요.


이제 불타는 소각장으로 들어갑니다.



전 검정 연기를 내뿜으며 타들어 갈 거예요.



그래도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는데 쓰였으니 여한은 없습니다.



그럼 다음 생에는 더 요긴하게 쓰이길.



모두들 안녕!!!






                           

우리는 쓰레기 분리배출이 몸에 배어 있습니다. 환경을 위해서죠.



분리배출은 도덕적 행위로써 스스로 자존감을 높이고 사회적 책무를 다했다는 기분을 들게 합니다.





그러나 정작 실상은 아니죠.



정부는 재활용을 위해 분리배출하라고 독려하지만, 국내 재활용 프로세스는 굉장히 저차원적이고, 재활용률이 낮습니다.



애초에 분리배출을 해도, 결국 중간 과정에서 재분류하며 대부분이 폐기 처리되고 맙니다.


                 




비단 한국만 그런 게 아닙니다. 세계 많은 나라들도 마찬가지며, 이 때문에 분리배출 제도를 시행하는 나라는 많지 않습니다.



이런 쓰레기들은 소각해야 하지만, 다이옥신 등 독성 물질이 배출되기 때문에 바다나 초원, 산속에 버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600도 이상 고온으로 태우면 독성 물질이 안 나오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 사람이 살지 않는 자연에 버리게 된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고 재활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합니다. 그러나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습니다.



단순히 환경적 당위성만 갖고는 사람들의 행동 변화를 끌어내기는 어렵습니다. 근본적으로 경제적 유인이 사회적 당위와 맞아떨어져야 일이 됩니다.



재활용은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않고, 부가가치 최종 단계의 부산물을 '처리'하는 일입니다.



여기서 어떻게 돈을 벌면서, 환경을 깨끗하게 만들까요. 어려운 문제입니다.





                

국내외에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스타트업들이 도전하고 있습니다.



제가 관심 갖게 된 '수퍼빈'이란 회사도 이런 회사 중 하나입니다.



사업 구조를 한 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 회사입니다. 재활용품을 쉽게 분류하는 스마트 휴지통을 개발해, 잘 분리수거 된 쓰레기를 잘 재활용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 기업들이 이를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입니다.



http://superbin.co.kr/new/index.php



이와 관련해 김정빈 대표님은 순환 경제의 생태계 구축이 목표라고 합니다.



기술을 사용한 분리배출과 시민들의 책임감 고양을 통한 의식 변화, 이익 분배 생산 체제의 변화, 규모의 경제 실현.



이 다양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 시작은 '네프론'이란 스마트 휴지통의 보급입니다.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도 굉장히 큰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산업 생태계의 그림도 잘 그렸습니다.



김 대표님은 코스틸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사업에 잔뼈가 굵은 분이죠.



https://people.search.naver.com/search.naver?where=nexearch&query=%EA%B9%80%EC%A0%95%EB%B9%88&sm=tab_etc&ie=utf8&key=PeopleService&os=213301



이에 김정빈 대표님을 만나 여러 이야기를 하니씩 들어봤습니다.



폐기물 분야에 무지했는데, 김 대표님과 한 시간여 대화를 나누고 눈이 확 띄는 기분이었습니다.







                 

Q. 우리는 왜 분리수거를 하나.


A. 미국·영국 등은 분리수거를 안 한다. 분리배출해도 또다시 선별작업을 해야 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냥 버린다. 특히 생활폐기물은 분리수거해서 재활용하기 어렵다. 거리의 쓰레기는 모두 소각하거나 매립한다. 경비원분들이 2차 분리수거하는 아파트 단지 정도여야 의미 있는 분리수거 결과가 나온다.



Q. 재활용 업체가 수거해가지 않나.


A. 현재 생활폐기물 처리 프로세스에서 재활용 업체는 없다. 수거 업체가 모두 가져가 돈이 될만한 것만 따로 분류하고 나머지는 모두 소각, 매립한다. 사람들이 소비하고 버리는 데 대한 죄책감을 덜고 합리화하기 위해 재활용 프로세스가 있다고 믿고 있다고 생각한다.



Q. 재활용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한가.


A. 캔·페트병 등 일부 폐기물에 한해 제한적으로 가능하다. 폐기물은 원칙적으로 소각해야 하는데 환경 문제로 소각장을 더 짓지 않아 매립량이 늘고 있다. 그런데 재활용 프로세스가 없어 모두 방치폐기물이 되고 있다. 재활용품을 재처리하는 것보다 새로 만드는 게 훨씬 싼 경우도 많다.



