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6일
3월 6일은
봄이 흰빛만으로는 다 말할 수 없어서,
조금 더 깊은 색을 꺼내 드는 날입니다.
하얀 계절이 지나가고
이제는 마음의 결이 드러나지요.
그 결을 숨기지 않고
보랏빛으로 피워 올리는 꽃—
자목련의 날입니다.
자목련은
고개를 살짝 세운 채
두껍고 단단한 꽃잎으로
자기 색을 지킵니다.
연약해 보일 때에도
쉽게 흐려지지 않는 얼굴이 있지요.
당신도 그렇습니다.
상처를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상처를 지나오며
더 단단해진 사람.
누군가에게 휘둘리지 않기 위해
차갑게 굳어버린 사람이 아니라,
따뜻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경계를 배운 사람.
당신의 보랏빛은
우울이 아니라
깊이입니다.
쉽게 웃고 쉽게 사라지는 빛이 아니라,
오래 남아
사람의 기억 속에서 천천히 향이 되는 빛.
오늘은
그 깊은 마음이 태어난 날입니다.
자목련은
이른 봄, 잎보다 먼저
자주빛·보랏빛 꽃을 피우는 목련류입니다.
꽃은 잔처럼 오므라들었다가
천천히 열리며,
바깥은 짙고 안쪽은 더 옅은 색으로
한 송이 안에
명암의 층을 만들어냅니다.
그 층은
봄이 단지 밝기만 한 계절이 아니라는 것을,
따뜻함에도 깊이가 필요하다는 것을
조용히 알려주지요.
꽃말은
고귀함, 숭고함, 깊은 사랑, 절제된 아름다움.
자목련은 말합니다.
“나는 밝아지기 위해 피지 않는다.
너의 마음이 가진 깊이를
숨기지 말라고 말하기 위해 핀다.”
하얀 꽃들이 지나간 자리
보랏빛이 남는다
나는 오늘
나의 깊이를
미안해하지 않기로 한다
빛은
밝기만 해서 빛이 아니고
색은
선명하기만 해서 색이 아니다
자목련은
두꺼운 꽃잎으로
조용히 말한다
깊이를 가진 마음은
그 자체로
봄의 품격이라고
들숨에 깊이를, 멈춤에 경계를, 날숨에 보랏빛 온기를.
3월 6일은
가벼워지기 위해
모든 것을 덜어내는 날이 아니라,
지켜야 할 것을 지키며
더 따뜻해지는 날입니다.
자목련처럼,
오늘은
당신 안의 보랏빛 마음을
아름답게 허락해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