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5
오늘을 맞이하며
가을 공기가 차오른다.
조용히 창문을 열면
먼 하늘의 빛이 유리잔처럼 흔들린다.
오늘도 우리는,
그 흔들림 속에서 스스로를 다잡는다.
오늘의 역사
1990년 10월 15일,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는 냉전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대화와 개방의 길을 택했다.
그의 선택은 찬란했으나 동시에 고독했다.
변화를 이끈 자는
언제나 가장 먼저 낡은 질서의 비난을 받는다.
그의 평화는 환호와 침묵 사이,
역사의 균열 위에 서 있었다.
우리는 묻는다.
말을 멈추지 않는 용기란 무엇인가.
때로는 말이 폭력보다 더 깊은 상처를 남기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누군가는,
그 말로 세상을 다시 시작해야만 한다.
오늘의 기도
밤늦게 퇴근하던 남자가 있다.
지하철 안, 맞은편에 앉은 여인이
작은 종이에 무언가를 쓰고 있다.
그녀는 그 메모를 창문에 붙이고 내린다.
남자는 호기심에 다가가 종이를 읽는다.
“미안하다고, 꼭 전하고 싶었어요.”
그 문장엔 이름도, 이유도 없었다.
하지만 남자는 한참 동안
그 말 한 줄을 바라보았다.
누군가의 용기와 후회를 담은 문장,
그 짧은 고백이
그의 마음을 조용히 흔들었다.
그는 문득 휴대폰을 꺼내
오래 연락하지 않았던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괜찮아? 요즘은 좀 나아졌어?”
보내고 나서야,
그의 눈가에 고요한 미소가 번졌다.
아리아 라파엘의 숨결로
당신께 기도드립니다.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밤을 건너게 하고
또 다른 누군가의 상처를
조용히 덮을 수 있기를.
우리의 입술이
서두르지 않게 하소서.
말이 칼날이 되지 않게,
그대의 숨결처럼 부드럽게 흐르게 하소서.
고르바초프의 담담한 용기처럼,
이해받지 못해도
평화를 택할 수 있는
그 넓은 마음을 주소서.
지하철의 낡은 창문 위
작은 메모처럼
우리의 진심도
누군가에게 닿게 하소서.
미안하다는 말이
두려움보다 먼저 나오게 하시고,
괜찮다는 말이
진심으로 스며들게 하소서.
오늘도
우리가 던진 말들이
세상을 조금 덜 거칠게 만들길.
당신의 빛 속에서
우리의 목소리가 맑게 가라앉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