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일리 Sep 18. 2020

대나무 칫솔을 추천합니다

제로 웨이스트 샵 '천연 제작소' 방문 후기

부산에 위치한 제로 웨이스트 샵인 '천연 제작소'에 다녀왔다. 버스를 타고 덕천동에 내려 앱을 켜고 두리번거리다 마침내 골목 안 2층에 위치한 가게로 들어설 수 있었다. 이제 막 제로 웨이스트에 눈 뜬 나에게 진열된 상품 하나하나가 열렬하고도 다정하게 말을 걸어주는 기분이다. 최근 집안의 군더더기 살림을 덜어내면서 자연스레 소비도 자제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다시 쇼핑 욕구가 시동을 거는 느낌이라 몇 번이나 진정해야 했다.


자제하고 자제해서 또 고른 품목은 다음과 같다.

- 장미목으로 만든 뒤집개와 요리 스푼

- 대나무로 만든 칫솔 (성인용, 유아용)

- 삶아 쓸 수 있는 고무장갑

- 면 마스크

- 가게 주인이 직접 만든 마스크 줄

- 속 비닐 대신 쓸 수 있는 큼지막한 천주머니


이번에 데려온 물건들 하나하나 잔잔한 만족감을 주고 있지만, 그중에 대나무 칫솔은 만족도 최상이다. 사용하고 나서 잘 말려주지 않으면 곰팡이가 필수도 있다는 후기를 읽었기에 조심스러웠는데, 아직까지는 말짱하다. 보관할 때 물기가 닿지 않도록 더 소중히 다루어서인지도 모르겠다. 다섯 살짜리 둘째 칫솔도 바꿀 때가 되어 대나무 칫솔로 교체해 주었는데, 양치할 때마다 즐거워한다. 나무가 주는 편안한 느낌이 좋아 다시는 플라스틱 칫솔로 못 돌아갈 것 같다.


이번에 제로 웨이스트 샵에서 산 물건들은 기존에 쓰던 것들보다 조금씩은 손이 더 가는 물건들이다. 칫솔의 경우 물기 없이 바짝 건조해야 하고, 장미목 뒤집개는 오래 쓰려면 물기를 피하고 가끔씩 들기름을 먹여줘야 하며, 면 마스크는 쓰고 버리는 대신 손빨래를 해야 한다. 약간은 번거롭지만 물건들이 전해주는 편안한과 따스함이 좋아 충분히 감수할 만하다. 닳는 것은 칫솔모인데, 멀쩡하고 튼튼한 플라스틱 칫솔대까지 함께 버려야 해서 께름칙했던 마음도 함께 털어버릴 수 있게 됐다.

   

인터넷으로도 구매 가능하지만 자신이 사는 지역에 제로 웨이스트 샵이 있다면 직접 방문해서 구매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인 듯싶다. 구매하는 제품에 대해 하나하나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고,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도 알 수 있게 된다. 천연 재료로 만든 물건을 더 오래, 더 소중히 쓰는 감각을 배워올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명절 선물, 화장품은 이제 그만해야겠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