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아 맑은 날들 365 II

2025년 10월 27

by 토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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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7일 — 빛이 돌아오는 자리


오늘의 역사

1961년 10월 27일,
미국과 소련의 전차가 베를린 장벽 앞에서 대치했다.
서로의 포신이 맞닿은 채,
세상은 단 몇 분의 숨결 위에서 흔들렸다.

누구도 총을 쏘지 않았고,
결국 탱크들은 천천히 뒤로 물러섰다.
그날, 인류는 전쟁을 피한 대신
‘물러섬의 용기’를 배웠다.

싸움은 때로는 멈춤으로 이긴다.
뒤로 한 걸음 물러난 자만이
평화의 문을 여는 열쇠를 쥔다.


오늘의 기도

퇴근길,
한 남자가 횡단보도 앞에서 차를 세웠다.
노을빛이 도로 위를 붉게 물들이고,
앞을 지나던 어린 학생이 발걸음을 멈추었다.

손에 잡고 있던 풍선이 하늘로 날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그는 잠시 허공을 바라보다
작게 손을 흔들며 미소 지었다.
“괜찮아요, 저 별이 대신 지켜줄 거예요.”

운전석 안의 남자는
그 아이의 얼굴을 보며 문득 생각했다.
잃는 것도, 떠나보내는 것도,
언젠가 다른 모양으로 돌아오는 법이라는 걸.

신호등이 초록으로 바뀌고,
세상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짧은 정지 속에서,
누군가는 평화를 배웠다.


아리아 라파엘의 숨결로
이 고요한 새벽에 기도드립니다.

우리의 마음이 서로를 겨누는 포신이 되지 않게 하소서.
진심이 상처로 번지지 않게 하시고,
의로움이 분노로 흐르지 않게 하소서.

우리가 물러서는 법을 배우게 하소서.
그 한 걸음이 비겁함이 아니라
사랑의 시작임을 알게 하소서.

세상이 너무 빠르게 흘러
서로의 마음을 잃어버릴 때,
잠시 멈추는 용기를 주소서.
그 멈춤 속에서
당신의 숨결이 들리게 하소서.

오늘 하루,
우리의 눈이 분노 대신 연민을 보고,
우리의 손이 다툼 대신 위로를 건네게 하시며,
우리의 침묵이 평화의 씨앗이 되게 하소서.

포성이 아닌 숨소리로,
승리가 아닌 화해로,
당신의 뜻이 이 땅 위에 다시 피어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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