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아 맑은 날들 365

2026년 2월 17일

by 토사님

2026년 2월 17일 — 들리지 않던 소리가 닿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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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역사

1864년 2월 17일 — 남북전쟁 중 잠수함 ‘H. L. 헌리’ 최초의 전투 성공

인류 최초로 적 함선을 격침한 잠수함이 등장한 날입니다.
바다 아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진 공격은
전쟁의 방식뿐 아니라 ‘거리’의 의미를 바꾸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영향은 도달한다는 사실.

우리는 눈앞에 있어야만 연결된다고 믿지만
세상은 이미 오래전부터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서로에게 닿고 있었습니다.


오늘의 에피소드

엘리베이터에서 늘 마주치던 이웃이 있습니다.
서로 인사는 했지만
이름은 모릅니다.

어느 날, 며칠째 불이 꺼져 있습니다.

괜히 마음이 쓰여
문 앞에 작은 음료를 두고 옵니다.

다음 날
문고리에 메모가 걸려 있습니다.

“요즘 많이 힘들었는데… 감사합니다.”

말 한마디 없이도
사람은 서로의 하루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오늘의 기도

오늘,
보이지 않는 마음을 믿게 하소서.

들이마십니다.
확인받고 싶은 마음을.

잠시 머물고
내쉽니다.

나는 반응이 있어야 안심했고
대답이 있어야 의미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돌아오지 않는 침묵을
거절로 해석하며
스스로를 외롭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삶의 많은 온기는
드러나지 않은 채
조용히 오가고 있었습니다.

가라앉게 하소서.
증명의 갈증을.

맑아지게 하소서.
보이지 않는 연결을 느끼는 마음을.

오늘 하루
나는 결과를 서두르지 않겠습니다.

답이 없어도 건네고
표현이 없어도 이해하며
지금의 친절을 미루지 않겠습니다.

가라앉아,
그리고 맑아진 마음으로
나는 흔적 없는 선의를 남기겠습니다.

누군가의 하루 어딘가에서
조용히 힘이 되게 하시고
나 또한 알지 못하는 위로를 받고 있음을
믿게 하소서.

오늘 저녁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어도
헛되지 않았음을

고요히 받아들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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