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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상헌 Dec 17. 2018

소망

2012.10.20.

2012년 10월의 글을 다시 기록.




아주 어렸을 때,

그러니까 진짜 꼬마일 때.

막내인 내가 심부름을 자주 갔었는데,

하루는 그게 너무 싫어서 점심때부터 밥을 거부하고 이불에 숨었다.


내 결심이 보통이 아니란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 어린 나이에 참을 수 있는 만큼 이불 속에 있었더니, 가족들이 잠들고 두세 시간이나 지났다.


우째, 배고픈 걸 도저히 못 견뎌서 살금살금 부엌에 먹을 걸 찾으러 갔더니 이미 식탁에 차려놓은 상이 있었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고 마냥 먹으려다가...

어느새 어머니가 곁에 나와 있었다.


서로 붙안고 펑펑 울었고,
잘 안 끓여주시던 라면까지 따숩게 먹었다.


그때를 경험하지 못했더라면 지금처럼 생각하지 못하겠지.



용서와 이해와 사랑.

가족이 아니더라도,

시선과 마음 닿는

어느 누구에게나.


축복과 행복

나눌 수 있길, 전해주길...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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