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9일
3월 9일은
봄이 높이 올라가기보다
먼저 낮은 곳을 맑게 닦는 날입니다.
눈에 띄는 꽃들이 피기 전에
땅 가까운 자리에서
조용히 “여기부터”라고 말하는 존재가 있지요.
작고 하얀 얼굴로
숲바닥의 공기를 환하게 하는 꽃—
흰제비꽃의 날입니다.
흰제비꽃은
자기 키를 키우려 애쓰지 않습니다.
대신
낮은 자리에서
더 또렷하게 빛납니다.
당신도 그렇습니다.
크게 드러내지 않아도
사람들의 마음이 어디서 흔들리는지
먼저 알아차리는 사람.
말로 이기기보다
침착함으로 관계를 살리는 사람.
당신의 맑음은
세상이 단순해서 생긴 맑음이 아니라,
복잡함을 지나오며
끝내 남겨두기로 한 맑음입니다.
그래서 당신의 흰빛은
차갑지 않고,
오히려 누군가에게
숨 쉬기 쉬운 공간이 됩니다.
오늘은
그 낮은 맑음이 태어난 날입니다.
흰제비꽃은
이른 봄에 피는 제비꽃류로,
하얀 꽃잎에
아주 옅은 보랏빛 결이 스치거나
중앙에 노란빛이 은은히 들어
더 부드럽게 보이기도 합니다.
잎은 땅 가까이에서 자라
바람을 덜 타고,
꽃은 작지만
그 작음 덕분에
숲의 고요를 더 잘 드러냅니다.
꽃말은
겸손, 순수, 조용한 사랑.
흰제비꽃은 말합니다.
“나는 크게 피지 않는다.
하지만
작은 맑음 하나로도
너의 하루는 충분히 정돈될 수 있다.”
봄이 어디 있냐고
사람들이 물을 때
숲바닥에서
흰제비꽃이
가만히 대답한다
여기,
가장 낮은 곳부터
나는 오늘
나의 작음을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한다
작은 맑음 하나가
하루를
조용히 바로잡는 날이 있으니까
들숨에 맑음을, 멈춤에 겸손을, 날숨에 낮은 빛을.
3월 9일은
더 크게 보이려 애쓰기보다,
더 맑게 남는 방식으로
단단해지는 날입니다.
흰제비꽃처럼,
오늘은
낮은 자리에서 시작된 당신의 흰빛을
조용히 믿어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