Q. 해결 방법은 없나.


A. 종이컵처럼 무조건 싸게 만드는 원가 중심의 사고방식을 버리고 제조단계부터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야 한다. 음료수 제조사가 비용을 지급해가며 공병을 회수하는 것처럼 직접 수거하는 방식도 고려할 만하다. 폐기물 처리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맡다 보니, 문제를 전국 단위로 다루기 어렵다. 공장 폐기물의 경우 그 공장 안에서 재활용 되도록 시스템화했지만 생활 폐기물은 통제가 불가능하다. 지자체가 손을 안 대도 경비원분들의 노동력을 갈아 넣어서 분리수거를 하면 산업용 스크랩 퀄리티의 80% 수준까지는 나온다. 시장에서 거래가 된다.



Q. 대부분 경우 재활용품이 저렴할 텐데 구입하는 회사는 없나.


A. 철강 업계의 경우 망간이나 아연 함유량이 0.1%가 많냐 적냐를 두고 단가 씨름을 벌인다. 그런데 어떤 기업이 안정성이 확보 안 된 재활용 소재를 쓰겠나. 폐기물 처리 업체들도 결국 정부 보조금을 바라고 뛰어든다. 보조금 없이 자립할 수 있는 업체는 없다. 현 구조로는 기술과 시스템이 발전하지 않는다. 수퍼빈은 경제성 있는 재활용품을 만들어 보조금 없이도 생존할 수 있는 회사로 키우고 싶다.



Q. 소각장을 더 지으면 매립지 부족 문제는 해결되지 않나.


A. 폐기물은 사업적으로 판단하면 이해하기 쉽다. 환경론자들은 재활용의 차선책으로 소각·매립을 주장한다. 하지만 소각이 최선책일 수 있다. 600~1000도의 고온으로 완전히 연소시키면 다이옥신 등 독성 물질이 안 나온다. 다만 돈이 많이 들 뿐이다.



경북 의성의 쓰레기 산을 드론으로 촬영한 장면.


                              

Q.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이 섞여 있으면 재활용이 안 되나.


A. 안 된다. 재활용을 할 수는 있는데, 재활용 제품이 수준이 많이 떨어진다. 인형 솜 정도 밖에 못 쓴다. 현재 세상이 원하는 재활용의 정의와 현재 폐기물 선별, 처리 업체들이 말하는 재활용의 개념이 다르다. 심각하게 얘기하면 경북 의성에 쌓아두는 폐기물도 재활용으로 생각한다. 정말 최저질의 제품을 만들어도 재활용이다.



Q. 수퍼빈이 생각하는 재활용은 어떤가.


A. 제품의 퍼스트 라이프보다 세컨드 라이프의 주기가 길어지면 제품의 부가가치가 정말 밸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버려진 페트병으로 플레이크를 만들어 팰릿을 제작한다. 한 스타트업은 거기서 천을 뽑아서 거기에 착색, 염색을 시켜서 핸드백을 만들 수 있다. 16개의 페트병이 들어가는데 핸드백이 개당 6만 원이다. 사람들이 환호한다. 세컨드 라이프가 길어진 거다. 그러면 원유에서 폴리를 안 뽑아도 되고, 천연 섬유, 양털을 덜 깎아도 된다. 세컨드 라이프가 길어질 수 있도록 사회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것은 다운 사이클링이 되는 것이다.



Q. 현재 재활용 업체들의 프로세스는 어떤 방식인가.


A. 전 세계 다 비슷하다. 재활용 설비 업체들의 브로슈어를 받아보면 1번은 모두 파본기다. 모아오면 봉지부터 뜯는 게 재활용 프로세스의 1번 과정이다. 모아온 재활용품의 비닐을 뜯는 과정이다. 분리수거를 한다고 분리수거 한 물건이 착착 이동하는 게 아니다. 결국 다 모여서 묶은 뒤 이를 이동시켜 결국 한 공장에서 뜯어서 재분류를 한다. 전 세계가 분리배출을 요구하지 않는 이유다. 선별장에서 할머니들이 토시 입고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만 선별한다.



Q. 그렇다면 제대로 된 재활용 프로세스는 없다는 뜻인가.


A. 사업하면서 저 스스로 세운 가설은 재활용 프로세스는 없다는 것이다. 그 가설은 선형 경제와 순환 경제를 비교하면 알 수 있다. 우리는 선형으로 산다. 생산하고 소비하고 선별 분리해서 매립, 소각한다. 일부가 재활용된다. 선형 경제 내에서 폐기물을 다루는 업체는 소각이나 매립 업체다. 이 업체들은 이 행위로 돈을 번다. 이런 업체들이 소각하려고 쓰레기를 받았는데, 이 안에 재활용할 만한 것들을 빼내서 재활용에 사용한다. 소각 비용은 소각 비용대로 받고, 재활용 가능한 것은 따로 팔아 돈을 번다. 쌈짓돈을 버는. 우리 사회경제 구조는 소각, 매립 회사가 폐기물을 담당한다. 그들이 메인인데, 제한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구조. 동등하게 구축하게 있는 상태는 아니다.



