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와 마음을 깨워 한계를 돌파하는 법. 3장. 감정은 어떻게 성과를
라벨링·재평가·주의전환 실습
‘감정 사용 설명서’ 작성
“감정은 사소한 기분일 뿐, 중요한 건 의지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하지만 진실은 정반대입니다.
의지는 감정의 파도 위에서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바람 없는 바다에서 배가 나아갈 수 없듯,
감정 없는 의지는 어디로도 갈 수 없습니다.
화가 날 때 집중력이 떨어져 실수가 잦아집니다.
설렐 때는 머리가 맑아지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습니다.
불안할 때는 사소한 소리에도 과민해지고, 중요한 단서도 놓칩니다.
연구들은 한결같이 말합니다.
감정은 단순한 기분의 색깔이 아니라,
뇌 전체의 에너지 분배 시스템입니다.
편도체는 위험을 감지하면 곧바로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고,
도파민 회로는 기대감을 느낄 때 뇌에 불을 켭니다.
즉, 감정은 “지금 여기에 주목하라!”는 뇌의 알람입니다.
이 알람을 무시하면, 성과도 흔들립니다.
우리는 흔히 긍정 감정은 좋고, 부정 감정은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모든 감정이 메시지입니다.
불안은 “더 준비하라”는 신호,
분노는 “여기서 경계선을 세워라”는 신호,
슬픔은 “쉬어가라, 회복하라”는 신호입니다.
감정을 억누르면 메시지를 잃고,
메시지를 읽으면 성과는 달라집니다.
감정은 우리를 방해하는 장애물이 아닙니다.
감정은 우리가 길을 잃지 않도록 켜놓은 신호등입니다.
빨간 불에서 멈추고, 노란 불에서 속도를 조절하고,
초록 불에서 힘차게 달릴 수 있도록 알려줍니다.
이제 우리는 이 신호등을 무시하는 대신,
그 빛을 읽고 활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감정을 다스리는 첫걸음은, 억누르는 것도, 바꾸려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이름을 붙이는 것입니다.
놀랍게도 이 단순한 행동만으로도
감정은 우리를 덜 휘두릅니다.
미국 UCLA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순간
뇌의 편도체는 진정되고, 전두엽의 통제력이 강화됩니다.
이를 심리학자들은 이렇게 요약합니다.
“Name it to tame it”
(이름 붙이면 길들여진다).
“짜증 나”라고만 말하면, 감정은 여전히 막연합니다.
그러나 “나는 지금 기대가 무너져서 서운하다”라고 말하면,
감정은 구체적 메시지가 됩니다.
막연한 짜증은 나를 삼키지만,
구체화된 감정은 나를 안내합니다.
오늘 하루, 세 번 멈춰서 지금의 감정을 기록해보세요.
아침: 출근 준비 중 “긴장”
점심: 동료와 대화 후 “안도”
저녁: 교통 체증 속에서 “답답함”
짧게 단어 하나라도 괜찮습니다.
이 작은 기록이 쌓이면,
나는 나의 감정을 아는 전문가가 되어갑니다.
감정은 “왜 나를 괴롭히지?”라는 적이 아니라,
“왜 이렇게 말하는 걸까?”라는 메시지입니다.
라벨링은 그 메시지를 번역하는 첫 언어입니다.
우리가 감정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그 정체를 모호하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름을 붙이는 순간,
감정은 괴물이 아니라 손님이 됩니다.
손님을 맞이하듯, 우리는 감정을 인식하고 맞이할 수 있습니다.
감정은 사건이 아니라,
사건을 바라보는 해석의 산물입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무너지고,
누군가는 단단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발표 전에 “망치면 어쩌지?”라고 생각하면, 불안이 밀려옵니다.
같은 순간 “이건 내 성장을 보여줄 기회야”라고 해석하면, 설렘이 됩니다.
사건은 그대로인데,
우리가 붙인 의미가 감정을 바꿉니다.
이것이 재평가(Reappraisal)의 힘입니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재평가 습관이 높은 사람들은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불안과 우울 지수가 낮고,
오히려 창의적 성과와 관계 만족도가 높습니다.
즉, 재평가는 감정의 단순한 회피가 아니라,
뇌의 회로를 다시 배선하는 기술입니다.
오늘 하루 불편했던 사건 하나를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이렇게 다시 적어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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