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언어로 강아지와 소통하는 방법

과학·직관·예술로 엮은 인류-견류 간 대화의 대전.13장.

Part IV. 둘의 화학반응—유대, 옥시토신, 응시, 보상

13장. 칭찬 vs 간식의 신경경제학: 뇌와 행동이 말하는 선호의 조건

“사랑받는다는 확신이 가장 강력한 보상이다.”

— 개와 인간의 뇌가 동시에 속삭이는 문장

13-1. 보상의 양면 ― 간식의 도파민, 칭찬의 옥시토신

개에게 ‘보상’이란 단어는 두 개의 서로 다른 불빛을 지닌다.
하나는 순간을 반짝이는 불꽃, 다른 하나는 관계를 오래 비추는 등불이다.
우리는 그것을 각각 도파민과 옥시토신이라 부른다.

간식은 도파민 회로를 단숨에 깨운다.
중뇌 깊숙한 복측피개(VTA)에서 전기처럼 솟아오른 신호는
측좌핵으로 빠르게 전달되어,
“지금이야! 바로 이게 좋은 거야!”라고 외친다.

그래서 간식은 강렬하다.
한 입의 바삭함, 한 순간의 달콤함이
개를 짧고 맹렬하게 춤추게 한다.
그러나 그 불빛은 금방 사그라든다.
도파민은 늘 다음 쾌감을 바라고,
다음 간식을 예측하며
보상을 더 크게, 더 빨리 원한다.

하지만 칭찬은 완전히 다른 길로 흐른다.
당신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낮아지고,
눈빛이 다정해지는 그 순간,
개의 뇌에서는 옥시토신의 샘이 조용히 열린다.

이 호르몬은 단순한 ‘행복의 화학’이 아니다.
**전전두엽의 불안을 잠재우고,
편도체의 경계심을 끄며,
“너는 안전하다, 너는 사랑받고 있다”**라고 선언하는
관계의 언어다.

실제로 MRI 연구들은
놀라운 사실을 보여준다 —
간식 냄새보다 주인의 칭찬하는 목소리에
더 크게 반응하는 개가 적지 않다는 것.

이건 진화의 농담이 아니다.
오랜 세월 인간과 함께 살아온 개는
물질적 보상보다
사람이라는 존재의 정서 신호를
더 높은 가치로 학습해온 것이다.

그래서 어떤 개들은 간식보다
당신의 “잘했어” 한 마디에 더 크게 꼬리를 흔든다.
그리고 그 흔들림 속에는
도파민의 흥분이 아니라
옥시토신의 평온이 있다.

개는 입으로 먹는 존재가 아니다.
개는 마음으로 먹는 존재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간식의 향이나 맛이 아니라,
그 간식을 건네는 순간
당신의 눈빛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기쁨, 자랑스러움,
그리고 “나는 너와 함께 있다”는 약속이다.

결국,
보상은 손이 아니라 관계에서 건네지는 것이다.
그리고 당신의 말, 손길, 눈빛은
개에게 하나의 문장을 작게 반복한다.

“너는 내 세계의 기쁨이다.”

그 문장을 이해하는 데
도파민이 필요하지는 않다.
옥시토신이면 충분하다.

13-2. 뇌의 선택 알고리즘 ― ‘칭찬’이 더 큰 가치를 지닐 때

개의 행동은 단순한 반응이 아니다.
그 안에는 늘 조용한 계산, 그리고 아주 정교한 예측이 숨어 있다.
뇌는 매 순간 *“이번 보상은 얼마나 좋을까?”*를 예상하고,
그 기대치와 실제 결과의 차이를 비교하며
행동을 천천히, 그러나 꾸준하게 수정한다.
이를 우리는 **보상 예측 오류(prediction error)**라 부른다.

도파민은 이 계산의 언어다.
예상보다 더 좋은 보상이 나타나면 도파민은 솟구치고,
예상보다 실망스러우면 도파민은 가라앉는다.
그 차이가 곧 뇌의 노트에 적히는 ‘학습의 붓놀림’이다.

그런데—
칭찬이 반복되어 개의 세계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신경계는 놀라운 전환을 경험한다.

간식이 주는 순간적 도파민의 반짝임 대신,
당신의 목소리, 시선, 미소가 만들어내는
옥시토신 기반의 안정감이
서서히 그 자리를 대체하기 시작한다.
이것을 신경경제학에서는
**애착 전환(neuroeconomic shift)**이라고 부른다.

한 실험은 이를 놀랍도록 명확히 보여준다.
반복 학습에서
“주인의 칭찬 → 짧은 놀이 → 편안한 휴식”
이 루틴을 꾸준히 경험한 개들은
간식보다 주인의 목소리와 시선에
더 강한 행동 강화 반응을 나타냈다.