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녹색살롱 12화

30일 챌린지를 마치며

'푸른별환경전사'들과 함께 한 '1일 1 환경실천'

by 보리남순

'푸른별환경전사'들과 함께 하는 30일 챌린지 참여자 모집.

기간 2월 3일부터 3월 11일까지.

누구나 참여 가능.


2025년 구정이 지난 지 며칠 되지 않았을 때, 내가 회원으로 있는 여성단체 '울림' 단체방에 올라온 공지였다.

'푸른별환경전사'는 여성단체 울림의 회원 중에서 기후정의 실현을 목표로 만든 소모임으로 '1일 1 환경실천' 챌린지를 진행한다. 최소 한 가지씩 환경을 위한 실천을 한 뒤 그 내용을 온라인 공간에 인증하면 챌린지 완성. 작년부터 '푸른별환경전사'들의 챌린지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1일 1 환경실천'이 부담되어 참여를 망설였다. 올 초에 시작하는 3기에 참여하였고, 3월 11일 마지막 챌린지까지 30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완주하였다.


30일 챌린지, 왜?


환경전사로 참여한 사람들은 40여 명이 조금 넘는다. 모두 완주를 하지는 못하였지만, 기후정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는 확고하였다. 30일 동안 환경전사들이 인증한 환경을 위한 1일 실천한 내용들은, ' 전원코드 뽑기' ' 짧은 거리 걸어 다니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잔반 남기지 않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이용하기' '핸드폰 문자와 사진 삭제' '비닐. 종이 제거 후 분리수거 배출', '플라스틱. 유리용기 재사용'과 같은 것들이었다.


환경을 위한 실천은 쉽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사실 챌린지라는 이름을 내걸고 수행하기에는 대부분 일상적인 것들이며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것들이다. 그런데 왜 굳이 '푸른별환경전사'라는 명찰을 달고서 '1일 1 환경실천'을 계획하였을까? 그 해답은 '30일 챌린지'에 숨어 있었다.


의식은 실천으로 변화된다.

장바구니 들고 다니기(숙경회원) EM활성액 만들어 사용하기(심박회원)


식당 밥 덜어내고 챙겨 오기(얼쑤회원) 음식물 남기지 않아요.(고니회원)


한 사람의 의식이 변화되는 데 필요한 시간은 얼마나 될까? 변화를 일으키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겠으나 분명한 것은 실천 없는 결심는 앙꼬없는 찐빵처럼 감동이 없다. '30일 챌린지'로 루틴의 갑옷을 입은 환경전사들은 시간이 지면서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변화되었다.

얼쑤회원은 체면을 버리고 빈통을 챙겨서 외식할 때 남길 밥을 덜어 빈통에 담아왔고, 어떤 회원은 텀블러 휴대로 커피값을 할인받고, 또 다른 회원은 빵집에서 주는 플라스틱 포크를 반납하였으며 비닐 케이스를 발급처로 반납하는 회원도 있었다.


요즘은 대부분 장바구니를 들고 시장이나 마트에 간다. 비닐이 환경에 좋지 않다는 의식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장바구니 들기' '텀블러 휴대' 캠페인이 시작되었을 때만 해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개인컵을 휴대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커피값을 할인해 주는 커피전문점도 생겨났다. 기업은 소비자의 변화에 민감하다. 개인의 의식 변화가 중요한 이유이다.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 플라스틱, 해결하지 못하면 최악의 발명품으로 기록될 것


'30일 챌린지'를 실천하면서 가장 크게 인식하고 변화하게 된 것은 플라스틱이었다.


거리낌없이 사용했던 플라스틱과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로 지구 문제가 심각했던 것이다.

