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 바톤터치 인터뷰_브랜드 디자이너 최영지]
BAT는 브랜드의 런칭부터 빠른 성장까지 브랜드에 필요한 모든 솔루션을 기획, 실행하는 '국내 유일의 종합 브랜딩 에이전시'입니다. BAT는 에이전시로서의 정체성 이전에 '탁월한 프로페셔널들의 커뮤니티'를 지향하며, 존경할 만한 동료들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보람과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끊임없이 성장하는 '프로페셔널리즘'과 개인보다 뛰어난 팀을 추구하는 '펠로우십'을 통해 개인과 조직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며, 더 나아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하는 BAT 크루들. 서로가 서로에게 영감과 자극이 되는 BAT 사람들의 릴레이 인터뷰 '바톤터치(BATon touch)'를 통해 이들의 이야기를 더 깊이 들여다봅니다.
분야를 한정 짓지 않고 무형의 자산인 ‘경험’에 집중하여 그려내는 것이 ‘디자인’ 아닐까요? 브랜드 또한 단순히 소비자의 욕구 충족이 아닌 결핍된 아이덴티티와 가치를 채우고 더 나아가 사람들과 교감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본질에 집중하고 사람들을 배려하는 디자인을 하고 싶습니다.
바톤터치 열세 번째 주인공은 브랜드 디자인 그룹의 최영지 디자이너입니다. ‘경험에 집중하여 교감하는 브랜드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영지님은 폭넓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다양한 TF에서 디자인 실무와 디렉팅을 맡고 있는데요. 다양한 소스를 아카이빙하는 사내 메신저 채널 ‘영지영감’의 주인공이기도 한 영지님은 어디서 영감을 얻고, 어떻게 브랜드 디자인을 정의할까요? 밝은 에너지를 전달하는 영지님을 만나 깊이 있는 생각을 들여다봤습니다.
Editor Youngeun Yu
Photographer Inae Lee
세명님에게 지목을 받다니 영광입니다. 평소 BAT 바톤터치 인터뷰를 재미있게 읽었는데 제가 인터뷰이가 되다니 신기하고 쑥스럽네요.
저는 요즘 향과 인테리어를 결합한 프래그런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재정립하고 견고하게 다듬는 리브랜딩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어요. 또 마케팅 AE 분들과 여러 비딩에도 참여하며 어떻게 하면 브랜드를 단시간에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BAT는 저에게 두 번째 회사예요. 매일같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스크린을 디자인하는 것이 흥미로워 이전 회사에서 UX·UI 디자이너로 약 1년간 근무했습니다. 이후 브랜드를 통해 전체적인 경험을 아우를 수 있는 ‘브랜드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등 사람이 느끼는 오감을 자극하여 사용자들이 만족하고 기억하는 총체적인 ‘브랜드 경험(Brand Experience, BX) ’을 디자인한다는 것에 메리트를 느꼈거든요.
그렇게 이전 회사를 퇴사하고 BX를 공부하기 위해 여러 강의와 스터디를 들었는데 그곳에서 브랜드 디자인 그룹의 철규님을 만났어요. 철규님의 디자인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디자인을 대하는 진심 어린 태도가 인상 깊었어요. 이런 분은 어떤 회사의 구성원일까? 궁금했죠. 그렇게 인연이 되어 철규님의 추천을 받아 BAT에 입사했습니다.
3년 동안 꽤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저에게는 모두 소중하고 즐거운 경험이죠. 그중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BAT 멤버였던 나하나 디자이너와 함께 진행한 뷰티 셀렉숍 ‘디바인(dVine)’의 브랜딩 프로젝트입니다. 입사 후 처음 투입된 프로젝트이기도 하고 클라이언트였던 ‘디밀 (DMIL, Differnet Millions)’의 만족도가 높아 회사 CI 프로젝트까지 연달아 진행했어요. 두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내내 그들의 매력에 푹 빠졌던 기억이 있어요.
신사옥으로 이전하는 ‘디밀’의 단단한 기업 이미지 구축을 위해 BAT에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재정립하고 구성원들의 소속감과 전반적인 헤리티지를 강화하는 역할을 맡았는데요. 어떻게 하면 이를 더 탁월하게 표현할 수 있을지 TF 모두가 밤낮없이 몰두했던 기억이 나요. 두 프로젝트 모두 가시적인 부분을 넘어 비가시적인 부분까지 브랜드 경험에 대한 관점을 다각도로 넓힐 수 있던 소중한 프로젝트였습니다.