Q.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하나.


A. 순환 경제 모델로 가야 한다. 인간들도 안다. 더 이상은 이렇게 못 간다. 재활용을 사회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경제 구조가 자체가 재활용을 사회 인프라로 잡아야 한다. 순환 경제로 못 가는 이유는 생산자들의 원가 중심 사고, 싸야 잘 팔리니. 기능 중심 사고, 편리해야 잘 팔리니. 마케팅 중심 사고, 자극적이어야 잘 팔리니. 이런 것들이 재활용이 안 되게 한다. 순환시킬 수 있는 생산 체제를 갖춰야 한다.



Q. 생산자들에게 유인이 있어야 가능한 일 아닌가.


A. 기업들은 EPR 제도라고 소각, 매립할 때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분담하고 있다. 순환자원유통공제조합이란 곳에서 기금을 관리한다. 이들이 업체에 돈을 쏴 준다. 수익구조가 공제조합에 돈을 받아 돈을 버는 구조지, 소비자가 분리 수서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다. 비즈니스 구조가 없다. 사회적 선한 활동과 이 사업체들 사이에 이해관계를 못 맞추고 있어 겉돈다. 보증금 제도를 기반에 둔 순환 경제. 이 사이클은 UN이나 글로벌 기업들이 시도하고 있다.



Q. 예를 들어 달라.


A. 에비앙은 자기들이 만든 생수병을 회수해 다시 쓰고 있다. 이 비전을 선포하고 세상에 나왔는데 제일 먼저 부딪힌 게, 회수가 안 됐다. 그래서 수퍼빈 같은 회사에 투자하고, 재활용 가능하도록 캠페인 하고 있다. 우리가 판매한 것을 회수하고 싶은데, 사회 시스템이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코카콜라도 마찬가지다. 페트병의 50%를 리사이클로 쓴다는데 못 구하고 있다.

       


빈 병 보증금 제도.


                 

Q. 보증금 제도를 운용하면 되지 않을까.


A. 실제 빈병 보증금처럼 보증금 제도를 운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차이점이 있다. 빈병 보조금은 회수해서 운영하는 게 자기네들 사업비에 훨씬 효과적이다. 그런데 이런 것을 국가가 보조금 형태로 지원해주고 있다. 폐기물 중에 환경에 심각성이 큰 페트병이나 캔은 이런 제도가 없다. 선진국도 시도하며 많이 부딪히고 있다. 그래도 해야 하는 일이니 뚫어나가면서 하고 있는데, 한국 정부는 민원 생기는 게 싫으니 안 가고 싶어 한다. 우왕좌왕하고 있어서 기업들이 먼저 움직이는 것이다. 순환 경제를 위한 글로벌 아젠다의 세팅, 선진국 대기업의 활동, 생태계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다.



Q. 순환 경제를 위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A. 플라스틱을 모아서 재활용하는 주체가 지금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 주체가 롯데케미칼, 금호석유, LG화학 같은 석유화학 업체들이 재활용 주체로 들어와야 한다. 이 기업들이 리사이클 제품에서도 원유에 준하는 차상위 제품을 뽑을 수 있다면, 돈을 주고 살수 있는 유인을 만들어서 벌크로 제공해야 한다. 생산자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케미칼 업체들은 불순물이 없는 폐기물을 하루에 수백 톤씩 갖다 주면 구매해서 재활용할 의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를 수백 톤씩 모을 수가 없다.



Q. 이 프로세스에서 수퍼빈의 역할은.


A. 네프론은 형상 인식을 통해서 사람들이 버리는 폐기물을 인식해서 버릴 거는 버리고 재활용할 거는 재활용한다. 판매할 수 있는 방식으로 AI로 선별하고 있다. 데이터를 누적시키고 있다. 케미칼 회사가 소재를 만들기 위한 상태의 폐기물 수집이 불가능했는데, 이를 해내면 산업화가 가능한 상황이다.



Q. 케미칼 회사들의 프로세스는.


A. 재활용 플라스틱은 플레이크로 만든다. 워싱해서 불순물을 제거해서 잘게 쪼갠다. 이걸 케미칼 회사들이 가져가서 끓인 뒤 국수 줄기처럼 뽑아낸다. 이로 파이버, 필름 등을 만든다. 이 플레이크가 고순도로 안 나온다. 불순물이 섞여서 그렇다. 아무리 고온, 고압으로, 세계 최고의 기술을 사용해도 생활폐기물에서 나온 불순물을 제거하기 어렵다. 페트병의 시트지를 제거하면 재활용이 잘 된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시트지를 재활용 과정에서 처리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문제는 접착제다. 이 때문에 품질이 떨어진다. 일본은 페트병에 음료를 넣고 마지막에 진공으로 라벨을 붙인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먼저 라벨을 붙이고 음료를 넣는다. 생산 공정의 순서를 바꿔야 한다. 원가 중심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바꾸지 않는다. 고순도 플레이크를 못 만들면 쓰레기에 불과하다. 현재 순도 높은 플레이크를 만들기 위한 설비 구축을 준비 중이다.



