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6일
4월 26일은
봄이 이미 충분히 무르익었는데도,
그 안에서 다시
가장 여린 시작을 보여주는 날입니다.
완전히 핀 꽃만이 봄은 아니지요.
이제 막 올라오는 초록,
아직은 가늘고 작지만
분명히 하늘 쪽을 향하고 있는 어린 줄기에도
봄은 똑같이 깃들어 있습니다.
아직 꽃은 없지만
이미 꽃의 성격을 품고 있는 것,
바람을 좋아하게 될 몸을
조용히 준비하고 있는 것—
코스모스 새순형의 날입니다.
새순의 코스모스는
아직 화려하지 않습니다.
눈에 띄는 꽃도,
사람을 붙드는 색도 없지요.
하지만 그 여림 속에는
이상할 만큼 또렷한 방향이 있습니다.
당신도 그렇습니다.
처음부터 완성된 모습으로 드러나기보다
조용히 자라면서
자기 계절을 준비하는 사람.
겉보기에 여려 보여도
마음 한가운데에는
쉽게 꺾이지 않는 축이 있는 사람.
당신은 아마
자신의 속도를 잘 아는 사람일 겁니다.
빨리 피기보다
오래 흔들릴 수 있는 몸을 만드는 쪽을 택하는 사람.
그래서 당신의 성장은
급하게 반짝이는 성장보다
늦어도 멀리 가는 성장에 가깝습니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이미 완성된 데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 자라고 있다는 사실 자체,
여린데도 방향을 잃지 않는 그 태도에 있습니다.
오늘은
그 가늘고도 분명한 마음이 태어난 날입니다.
코스모스는
가늘고 섬세한 잎과 줄기,
그리고 바람에 잘 어울리는 꽃으로 사랑받는 식물입니다.
새순의 시기에는
꽃보다 먼저
실처럼 잘게 갈라진 잎들이 올라오고,
가녀린 줄기가
빛을 향해 천천히 키를 세우기 시작합니다.
이때의 코스모스는
아직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이미 다 자란 코스모스의 성격이
그 안에 또렷이 들어 있습니다.
가볍고, 유연하고,
바람과 함께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는 성격 말입니다.
새순은 미완성이 아니라
가장 솔직한 본질입니다.
꾸밈도 없고,
과장도 없고,
다만 자기답게 자라려는 의지만 남아 있으니까요.
꽃말은 흔히
조화, 순정, 가을의 사랑으로 알려져 있지만,
새순의 코스모스는 여기에
여린 시작, 유연한 성장, 바람을 배워 가는 마음을 더하고 싶어집니다.
코스모스는 말합니다.
“나는 아직 피지 않았지만
이미 바람을 사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여림은 약함이 아니라
멀리 흔들리기 위한 몸의 시작이다.”
처음엔
너무 가늘어서
이게 정말 꽃이 될까 싶었다
하지만 새순은
아무 의심도 없이
빛 쪽으로 몸을 세우고 있었다
나는 오늘
나의 여림을
미완성이라 부르지 않기로 한다
가느다란 것은
부서지기 쉬운 것이 아니라
바람을 먼저 배우는 것일지도 모르니까
들숨에 여린 용기를, 멈춤에 방향을, 날숨에 유연한 성장을.
4월 26일은
이미 활짝 피어 있어야 하는 날이 아니라,
아직 가늘고 조용해도
분명히 자라고 있으면 되는 날입니다.
코스모스 새순형처럼,
오늘은
당신 안의 어린 가능성을
서두르지 말고 바라보아도 좋겠습니다.
그 가느다란 초록은
언젠가 바람 속에서도 환하게 흔들릴
당신만의 꽃이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