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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콜럼버스 Apr 20. 2020

'K패션 전도사' 20대 디자이너의 도전 성공할까

[인터뷰] 송지연 에이전시팀 대표 


'제품만 있지 브랜드는 없다.'



국내 패션·뷰티 관련 스타트업들 관계자들이 많이 하는 말입니다.



LED마스크나 BB크림처럼 한국 기업이 개발한 패션·뷰티 상품이 세계적 히트를 쳐도 글로벌 브랜드가 없다는 것입니다.



굴지의 브랜드가 없으니, 중국 기업들이 카피 제품을 내놔도 대응할 방법이 없죠. 제품 판매로 단기 성과는 올릴 수 있지만, 중장기 비즈니스를 펼치기 어렵습니다. 요식업 프렌차이즈와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브랜드가 없는 것은 제품 카피가 쉽고, 해외 등지로 시장을 넓히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와 단기 수익에만 몰두하는 기업들의 근시안적 대처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수출보다는 내수에만 몰입하게 됩니다.



https://www.allure.com/story/korean-fashion-streetwear-brands-to-know




이는 곧 막대한 자본과 시장을 가진 중국 기업만 배불리는 상황으로 이어집니다. 중국에서 K패션이 제아무리 인기가 높다고 해도 현지 시장을 직접 공략하는 기업들은 많지 않습니다.



홍대나 동대문, 가로수길 등지에서 따이공들이 국내 로드샵 제품을 현지 MD나 소비자들에게 화상통화로 보여주고 대량으로 사 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좋은 제품을 쉽게 팔 수 있으니, 따이공들로서는 돈 벌기가 땅 짚고 헤엄치기죠.



'한국 브랜드가 직접 중국에 진출할 수는 없을까.' 이런 고민을 하는 브랜드가 많이 있겠지만, 현지 마케팅과 판로개척 등에 어려움을 많이 겪다가 결국 좌절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에 국내 브랜드의 중국 등 해외 진출을 돕고 K뷰티의 세계화에 앞장서는 스타트업이 있어 만나봤습니다.



'에이전시팀'이란 회사인데, 중국의 패션 도매 유통(B2B) 및 판로개척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에이전시팀의 송지연 대표님은 디자이너 출신으로 국내 브랜드와 디자이너들이 국제 무대에서 뛸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며 창업에 나섰습니다.




https://www.agencyteam.co.kr/




20대의 젊은 창업자지만, K패션위크 등 여러 글로벌 행사의 프로젝트 매니저를 맡으며 남다른 국제적 역량과 감각,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계십니다.



송 대표를 만나 창업 배경과 국내 패션 브랜드의 나아가야 할 길 등과 관련해 대화를 나눴습니다.










Q. 창업 전 경력과 창업의 계기는.


A.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샤라는 패션 브랜드 신사업 기획팀에서 2년간 근무했다. 국내 기존 패션 브랜드의 리뉴얼 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콘텐트진흥원의 패션사업 육성의 프로젝트 매니저 대행 업무를 했다. 서울패션위크에도 참여했다. 총 7건의 PM을 했고, 주로 중국과 태국·미국·독일 등지에서 디자이너들의 팝업스토어를 열고 해외 B2B 연계 업무를 했다. 학부 시절 전공은 디자인, 석사는 패션디자인 컨설팅 개발이었다.



Q. 디자이너에서 개발로 돌아선 이유는.


A. 첫 직장의 영향이 컸다. 디자이너인데 기획 업무를 맡게 됐다. 상품을 가공, 분석해 포커싱 하는 일이다. 물건을 파는데 소질이 있다고 생각했다. 기획 업무는 디자인이나 상품에 대한 안목과 어떻게 파는지 유통을 만드는 게 중요한데, 둘 다 강점이 있었다.



Q. 7건의 프로젝트는 무엇이었나.


A. 상하이패션위크에 매년 2개 디자이너 브랜드를 보내는데, 그때 패션쇼부터 B2B 연결, 팝업 스토어 개설 및 운영, PR, VIP 행사 엑설러레이팅 프로그램 등을 모두 단독으로 매니징 했다. 그 가운데 B2B로 연결해 시장에 안착한 브랜드가 있다. 중국은 시장의 특성이 있는데 거기에 맞게 잘 안착한 것 같다. 당시 카이, 디엔티도트 두 브랜드를 보냈다. 두 브랜드 모두 이미 중국에 진출한 상태였는데, 이를 도와준 역할을 했다.