Q. 분리배출의 선순환 생태계는 어떻게 만들 계획인가.


A. 돈이라는 페널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누군가 음료수 사 먹고 페트병이나 병을 보증금 100원을 안 받고 버리고 갔는데, 또 다른 누군가는 이 100원을 받기 위해 집어갈 것이다. 이를 문화를 최대한 활성화하자는 것이다. 이를 이대로 놔둔다면 선별 업체들의 쌈짓돈 역할 밖에 안 될 텐데 이를 체계적으로 자원으로 활용해 그 혜택을 소비자에게 돌릴 수 있다. 순환 경제의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Q. 소비자 교육도 중요해 보인다.


A. 수퍼빈은 수집, 선별 과정에서 사람들에게 환경에 대한 인식을 두 가지로 인식시킨다. 쓰레기도 돈이다, 재활용도 돈이다. 이런 인식이 깔린다면, 에비앙이 삼다수보다 50원이 비싸지만, 수퍼빈에 에비앙 페트병을 반환해 50원을 받게 된다. 리사이클 프렌들리 행동을 하게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들에게 선택지를 주게 되는 것이다. 지금은 생산자가 선택지를 안 만들어준다. 소비자가 이 제품을 소비할 수 있도록 인플루언싱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쓰레기가 돈이 된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사람들은 그게 증명되면 이를 선택한 소비자가 나오게 될 것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79개의 네프론을 돌리고 있는데, 이걸로는 공장을 돌릴만한 양이 안 된다. 앞으로 네프론 중심으로 모으기도 하지만, 별도로 네프론이 구분하는 정도 수준으로 분리수거해 오는 분들이 생길 것이다. 저희 물류망을 이용해서 이를 별도로 매입할 계획이다. 무한 흡수할 생각이다.



Q. 재활용 플레이크가 경제성이 있나.


A. 효성이나 삼양 같은 회사가 페트병으로 폴리를 뽑아내는 원사 1kg의 판매가가 2만7000원이다. 원유에서 뽑은 것은 1만원 미만으로 팔린다. 재활용 플레이크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뽑아낼 수 있다. 없어서 시장에서 못 구하고 있다. 유럽 내에서 유통되는 플라스틱은 의무적으로 일정 비율 이상 리사이클 제품을 사용하게 돼 있다.


        



                                  

Q. 리사이클이 몇 번까지 가능한가.


A. 이론적으로 순도가 높다면 무한히 가능하다.



Q. 종이도 가능한가.


신문지, 박스 용지 모두 구분해야 한다. 펄프의 재질이 달라서다.



Q. 플라스틱의 경우는 재질이 달라도 상관없나.


두께나, 촉감 등등과는 무관하게 플레이크로 만들 수 있다. 다만 성형된 이후에 폴리의 성격이 바뀌는 것이 재활용 시 영향이 있는지 연구도 잘 안돼 있다. 리사이클 소재로 쓰려는 공부가 안 돼 있어서다. 연구 투자가 없었다. 인프라, 생태계가 없다.



Q. 네프론 보급 계획은.


A. 10월부터 학교에 들어간다. 학생들이 네프론을 이용하면 봉사시간으로 인정을 해준다. 서울시 교육청 측으로부터 서울시에 학생, 교직원이 100만 명인데, 이들의 환경교육이 되길 바란다며 제안을 받았다.

    


네프론



Q. 네프론 인식의 오류 발생 가능성은.


A.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정말 아닌 것만 제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서다. 다음 밸류체인이 만들어질 때이면 데이터가 많이 쌓여 인식률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Q. 수퍼빈이 지향하는 바는.


A. 폐기물에 대응하기 위해 개인들이 자기가 버리는 쓰레기를 거래하는 플랫폼을 지향한다. 폐기물이 거래되는 재화로서 가치가 있게 만들어줘도, 시장에 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 판이 없으면 성사가 안 된다. 수퍼빈은 AI를 기반에 두고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의 제공과 최적의 물류, 확보된 재원을 사람들에게 되돌려주려고 한다. 시장의 판을 만드는 거다. 이를 위해 네프론을 개발.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수자원 공사 통해서 10억 원을 지원받았다. 하루 5톤의 플라스틱을 구분하는 AI 설비를 수주받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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