생활용품으로 나와 있는 값 싸고 예쁜 플라스틱 상품에서는 플라스틱으로 발생되는 문제와


다. 그래서 쉽게 사고 또 거리낌없이 버려진다. 여기에 죄책감은 없다. 내가 버린 쓰레기버려진 플라스틱은 어떤 형태로든 재활용되고 있을 거라고 믿는다. 왜냐하면


플라스틱으로 된 물건을 구매하고 사용하면서 한번도 쓰레기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해본적은 없다. 플라스틱에 담겨 있는 양념통으로 절로 눈길이 갔다. 간장, 된장, 고추장, 식용유, 소금과 같은 대부분의 양념들은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있다. 사용된 플라스틱을 재사용하는 것에도 익숙하다. 값싸고 변형이 자유로운 플라스틱으로 우리 생활은 많은 편의를 제공받았다. 우리는 '플라스틱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해도 과하지 않을 정도이다. 그런데 그 편리함이 이제는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 플라스틱 시대를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이 있기나 한 것일까?

플라스틱의 최대 단점은 썩지도, 소각도 되지 않아 영구히 남기 때문이다.


가 끝나기 하루 전 마트에서 천경채, 버섯, 두부, 양상추를 샀다. 재료 네 개를 샀을 뿐인데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도 네 개 나왔다. 식재료의 개별 포장은 어제오늘 시행되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무관심으로 허용되던 식품 포장제가 처음으로 문제로 인식된 것이다.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고 과대포장으로 발생되는 쓰레기를 줄이는 문제는 개인의 의지로만 해결이 되지 않는다. 정책과 기업의 변화 없이는

쓰레기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다.


환경전사로 활동하고 있는 우공회원이 우리가 알지 못했던 미세플라스틱의 심각성을 알려주었다.


"별생각 없이 마셨던 티백차에 미세플라스틱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네요. 플라스틱류 섬유로 만들어진 삼각티백뿐 아니라 종이티백도 20% 정도는 코팅이라고. (...) 우리가 매주 카드 한 장 분량 무게의 플라스틱을 먹는다고 이야기하는데 정말 걱정이네요. 집에 있는 플라스틱 용기들 진짜 덜 쓰도록 노력해야겠어요."




『쓰레기』책의 저자인 이동학은 '플라스틱은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 불렸지만 지금 당장 해결하지 않으면 최악의 발명품으로 남을 것이다.'라고 경고한다. 그의 경고가 아니더라도 쓰레기 문제는 전지구적인 문제로 대두되었다. 2021년 1월 1일 중국에서 더 이상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이 없을 거라는 발표 이후 많은 국가들은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 방안에 고심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이동학은 쓰레기 문제의 원인을 '도시화와 과잉생산과 과소비를 부추기는 세계화자본주의 구조'에서 찾는다. 그의 말에 의하면 "기후난민은 이미 전쟁 난민 수를 초과하였다." 더불어 그는 기후위기와 쓰레기 문제가 결코 무관하지 않다며 쓰레기를 줄이는 것에 더 많은 관심과 실천을 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특히 플라스틱 쓰레기가 심각성은 완전한 소각도 매립도 되지 않은 채, 아주 작은 형태로 쪼개져 영구히 남기 때문이다.


30일 챌린지는 새로운 시작이다


예전에 비하면 우리 주변의 환경은 너무나 깨끗하다. 도로는 흙먼지 없는 시멘트로 포장되었고, 쓰레기가 흘러내리던 파란 쓰레기통도 거리에서 사라졌다. 미세플라스틱 문제가 보도되기 전까지는 플라스틱의 유해성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던 것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은 관심 밖으로 밀려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 것은 아니다. 내가 오늘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는 10여 년 전과 비교했을 때 몇 배나 증가했다.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사고 버리고 씻고 분리하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소비하는 것은 물건만이 아니라 쓰레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작년 봄 과수농가에서는 개화기에 내린 서리로 과수에 맺힌 꽃망울들이 냉해 피해를 입었고, 가을 추수가 끝난 벼 밑동이 다시 자라 벼가 맺히는 기이한 일들이 일어났다. 기후변화로 생기는 문제는 식물에만 국한하지는 않는다. 미세한 변화는 곧 인간에게도 위기로 작용된다.


'푸른별환경전사들'의 '1일 1 환경실천' 30일 챌린지가 끝이 아닌 시작이어야 하는 이유이다. 환경전사들이 실천했던 사소한 행위들이 지구의 미래를 바꾸는 가장 조용한 혁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