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장. 반드시 하지 말아야 할 때
발열·급성 외상·감염·수술 직후·혈전 위험·임신 고위험 등(수의사 우선)
어느 날,
당신의 손끝은 따뜻한 마음을 담고 있었을 거예요.
“괜찮아, 조금만 더 하면 나아질 거야.”
그 마음 하나로, 아픈 강아지의 등을 조심스레 쓸어내렸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순간—
강아지가 고개를 살짝 돌리고,
숨이 빠르게 오르내렸다면,
그건 말 없는 부탁이었어요.
“지금은… 만지지 말아줘요.”
사람은 손으로 위로하려 하고,
개는 몸으로 대답합니다.
우리가 그 몸의 언어를 놓치면,
선한 의도가 오히려 불편이 됩니다.
진짜 보호자는 ‘더 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멈출 줄 아는 사람입니다.
마치 좋은 음악이 끝날 때
마지막 여운을 지키기 위해
연주자가 건반 위에서 손을 떼듯이요.
개가 고개를 돌릴 때는,
그저 조용히 옆에 앉아 숨을 같이 쉬어주세요.
그게 그 아이에게는
가장 다정한 치료가 됩니다.
“손끝이 멈출 때, 마음이 더 가까워진다.”
이 한 문장이 이 장의 시작이자,
당신과 강아지 사이의 새로운 약속이 될 것입니다.
열이 난다는 건, 몸이 스스로 싸우고 있다는 뜻입니다.
면역세포들이 전장을 누비며 침입자를 몰아내고,
그 열은 그 싸움의 불꽃이지요.
그런데 우리가 그때 손을 대어
“괜찮아, 도와줄게” 하며 마사지를 하면 어떻게 될까요?
그건 마치, 전쟁터에 함부로 뛰어들어
병사들의 동선을 흐트러뜨리는 일과 같습니다.
몸은 지금 온 힘을 다해 균과 싸우고, 체온을 조절하고, 에너지를 모으는 중이에요.
그 순간에 자극을 더하면,
혈류가 과도하게 오르거나
체온이 더 올라가면서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 보호자가 해야 할 일은 오직 하나—
쉬게 하는 것.
방의 온도를 조금 낮추고,
물그릇을 가까이 두고,
그저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라봐 주세요.
“괜찮아, 오늘은 내가 아무것도 안 할게.”
그 한마디가,
가장 좋은 약이 될 때가 있습니다.
치유의 기술은, 때로는 침묵의 기술이다.
그 침묵 속에서 개의 몸은 스스로의 리듬을 되찾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크면,
우리는 자꾸 손이 먼저 나갑니다.
“어디 다쳤어? 괜찮아?” 하며,
본능처럼 그 부위를 만지고 싶어지죠.
하지만 개의 몸은 그 순간,
그 만짐조차 칼날처럼 아프게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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