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자세

by 허용호

이 몸이 절망스러울 때가 있었다. 소변백을 달고, 다리에 살이 없어 정강이뼈가 다 더러 나는 것을 볼 때, 좀만 무리해도 엉덩이의 욕창 때문에 고생할 때, 다리가 식은땀으로 물에 빠진 듯 축축할 때, '이런 몸으로도 살아가는구나'라고 혼잣말을 한다. 자나 가는 사람을 보고 하는 말처럼 무심하다.

이제 그 말은 탄식이 아니라 감정이 담기지 않은 단어의 나열일 뿐이다. 아무리 절망스럽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일상이 된다. 중요한 것은 상황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마음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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