Q. 중국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


A. 중국에 아이러브촉이라는 패션 브랜드가 있는데 컨설팅 의뢰가 왔다. 미샤라는 기업이 중국에 진출했고, 국내에서는 큰 기업이니 패션 상품에 대한 노하와 트렌드, 시즌 기획 노하우를 요청해 왔다. 이 과정에서 중국과 인연을 맺게 됐다. 유통에 대해서 리서치 했다. 세계적 트렌드를 유행하는지. 중국에 포커스 해서 보게 됐다.



Q. 중국 패션 시장을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나 트렌드가 있나.


A. 한국은 중국이 가지지 못한 것들이 있다. 하드웨어나 봉제기술은 이미 중국이 한국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다만 콘텐트, 이미지를 만들거나 스타일링은 따라잡기 힘들다. 상당수 브랜드가 한국 콘텐트를 따라 하려고 하는데 잘 안된다.한국 연예인들이 입는 스타일은 시차를 두고 중국에서 똑같이 유행한다. 따라서 덩달아서 무신사브랜드와 스트리트 브랜드가 엄청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시차가 예전에는 1~2년 걸렸는데 요즘엔 6개월로 축소됐다. 조금씩 느리지만 비슷한 맥락으로 가고 있다.



Q. 일본 패션은 인기가 없나.


A. 일본 패션은 크게 유행하지는 않는다. 다만 일본 제품에 대한 신뢰가 있어서 무인양품이나 일본 브랜드에 대한 퀄리티 수요는 있다. 다만 실용적 수요에 국한된다. 한국 상품은 핫한 아이템이다.



Q. 창업 배경이 재미있나.


A. 많은 일 중에서 매력을 느낀 것은 한국 브랜드를 해외 팝업 스토어를 통해서 오프라인하는 사업 모델에 관심 많았다. 실제 중국 아시아에서 팝업 스토어나 단기 이벤트성 스토어를 열게 됐고. 좋은 조건을 주는 곳이 많았다.




https://www.scmp.com/magazines/style/fashion-beauty/article/2119773/why-seoul-now-asias-hottest-fashion-city




Q. 네트워크에는 확신이 있었나.


A. 중국에서의 네트워크는 이미 깔려 있었다. 퇴사와 창업 사이에 잠깐 공백기가 있을 때 그간 만나지 못했던 중국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레인크로포드, K11, 신텐디 같은 중국의 고급 백화점 사람들인데, 한국에서 에이전트로 일할 때부터 알고 지냈다. 그들은 내가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하자 협업을 제안했고, 굉장히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 평시 대비 수수료 50% 절감이나, 매장 위치 등의 혜택을 줬다. 사전 조사에서 확신이 있었기에 빨리 킥오프에 나설 수 있었다. 이렇게 일이 잘 진행될지는 몰랐다. 사드 이후 이렇게 활발히 활동하는 에이전트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좋은 브랜드를 큐레이션 해서 중국에 보내는 회사가 없었다. 물류는 간간이 일어났는데, 브랜드를 육성하는 일은 적었다. 백화점 브랜드 서로의 퀄리티 테이스트를 맞춰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인테리어나 비즈니스 퀄리티까지 도맡는다. 어찌 보면 무작정 뛰어들었다. 우한·선전·광저우·베이징 등지 백화점에 연결고리가 있어서 두루 미팅하며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백화점을 찾았다.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 고려하는 점이 있고 수준이 보장돼야 한다.



Q. 국내 브랜드의 경쟁력은 있나.


A. 이전에는 연 매출 30억 원 미만 소호 브랜드가 많았는데, 최근에 LF와 계약 맺고, 남성복 여성복 하나씩 중국 진출 작업을 펼치고 있다. 단순 판매뿐만 아니라 백화점 연계해서 좋은 포지션으로 안착할 수 있게 이미지메이킹도 하고 있다. 디스트리뷰터까지 통상 2~3년 걸리는데 그때까지 투자자가 없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중국에서 생존할 수 있는 브랜드로 만들어줘야 한다. 이는 대기업인 LF도 마찬가지다. 수익구조가 있어야 한다.그래서 PR과 팝업스토어 개설하고 오픈마켓에도 입점해야 한다. 중국에 팟패스트, 스쿠라는 플랫폼에 들어가라고 했다. 스쿠의 경우 중국에서 연 2조 원 거래되고 있고, 중국 유일의 유럽 명품 하우스와 계약한 회사다. 중국에서 고급으로 큐레이션 된 콘셉트 몰이 올라오고 있다. 스쿠 측에서는 한국 브랜드를 모아주면 좋은 조건을 주겠다고 했고, 저는 반대로 LF에게 제안했다. 온라인이기 때문에 초기 비용이 많이 들지는 않는다. 팝업 스토어는 단기 세일즈니, 온라인을 상품 등록부터 CS까지 물류까지 다 맡는 조건이다. 중국도 유통이 발전하면서 유통 전략과 구조가 필요해졌다.



