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5일
오늘을 맞이하며,
나는 조용히 생각합니다.
“결국, 무엇이 남을까.”
하루를 다 살고 나면
기억에 남는 것은
거창한 일이 아니라,
아주 작은 장면 하나,
짧은 말 한마디,
누군가의 눈빛 같은 것들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잘 해내는 하루보다
남는 하루를 살아보고 싶습니다.
1974년 4월 25일 — 포르투갈 카네이션 혁명
총 대신
사람들은 꽃을 들었습니다.
차가운 무기 대신
따뜻한 상징을 선택했습니다.
그날,
피가 아니라
꽃이 거리를 채웠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억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힘이 아니라,
어떤 마음을 선택하느냐라는 것을.
오늘,
횡단보도 앞에서
한 노인을 보았습니다.
신호가 바뀌었고,
사람들은 빠르게 건너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이
걸음을 늦췄습니다.
노인의 속도에 맞춰
옆에서 함께 걸었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사람의 걸음은
노인을 재촉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신호가 끝날 때까지
둘은 나란히
같은 속도로 길을 건넜습니다.
그 짧은 순간,
나는 알았습니다.
세상은 아직
속도가 아니라
마음을 맞추는 사람들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오늘의 기적은
어쩌면
그 ‘같이 걷는 걸음’ 속에 있습니다.
오늘,
마음을 맞추는 방향으로 흐르게 하소서.
들이마십니다.
어제의 바쁨과 조급함을.
잠시 머뭅니다.
나만 앞서가려던 마음을 바라보며.
내쉽니다.
조금 더 느려질 수 있는 여지를.
나는 종종
더 빨리,
더 많이,
더 앞서가려 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놓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 다르게 살아보려 합니다.
조금 느리게,
조금 더 바라보며,
조금 더 함께.
가라앉게 하소서.
나를 서두르게 하는 마음을.
맑아지게 하소서.
누군가와 맞춰 걸을 수 있는 시선을.
오늘 하루,
나는 앞서가지 않겠습니다.
대신
함께 가겠습니다.
저녁이 오면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나는 오늘
빨리 가지 않았지만
누군가와 함께 걸었다.”
우리는 또 하루를 맞이했습니다.
그러니 오늘도,
혼자 도착하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흐르는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