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0일
2월 20일은
봄이 아직 조용한 목소리로 말하는 날입니다.
크게 환해지기 전,
빛은 먼저 겸손한 자세로 옵니다.
고개를 살짝 숙인 채
별처럼 가느다란 빛을 달고 피는 꽃—
별수선화의 날이지요.
별수선화는
크게 자랑하지 않습니다.
꽃은 아래를 향해 달리고,
빛은 오히려 그 숙임에서
더 단정하게 모입니다.
당신도 그렇습니다.
스스로를 크게 드러내기보다
필요한 순간에만
정확히 빛나는 사람.
사람들 사이에서
말보다 태도로 신뢰를 쌓는 사람.
당신의 겸손은
자기 자신을 낮추는 겸손이 아니라,
세상을 존중하는 방식의 겸손입니다.
오늘은
그 단정한 빛이 태어난 날입니다.
별수선화(Narcissus triandrus)는
가늘고 우아한 꽃대에
고개를 숙인 듯한 꽃을 달아 피는 수선화입니다.
꽃잎은 뒤로 살짝 젖혀져
별 모양의 선을 만들고,
중앙의 컵(화관)은
작고 부드럽게 흐르는 형태로
차분한 아름다움을 남깁니다.
한 줄기에서
여러 송이가 달리는 경우도 있어,
작은 별들이
서로 부딪히지 않게
조용히 흔들리는 듯 보이기도 하지요.
꽃말은 흔히
“겸손, 희망, 조용한 기쁨.”
별수선화는 말합니다.
“나는 고개를 숙여
빛을 숨기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빛이 흩어지지 않게
모으는 것이다.”
고개를 숙인 꽃이
바람을 더 잘 듣는다
큰 소리의 봄이 오기 전에
작은 소리의 봄이
먼저 지나간다
나는 오늘
나의 빛을
과시하지 않기로 한다
다만
흩어지지 않게
마음의 컵에 담아
필요한 사람에게
조용히 건네기로 한다
들숨에 겸손을, 멈춤에 희망을, 날숨에 고개 숙인 별빛을.
2월 20일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더 크게 서는 날이 아니라,
빛을 잃지 않기 위해
조금 더 단정해지는 날입니다.
별수선화처럼,
오늘은
고개를 살짝 숙인 채로도
충분히 빛날 수 있음을
스스로에게 허락해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