Q. B2B 영역에서 O2O 서비스를 만들 계획이 있나.


A. 온라인은 가장 어려운 점이 중국 주문이 들어왔을 때, 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다. 플랫폼이다 보니 브랜드들한테도 배송 요청을 해야 하고 상품 요청도 해야 한다. 중국 이슈도 핸들링 해야 한다. 우리 쪽에서 자사몰을 만들어서 모든 주문과 배송 시스템을 안정화시켜놓고 중국 플랫폼에 숍인숍으로 들어가자 개념을 잡았다. 시장 초반 전략이다. 패션 브랜드 대부분 중국 시장에 대한 노하우가 없고 배송, 언어 문제가 있다. 일단 에이전시팀도 자사몰을 만들었다. 구조는 자사몰에 입점한 업체가 DB 시스템에 입력돼 있으면 유통되는 구조다. 물류, 배송 처리는 비슷하기 때문에 중국에 물류나 중국 오프라인 스토어 우리 쪽이 맡고 있다.자사몰이 3월 초 오픈했다. 한국 시장 자체는 메리트가 없어서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중국 시장이 타깃이다. 우리가 브랜드 모아놓고 B2B로 협력하고 결국에 B2C로 이어져 소비자에게 판매할 것이다.



Q. 역으로 중국 브랜드를 수입할 계획이 있나.


A. 중국에서 자금력이 있고 이미지가 높은 브랜드들이 한국에 진출하고 싶어 한다. 소울랜드 등 브랜드가 그렇다. 중국 브랜드가 현지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데, 한국 입점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한국 백화점에 입점하는 게 현지에서는 이슈가 된다. 이 때문에 역으로 한국 온라인이나 백화점 팝업스토어 입점할 수 있는지 문의를 하고 고려하는 중이다.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지연되고 있다. 올 3월 1일부터 롯데 영플라자에서 자체 셀렉 숍을 운영하고 있다. 물류에 대해서 우리가 브랜드와 DB를 갖고 있다. 중국에서도 단기 오프라인 경력을 쌓는 게 어떻냐고 해서 반대로 해외에서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다.



Q. 투자를 받은 적이 있나.


A. 중국 법인을 검토하면서 투자 유치도 함께 고민했는데 결국 포기했다. B2B 채널을 이용하기 때문에 경영 주도권을 뺏기면 돌이키기 어렵다고 봤다. 현재 검토는 하고 있지 않는다. 다만 단지 파트너십 관계는 맺고 싶다. 서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전략적 관계까지만 보고 있다.



Q. 투자를 안 받으면 사업에서 배제되지 않나.


A. 중국에서는 특히 그렇다. 그래서 어떤 키를 쥐고 있어야 할까 고민했다. 처음에는 유통채널일까 고민했는데, 결국 브랜드라고 판단이 섰다. 현지에서 큐레이션 하는 브랜드보다 한국에서 뜬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에서 우위를 갖고 있다.저는 반대로 중국 유통이기 때문에 협력해야 하지만 브랜드를 오픈하지 않으면 전략적으로 오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Q. 중국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카피에 당항 수 있지 않나.


A. 현재처럼 중국 시장에서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기한을 5년 정도라고 본다. 시장을 다변화할 수밖에 없다. 중국 기업이 들어가는 동남아시아 시장에 따라 들어갈 수 있다. 베트남과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 함께 진출해 점차 동남아 시장으로 영향력을 넓힐 것이다.



Q. K패션의 인기가 높은 곳은


A. 러시아 소비자들의 한국 브랜드 충성도가 높다. 러시아가 의외로 K뮤직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K뷰티 패션에 관심 크다. 다만 시장이 작다. 동남아 중에서는 태국과 말레이시아가 커지고 있다. 중동은 패션 불모지다. 항상 여름이라서다. 자카르타 등지서 한국 디자이너 초청을 많이 하고, 상향 트렌드를 열어주길 원하는데, 계절성이 안 맞는다.



