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30일
오늘을 맞이하며,
나는 조용히 숨을 고릅니다.
어제의 끝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어도,
오늘은 이미
나에게 다가와 있습니다.
삶은 늘 그렇습니다.
끝맺음이 분명하지 않아도
시간은 이어지고,
우리는 그 위를 다시 걷게 됩니다.
그래서 나는 오늘
어제의 나를 완전히 내려놓으려 하기보다
그 위에
조금 더 나를 얹어보기로 합니다.
삶은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어지는 것이니까요.
1867년 3월 30일 — 미국, 알래스카를 러시아로부터 매입
당시 사람들은
그 선택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얼어붙은 땅,
쓸모없어 보이는 땅이라며
비웃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뒤
그 땅은 새로운 가치로 드러났고,
그 선택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알게 됩니다.
지금은 보이지 않아도
어떤 선택은
시간 속에서
전혀 다른 빛을 드러낸다는 것을.
우리의 하루도 그렇습니다.
오늘의 선택이
지금은 작아 보여도
어딘가에서
조용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침에 문을 나서며
신발을 신었습니다.
어제와 같은 신발,
같은 길,
같은 풍경.
그런데도
어쩐지 느낌이 달랐습니다.
나는 어제와 같은 자리에 있었지만
어제와 같은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삶은 이렇게
크게 달라지지 않아도
조금씩
다른 내가 되어가는 과정인지도 모릅니다.
오늘의 기적은
어쩌면
그 ‘조금 달라진 나’ 속에 있습니다.
오늘,
이어지는 삶을 믿는 마음을 주소서.
들이마십니다.
어제의 흔적을.
잠시 머뭅니다.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자리에서.
내쉽니다.
나를 조급하게 하던 생각들을.
가라앉게 하소서.
끊어내려는 마음을.
맑아지게 하소서.
이어지는 흐름을 받아들이는 평온을.
오늘 내가 마주할 모든 순간 속에서
새롭게 시작하려 하기보다
지금 이어지고 있는 것을
소중히 바라보게 하소서.
나는 오늘
크게 달라지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괜찮습니다.
삶은 언제나
조금씩 이어지며
어느 순간
다른 풍경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저녁이 오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나는 오늘
새로 시작하지 않았지만
조용히 이어갔다.”
우리는 또 하루를 맞이했습니다.
그러니 오늘도,
끝을 만들려는 사람이 아니라
흐름을 이어가는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