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29일
오늘을 맞이하며,
나는 잠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 있습니다.
해야 할 일들은 이미 떠오르지만,
나는 서두르지 않습니다.
아침은 언제나
우리보다 먼저 흐르고 있습니다.
빛은 이미 길을 만들고,
시간은 이미 우리를 데리고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오늘,
앞서가려 하지 않고
그 흐름에 나를 맞추기로 합니다.
어제의 흔적이 남아 있어도 괜찮습니다.
그 위에 오늘이 얹히고,
그렇게 우리는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1974년 3월 29일 — 중국 시안에서 병마용 발견
땅속 깊은 곳에
오랫동안 숨겨져 있던 것들이
그날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수천 개의 병사 형상은
시간 속에 묻혀 있었지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말없이
오랜 시간을 견디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알게 됩니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사라진 것은 아니며,
우리 안의 많은 것들도
그렇게
조용히 남아 있다는 것을.
그리고 때가 되면
다시 드러나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다는 것을.
아침에 창문을 열었을 때
차가운 공기 속에
어딘가 봄의 냄새가 섞여 있었습니다.
완전히 따뜻하지도 않았고,
완전히 차갑지도 않았습니다.
그 사이에서
나는 잠시 서 있었습니다.
삶도 그렇습니다.
완전히 바뀐 순간보다
이렇게
변해가는 사이의 순간에서
우리는 더 많은 것을 느낍니다.
오늘의 기적은
어쩌면
그 ‘사이’ 속에 있습니다.
오늘,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 마음을 주소서.
들이마십니다.
어제의 흔들림을.
잠시 머뭅니다.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자리에서.
내쉽니다.
나를 조급하게 하던 생각들을.
가라앉게 하소서.
붙잡으려는 마음을.
맑아지게 하소서.
흐름을 신뢰하는 평온을.
오늘 내가 마주할 일들 속에서
억지로 바꾸려 하기보다
자연스럽게 이어가게 하시고,
결과를 재촉하기보다
과정을 지켜보게 하소서.
나는 오늘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괜찮습니다.
삶은 언제나
완벽함이 아니라
흐름 속에서
나를 데려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녁이 오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나는 오늘
서두르지 않았고
흐름 위에 머물렀다.”
우리는 또 하루를 맞이했습니다.
그러니 오늘도,
끝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이 아니라
흐름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