Q. 미주, 유럽 시장은 어떤가.


A. 국내에서 100억 원대 캐주얼 브랜드도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바잉 수치가 낮다. 서구권에서 봤을 때 스타일도 다르고 연예인 호감도 차이가 있다. 디자이너 브랜드의 경우는 1년에 10억 원 이상 바잉하는 브랜드가 있다. 이무열 디자이너도 6년째 유럽시장에서 유명 백화점에서 연 10억원정도 바잉하고 있다. 볼륨이 큰 데는 아시아 밖에 안 된다. 자기 색이 확고하고, 디자이너 패션 퀄리티가 뒷받침된다. 미국은 리테일이 무너졌다. 백화점이 파산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 미국은 많이 약해졌다.



Q. 한국은 왜 브랜드가 약한가.


A. 해외 시장은 국내와 다르다. 한국 시장은 많은 사람들이 따라주지만 해외는 단기적으론 어렵다. 동남아나 중국은 2년 이상 PR 하고 시장 확대에 노력해야 하는데, 연예인이나 단순 아이템성으로만 팔려고 해서 한계가 발생한다. 이슈가 터졌을 때 디벨로핑 하려면 장기적 큐레이션 고민을 해야 한다.대개 해외 시장은 팔리면 말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생각한다. 예산도 적고 포커스도 안 맞아서다. 어떤 브랜드가 매출 견인을 잘 하다가 떨어지니깐 한국 연예인을 기용해 마케팅을 하려 한 적이 있다. 중국에서 포스팅 2번 내보내는데 1억 원이 든다. 그래도 도박이라고 생각하고 시도한다. 장기적으로 2년 내내 같이 서포트하고 컨설팅, 투자가 필요하다.



Q. 조언을 안 듣는 회사도 있지 않나.


A. 다들 매출 안 나면 자연스럽게 중국 시장을 서서히 정리한다. 기본은 1년을 같이 하는 걸로 시작한다. 단타성 PR 에이전시랑 협력하는 경우는 많은데, 장기적 성과를 내기 어렵다.



Q. 최근 코로나19로 생긴 가장 큰 변화는.


A. 물류창고 매물이 대거 나온다. 한두 개 급매로 나오던 것이 늘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물류창고를 지을 생각이었는데, 차라리 매입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안정된 물류가 없으면 핸들링을 못한다.







Q. 브랜드는 어떻게 발굴하나.


A.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브랜드가 많다. 그런데 초기 봉제를 하려면 생산 단계에서 3000만~5000만 원의 기본금이 드는데, 이를 어려워하는 회사가 많다. 재무나 유통 관리를 잘 못하는 회사도 많다. 이 때문에 갑자기 대출을 알아보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가 1년 정도 시드 투자를 해 주기도 한다. 또 믿고 맡길 수 있는 서울 시내 공장과 원단 공급처가 있는데 이들을 이어주기도 한다. 자금력 있는 국내외 네트워크와 연결하기도 한다. 같이 상생하자는 의미다. 초기 기업이 PR 비용을 내기도 어렵기 때문에 초창기 지원을 펼친다.



Q. 창업 후 힘든 경험이 있다면.


A. 지금이다.(웃음) 코로나19로 많은 중국 기업들이 셧다운 돼서 우리 프로젝트가 많이 홀딩 됐다. 물류가 가장 걱정이다. 각 국가 세관에 다 걸려 있어서. 이 물품을 잡아서 빼내는데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또 서울패션위크는 3월, 상하이패션위크는 3~4월인데 모든 패션위크가 다 취소됐다. 모든 사이클이 다 망가졌다. 그래도 언제든 제로섬이라고 생각한다. 오프라인이 망하니깐 온라인이 잘 되고 있다. 온라인 패션쇼도 열린다. 브랜드의 온라인 유통채널이 생겼다.



Q. 코로나19가 기회일 수도 있겠다.


A. 큰 변화가 예상된다. 중국이 라이선스에 머물지 않고 브랜드를 사기 시작했다. 네임밸류가 있는 익숙한 브랜드를 매입하기 시작했다. 그게 가속화가 될 것이다. 경기가 침체되고 매출이 하락해 기업 가치가 떨어지는 시기다. 그간 중국은 라이선스를 사고파는 정도였고, 사드 이후에는 한국 브랜드를 조심하는 기류였다. 요즘 들어서는 다시 매입이 활발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매입 주체가 의류 제조사들이었던 데 비해 최근에는 유통 브랜드들이 뛰어들고 있다.중국 우한 등 2~3급 도시들에 쇼핑몰 건립이 늘고 있는데, 쇼핑몰을 채울 브랜드를 찾고 있다. 언제까지 아웃소싱으로 줘야 하냐고 생각하고 있다.



