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이 글을 시작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주저함과 다짐이 있었는지 모르겠네요.
그러나 적히는 글은
한없이 가볍게 시작하고 싶습니다.
쓰고 싶은 생각과 감정, 고민.
정리하고 공유하고 싶었던 나의 일상들.
적고 싶은 건 한없이 많다가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생각하자면
막막하기도 하네요.
그래서 아직도 무엇을 적을지, 어떻게 풀어낼지
정하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한 자 한 자 적어낸 모든 글이
'나다움'을 표현할 테니,
그런 나를 좀 더 알 수 있게, 시작하는 글에 앞서
저에 대해 소개해야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이제 곧 서른을 앞둔 29살 여성입니다.
존재만으로도 반짝이는 20대.
너무 열심히 달렸던 저는
남들보다 조금 빨리 지치게 되었고,
우울증을 앓게 되었습니다.
우울증세를 느낀 지는 6년,
치료를 받은 지는 2년 차입니다.
치료 초반에는 병원에 다니며
약물복용과 간단한 상담만 받았지만,
현재는 지인의 추천으로 상담센터도 다니며
심리상담도 같이 병행하고 있어요.
저를 담당하던 의사 선생님과 상담선생님께서는
저의 생각과 감정을 글로 표현해 보길
추천해 주셨습니다.
저는 휴대폰 메모장에 숨 막히는 우울과
견디기 힘든 불안을 표현해 왔습니다.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선생님이 주신 과제처럼,
내가 어떤 증세인지 관찰하고
정확히 의사 선생님에게 표현하고 진찰받기 위해
적었습니다.
저는 성실하고 열심을 내던 성격 그대로,
치료에도 열중하는 마음으로 글을 적었습니다.
한 글자, 한 글자,
나를 표현하기 위해 정성을 다한 마음 때문일까요.
불안감에 숨쉬기 버거울 때,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견디기 어려울 때,
그렇게 우울함이 다가올 때마다
저는 도피처를 향하듯 글을 적었습니다.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표현하지 않는 감정이지만 저는 정성을 다했습니다.
그것이 저를 알아주는 하나의 방법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로
저는 제 친구에게 저의 글을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친구는 그 글을 본 후 저에게
제가 반짝여 보인다 말해주었습니다.
반짝인다는 그 표현이 저에게는 얼마나 와닿았는지,
순간에 스쳐 지나갈 단어일 뿐인데, 남겨진 여운은 얼마나 긴지,
아직도 그 단어에 저는 떨림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 떨림을 안고, 저는 친구의 추천대로
저의 글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형체 없던 감정을 담은 글들은
비록 나의 아픔일지언정,
가장 나답게 나를 표현하는
정성스레 빚은 도자기가 되었습니다.
그 빛깔이 조금 투박할지라도,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레 빚어낸 제 감정을,
'나다움'을 함께 공유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