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18일
3월 18일은
봄이 더 환해지기 전에
먼저 마음의 먼지를 털어내는 날입니다.
색이 많아질수록
마음은 오히려 흐려질 때가 있지요.
그럴 때
하얀 꽃 하나가
“여기서 잠깐 숨 쉬어”라고 말합니다.
낮은 자리에서
맑음을 오래 남기는 꽃—
흰앵초의 날입니다.
흰앵초는
요란하지 않습니다.
그저 하얗게 피어
주변의 소음을 조금씩 낮춥니다.
당신 곁에 있으면
말이 줄고
숨이 길어지는 이유가
그 꽃과 닮아 있습니다.
당신도 그렇습니다.
남을 바꾸려 들기보다
먼저 스스로를 맑게 유지하는 사람.
분위기가 흔들릴 때에도
괜히 더 흔들지 않고
조용히 중심을 잡아주는 사람.
당신의 하얀 마음은
세상을 몰라서가 아니라
세상을 통과하고도
끝내 지키기로 한 선택입니다.
오늘은
그 맑은 선택이 태어난 날입니다.
흰앵초는
이른 봄, 산지나 풀밭의 차분한 자리에서
작은 흰 꽃을 피우는 앵초류입니다.
꽃은 작고 단정하며,
중앙에 아주 옅은 크림빛이나
연한 노란빛이 스치듯 들어
하얀색이 더 따뜻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잎은 땅 가까이에 모여 나
바람을 덜 타고,
그 덕분에 꽃은
오래도록 ‘맑음’을 유지합니다.
꽃말은
순수, 절제, 조용한 위로.
흰앵초는 말합니다.
“나는 눈에 띄려고 하얗지 않다.
너의 마음이 다시 맑아질 수 있다고
조용히 알려주려고 하얗다.”
바람이 많아지면
마음도 어지러워진다
그때
흰앵초 한 송이가
작은 쉼표처럼
땅 위에 찍혀 있었다
나는 그 앞에서
말을 멈추고
숨을 고른다
그리고 알게 된다
오늘을 맑게 만드는 건
더 많은 색이 아니라
하나의 하얀 쉼표라는 것을
들숨에 맑음을, 멈춤에 절제를, 날숨에 조용한 위로를.
3월 18일은
더 많이 하려 애쓰기보다,
조금 더 맑아지는 방식으로
단단해지는 날입니다.
흰앵초처럼,
오늘은
당신의 마음에 하얀 쉼표 하나를 찍고
조용히 봄을 이어가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