Q. 중국 기업의 투자는 다소 무서운 일 아닌가.


A. 무섭다. 이들은 인수했다고 해도 돈이 안 되면 버린다. 넥스트는 없다. 한국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계약 당시에는 분명 인테리어 투자 등 중장기 계획을 제안받지만, 실제로 팔고 나면 PR도 없고 수익이 안 나면 바로 팔아버린다. 디자이너로서는 자기 청년을 담은 브랜드가 없어지는 셈이다. 일부 한국 사업권까지 사 가는 경우가 있다. 결국 개인의 선택이다.



Q. 힘든 점은 없나.


A. 모든 스타트업이 다 자본금과 구인에 어려움을 겪는다. 에이전시 비즈니스는 기존에 없던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어려운 점도 많다. 패션은 물론 유통과 PR을 다 알아야 하는데, 이를 갖춘 인재를 뽑는 게 불가능에 가깝다. 회사와 직원이 서로 성장하는 것은 아직까지는 힘들다.



Q. 기존 에이선지 회사와의 차별성은.


A. 위워크는 스타트업이 일만 하도록 나머지 모든 것들을 토탈 케어한다. 이를 월별로 분산해서 돈 받는다. 우리는 패션계의 위워크다. 디자인만 해 줄 뿐, 나머지 유통, PR 등을 모두 해준다. 특히 중국을 키로 잡고 있다. 브랜드가 성장했을 대 이익을 같이 보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패션 분야에 선한 영향력을 가진 분들과 함께 협업도 하고 있다.



Q. 실제 패션 공유 오피스를 할 수도 있겠다.


A. 위워크 하고 싶다. 우리한테 에이전트 맡긴 사람들이 을지로나 창신동에 모여 있다. 모든 디자이너들의 핵심은 동대문이다.



Q. 압구정은 이제 비전이 없나.


A. 브랜드 레벨이 있다. 패션쇼에 서는 이상봉, 이무열과 같은 디자이너 브랜드, 그 아래 100억 원대 매스브랜드, 마지막 전체 브랜드의 98%를 차지하는 10억원대 캐주얼 스트리트 브랜드가 있다. 이 98%가 동대문에 몰려있다. 스트리트브랜드는 지금 유행하고 팔리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디자이너 브랜드는 자기 스타일을 고집한다. 디자이너 브랜드의 90%가 신사동, 압구정동에 몰려있다. 두 시장은 굉장히 분리돼 있다. 이런 것을 허물려는 제너럴아이디어 최범석 대표는 번인이 동대문 출신 디자이너라는 점을 강조한다. 현재 100억원 매출 브랜드가 5년 전만 해도 3억~5억에 불과했던 경우도 많다. 한번 터지면 성장률이 엄청나다. 그래서 98% 중 100억원이 될만한 브랜드를 찾아서 키우는 것이다. 30억 원까지는 성공 공식이 있다. 많은 브랜드가 자본과 PR이 부족해 따라 하지 못할 뿐이다.



Q. 디자이너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A. 한국 브랜드는 우리의 생각보다 되게 좋다. 자본은 물론 디자인, 파티, 영상, 룩북 등 콘텐트 측면에서도 강하다. 아시아에서 경쟁력으로 1위다. 중국이 빨리 성장하고 있지만 따라올 수 없다. 콘텐트는 문화이기 때문이다. 한국 브랜드가 성장을 많이 할 거란 객관적이고 긍정적인 예측을 하고 있다. 이 산업이 무신사로 발돋움했으니 탄탄해질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 국내 내수시장은 작기 때문에 해외로 나가야 하는데 에이전트가 부족하다. 제가 맨땅에 헤딩하고 있지만 해외 시장을 목표로 하는 젊은 친구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이런 에이전트 산업이 성장을 하고 동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중국을 포커스로 탄탄하게 갈 수 있는 젊은 CEO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단지 거래처가 아니라, 진짜 그 회사의 팀처럼 일하고 싶단 생각에 사명도 에이전시팀으로 지었다.




https://www.harpersbazaar.com.sg/fashion/korean-fashion-trends-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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