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18일
아침은 늘 갑자기 밝아지는 것 같지만
사실은 아주 오래 전부터
빛이 조금씩 쌓여온 결과입니다.
우리의 마음도 그렇습니다.
오늘 느껴지는 감정은
오늘만의 것이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비추고 있습니다.
1930년 2월 18일 — 명왕성 발견 발표
오랫동안 계산으로만 존재를 추측하던 천체가
관측을 통해 확인된 날입니다.
사람들은 이미 그곳에 무언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증명되기 전까지는 믿지 못했습니다.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아직 알아차리지 못해 없는 것처럼 여겨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발견은 만들어내는 일이 아니라
보는 법을 배우는 일입니다.
퇴근 후 늦은 밤
집 앞 골목을 걷다가 멈춥니다.
겨울이라 아무 냄새도 없을 줄 알았는데
어디선가 따뜻한 국 냄새가 납니다.
창문은 닫혀 있고
사람은 보이지 않지만
누군가의 저녁이 골목을 채우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아도
삶은 늘 흘러나옵니다.
오늘,
보이지 않는 것들을 믿는 마음을 주소서.
들이마십니다.
확인하고 싶어 조급해지는 마음을.
잠시 머물고
내쉽니다.
나는 늘 결과를 통해 안심했고
형태를 통해 의미를 찾았습니다.
그래서 느껴지지 않는 시간들을
헛된 날이라 부르곤 했습니다.
하지만 삶의 대부분은
드러나기 전의 시간 속에서 자라고 있었습니다.
가라앉게 하소서.
증명을 서두르는 마음을.
맑아지게 하소서.
이미 시작된 변화를 보는 눈을.
오늘 하루
나는 확신보다 신뢰를 선택하겠습니다.
보이지 않아도 이어지고 있음을 믿고
말이 없어도 마음이 오가고 있음을 느끼며
아직 드러나지 않은 나를 기다리겠습니다.
가라앉아,
그리고 맑아진 마음으로
나는 오늘을 서두르지 않겠습니다.
늦어 보이는 과정 속에서도
당신이 조용히 일하고 있음을 기억하게 하시고
내 삶의 작은 조짐들을
놓치지 않게 하소서.
오늘 저녁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더라도
조금 더 깊어진 나를
고요히 알아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