대학교에서 시각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전공했어요. 부전공으로 멀티미디어 학부의 미디어영상학 강의를 들었고요. 그때 코딩이나 개발, 3D, UX·UI까지 폭넓게 공부하며 디자인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을 많이 만들었죠.
이 경험이 브랜딩 디자인과 콘텐츠 제작을 비롯해 다양한 업무 기회를 가져다 준 것 같아요. ‘뮬라웨어’, ‘라엘’의 프로모션 페이지를 제작하기도 했고 인플루언서 이커머스 기업이나 ‘렛츠와인’의 플랫폼 페이지를 제안하기도 했죠. 앞으로도 풍성한 경험을 위해 계속해서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고 싶어요. 디자인에만 머무르지 않고 인문학이나 심리학, 철학까지 폭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통합적인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성장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습니다.
철학과 관점 그리고 사고방식을 진정성 있게 표현하는 것, 브랜드와 서비스, 사람을 연결하여 맥락을 구성하는 것, 마지막으로 물리적 가치와 심리적 가치가 함께 어우러져 지속적인 관계를 맺게끔 끊임없이 사람들과 교류하며 감정을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UX·UI·BX 등 분야를 한정 짓지 않고 무형의 자산인 ‘경험’에 집중하여 그려내는 것이 ‘디자인’ 아닐까요? 브랜드 또한 단순히 소비자의 욕구 충족이 아닌 결핍된 아이덴티티와 가치를 채우고 더 나아가 사람들과 교감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본질에 집중하고 사람들을 배려하는 디자인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어떤 하나의 요소를 깊게 들여다보거나 이질감 있는 요소들을 결합하는 것을 좋아해요. 예를 들어 나이키의 신발 구조를 살피기도 하고 옛 시즌 런웨이 초대장들을 보며 텍스처나 표현 방법들을 살펴보기도 하죠. 어떤 단어가 떠오르면 그 속에 담긴 어원을 깊이 탐구해 보기도 합니다. 때로는 이동하는 택시 안에서 오래된 간판을 보며 저 브랜드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비결은 무엇일까, 생각해 봐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프로젝트에 대입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더라고요.
프로젝트를 생각하며 강박적으로 아이디어를 짜내는 것보다 여러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모으는 것을 습관으로 삼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영지영감 채널을 만들고, BAT 멤버들과 디자인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 발견한 글, 이미지, 영상 등을 다양하게 아카이빙해두고 있어요.
얼마 전부터 철규님의 추천으로 운동을 시작했어요. 운동을 하고 땀을 배출하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평일에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더라고요. 잡생각도 사라지고요. 적재적소에 어떤 근육을 사용해야 하는지 알게 되는 게 재밌어요.
브랜드 디자인 그룹의 컨설턴트 송은님이 추천해 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읽고 러닝도 시작했어요. 책 속에서 하루키는 자신에게 달리는 행위란 호흡과 맥박, 공기까지 소설을 쓰는 것과 같다고 말해요. 초보 러너였던 하루키의 글을 읽으며 러닝이든 디자인이든 숨이 차서 잠시 걷거나 넘어지는 것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말하다 보니 프로운동러 같네요. 푹 쉴 때는 넷플릭스를 보거나 고양이 키우는 게임에 빠져 종일 고양이를 쓰다듬기도 합니다.
올해 세운 목표 키워드는 ‘디깅+리딩’ 입니다. 단순히 제안 작업에서 끝나는 것보다는 브랜드를 깊게 디깅해 나와 동일시하며 몰입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흐름을 파악하고 정확히 리드하는 데 도움이 되거든요. 다행히 상반기에는 좋은 기회를 얻어 다방면으로 이를 경험해 본 것 같아요. 남은 기간에도 계속해서 목표를 상기하며 완수해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디자인 생태계에서 힘이 되어줄 만한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목표예요. 단 한 명에게라도 제가 성장한 모습이 귀감이 되고 길잡이 정도로만 보여도 좋을 것 같아요.
브랜드 그로스 그룹 주은님에게 바톤을 넘기고 싶어요. 함께 제안 작업을 할 때 날카로운 분석과 솔루션을 제시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짧은 시간 내에 효과적으로 영상을 만드는 모습도 멋졌고요. 그리고 회사에서 마주칠 때마다 늘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저 또한 에너지가 생겨요. 이처럼 건강하게 업무를 진행하고 에너지를 유지하는 비결이 있는지, 요즘은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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