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0일
밤이 물러가고
창문에 엷은 빛이 번집니다.
우리는 다시 하루를 건너야 합니다.
어제와 다르지 않은 길 위에 서 있지만
오늘의 마음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행입니다.
우리는 언제든 새롭게 선택할 수 있으므로.
1962년 2월 20일 — 존 글렌, 미국인 최초로 지구 궤도 비행에 성공
지구를 세 바퀴 돌고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그의 비행은 단순한 경쟁의 기록이 아니라
‘돌아올 수 있음’에 대한 증명이었습니다.
가장 멀리 떠나는 일은
결국 가장 소중한 자리로 돌아오기 위한 여정임을
그날의 하늘은 보여주었습니다.
용기는 높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 속에서도
귀환을 믿는 마음이었습니다.
이른 아침 병실.
아버지는 창밖을 바라보고
아들은 커피를 들고 조용히 앉아 있습니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
말은 거의 없습니다.
“괜찮겠지.”
아버지가 먼저 웃습니다.
그 웃음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아들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잠시 후
아들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네, 괜찮아요.”
그 말은 확신이 아니라
함께 견디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아직 아무것도 모르지만
이미 서로의 궤도 안에 있습니다.
멀리 흔들려도
다시 돌아올 자리.
오늘,
나는 멀어지지 않게 하소서.
들이마십니다.
불안의 그림자를.
잠시 머물고
내쉽니다.
나는 종종
앞으로 벌어질 일을 먼저 두려워했습니다.
혹시나 잘못될까
혹시나 늦어질까
혹시나 잃어버릴까.
그러나 아직 오지 않은 일에
오늘을 저당 잡히지 않게 하소서.
가라앉게 하소서.
상상 속의 파도를.
맑아지게 하소서.
지금 여기의 숨을.
나는 완전하지 않은 채로도
하루를 시작합니다.
준비되지 않은 마음으로도
사람을 만나고
결정하고
사랑합니다.
혹 흔들리더라도
나는 돌아올 것을 믿겠습니다.
관계의 자리로,
약속의 자리로,
내가 지켜야 할 마음의 자리로.
가라앉아,
그리고 맑아진 마음으로
나는 오늘을 건너겠습니다.
높이 오르기보다
끝까지 머무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빠르게 달리기보다
다시 돌아오는 길을 잊지 않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오늘 저녁,
나는 묻겠습니다.
얼마나 멀리 갔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온전히 돌아왔는가를.
그리고
나를 기다려 준 모든 자리들에
조용히 감사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